도시가스업계, 경제·실효성 등에서 문제점 지적하며 전면 반박
수도권지역 광역 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이른바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에 대한 지역난방공사와 도시가스업계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설전이 이어졌다. 다만 이 자리에서 서로의 주장만 이어졌을 뿐 좀처럼 입장의 좁히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시민연대·소비자시민모임·석유시장감사단은 열원이 집중된 수도권 서부지역과 기존 열 배관망을 연결해 광역 열 네트워크를 건설하는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20일 프레스센터(서울 중구 소재)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난방공사와 도시가스업계 간의 공식적인 주장이 오갔다.
이날 김세호 한국지역난방공사 광역망사업처장은 앞서 발표된 연구용역 결과보고서를 중심으로 주장을 이어갔다.
김 처장 주장에 배경이 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공급 가능한 열원은 인천복합화력·신인천복합화력 등 인천지역 4곳의 발전소와 제철소·수도권매립지관리공단·폐기물소각업체 등에서 총 1137Gcal. 수도권 내 열 에너지 수요는 303만Gcal(32만 세대)이며, 입주 이후 20년이 경과한 개체가 유력한 공동주택 중 단지 간 500미터 이내 5000세대 이상인 클러스터가 가능한 열수요인 잠재수요는 437만Gcal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김 처장은 3000억 원을 투입해 ‘인천-목동-사당’을 잇는 1단계 사업만 추진해도 10배인 3조 원에 달하는 에너지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미 이용에너지 290만Gcal를 수도권에 난방에너지로 공급할 경우 30만 세대가 지역난방공사 수준의 안정적인 가격으로 난방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박희천 인하대학교 교수는 이 연구용역 결과보고서에서 제시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전면 부정했다.
박 교수는 연구보고서에서 제시한 발전배열 870만Gcal 활용을 위해 775∼798MW가 아니라 1925∼1962MW를 감발하는 것이라면서 그 결과 예비전력을 줄어들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20년 간 3000만 톤의 온실가스배출저감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 생산량 1137만Gcal 중 77.79%인 884.4만Gcal가 복합발전과 LFG발전의 추기 열이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에너지절감이 아니며, 온실가스배출저감도 3000만 톤에서 77.79%를 차감한 666만 톤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교수는 “복합발전의 열병합발전 전환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한 뒤 “투자비도 수요자시설부담 부문 등이 배제돼 최소 2배 이상인 2조40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찬반 주장은 이어졌다.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은 발전소 미 이용에너지 185만Gcal 중 감발은 12%수준이라면서 전체 미 이용에너지를 고려하면 매우 낮아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전망했다.
채수천 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 회장도 지역난방공사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투자비 대비 10배에 달하는 효과가 난다면 무조건 추진돼야 할 것이라면서 소비자는 연료비용이나 아파트 시세 등을 고려할 때 지역난방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정희용 도시가스협회 실장은 지역난방공사에서 내 놓는 데이터와 자료가 매번 달라진다고 지적한 뒤 이 프로젝트에 소요될 3007억 원의 투자비에 소비자공급시설은 빠져 있고, 이미 청라에너지 등 일부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열거래 계약을 체결한 만큼 290만Gcal의 미 이용에너지에 중복 계산돼 있다고 주장했다.
정시영 서강대 교수는 정부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심도 있게 논의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데다 에너지절감과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맞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