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전력망 균열…대안으로 떠오른 ‘DC’
AC 전력망 균열…대안으로 떠오른 ‘DC’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4.04.2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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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E‧전기차 등 에너지 대전환 시대 흐름에서 필요성 강조
한전 AC배전망 대체 가능한 MVDC·LVDC 기술 상용화 속도

【에너지타임즈】 현재 우리나라 전력계통은 교류방식 기반으로 이뤄져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765kV·345kV 송전선로를 타고 1차 변전소인 계통변전소를 거쳐 154kV 송전선로를 타고 2차 변전소인 배전변전소를 거쳐 22.9kV 배전선로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다른 국가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면 교류방식이 보편화 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제너럴일렉트릭을 제치고 전기사업을 따낸다. 교류방식을 내세운 웨스팅하우스가 직류방식을 내세운 제너럴일렉트릭을 누른 것이다.

당시 직류방식은 장거리 송전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었다. 송전 손실을 줄이기 위해선 전압을 올린 후 송전을 거쳐 전압을 낮춰야 하는데 당시 기술로 전압을 올릴 순 있었으나 전압을 내릴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가 이러한 직류방식 단점을 보완한 경제성 있는 교류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당시 교류방식은 코일형 변압기를 통해 전압을 높이고 내릴 수 있었기 때문에 직류방식과 달리 장거리 송전을 할 수 있었다.

교류(Alternating Current)방식은 직류(Direct Current)방식보다 강압과 승압이 쉬워 코일형 변압기를 통한 전력 변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원거리 송전에 유리하고, 직류방식 기술개발이 이뤄지기 이전까지 저렴하게 송전을 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진 반면으로 안정화 과정이 복잡하고 손실이 큰 단점 또한 갖고 있다.

직류방식은 기술개발의 결과 교류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최근 교류방식이 직류방식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제대로 수용할 수 없는 측면이 지적되면서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교류방식과 직류방식이 함께 공존하는 그런 형태로 전력망이 진화되고 있고 한전도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직류배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 DC 아일랜드.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 DC 아일랜드.

최근 장거리 송전 불가능이란 단점이 기술개발로 극복됐고, 태양광발전과 전기자동차 등 직류전원 보급 확대 영향을 받아 직류배전은 전력 변환의 손실을 줄여 전력계통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송‧배전 분야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간단히 살펴보면 태양광발전이 생산한 직류전원을 전력 변환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전력 변환에 따른 비용과 손실을 줄일 수 있어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전하 흐름이 단방향인 직류방식은 교류방식과 비교할 때 주파수 안정도와 무효전력, 손실 등에서 우수해 디지털 부하 급증과 함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직류배전은 전력 변환을 크게 줄여 최대 20%에 이르는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절연성능을 낮출 수 있어 교류보다 경제적이고 선로구성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대용량·장거리 송전이 가능한 장점 또한 갖고 있다.

직류계통은 전압등급에 따라 대규모·장거리 송전에 적합한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와 중규모·중장거리에 유리한 MVDC(Medium Voltage Direct Current), 소규모에 유리한 LVDC(Low Voltage Direct Current)로 나눠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생에너지 연계가 많으면서 용량이 부족한 계통에 공급이 가능한 MVDC는 기술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철도, 전기선박 등에 주로 적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마이크로 그리드 등과 같은 소규모 계통과 대용량 직류부하 고객 내선 등에 적합한 LVDC는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에 와 있다. 건물과 마이크로 그리드, 전기차용 충전기 등에 주요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전 측은 태양광발전 등 인버터 기반 직류전원이 급증하고 있고 오는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으로 마이크로 그리드가 확대됨에 따라 직류배전 필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직류배전에 대한 각국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영국은 기존 배전선로 2회선 중 1회선을 ±27kV 직류방식 적용으로 용량을 상향했고, 미국은 대용량 전기차 충전을 공급하기 위해 MVDC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또 독일은 MVDC 계통을 구성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용 충전기 등에 직류전원 공급을 위한 LVDC 연계운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MVDC+LVDC 모델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발표한 국제배전기술협의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Electricity Dostribution)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세계 직류시장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5년 2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 중에서 직류배전은 27.7%인 6조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전도 세계적 추세와 변화에 발맞춰 배전시스템을 교류방식에서 직류방식으로 대체하는 MVDC·LVDC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전력공급방식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에너지 절감을 도모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전은 MVDC 관련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기존 직류배전 기자재를 활용한 직류전원 공급설비 구축‧실증을 주도하는 한편 2022년부터 2028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차세대 교류‧직류 하이브리드 배전 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설계‧해석‧운영 등의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정부 주도사업에 참여해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연계와 장거리 대용량 부하공급을 위한 실제 전력계통 시범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전은 LVDC 관련 2021년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에 직류배전 모델을 검증하고 교류 시스템 대비 10% 에너지효율 향상을 확인한 바 있고, 지난해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1MW급 직류배전 공급시스템을 현대중공업 글로벌 R&D센터에 구축하고 본격적인 운전을 시작한 바 있다.

특히 한전은 현재 기술 수준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장거리 대용량 전력전송방식과 근거리 대용량 직류공급방식, 도서 직류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 통한 직류전원 직접 공급 등 다양한 직류배전 모델을 발굴해 추진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한전은 자체 역량을 가능한 사업모델을 우선 개발하고 민간과 전략적 제휴로 랜드마크형 사업개발을 추진하는 것과 함께 정부와 협의해 직류배전 활성화를 위한 관련 기술 표준화와 대규모 실증을 추진하게 된다.

한전 측은 공급 여력이 부족한 곳에 직류선로 건설 시 투자비 400억 원이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전은 직류선로 2회선과 컨버터 2기를 기준으로 MVDC 적용 시 투자비는 618억 원인 반면 대용량 교류선로 4회선 기준으로 MVAC 투자비는 1023억 원이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세탁기·공기청정기·에어컨·TV·건조기·냉장고 등 6대 가전제품 소비전력을 비교‧분석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전력공급방식에 따른 국가 편익을 산정한 바 있다.

직류배전 공급 시 국가적 편익 분석결과에 따르면 1GW급 발전기 5기 대체와 제주지역 연간 전력사용량 6TWh 6배 확보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통해 한전은 송전용량 증대와 배전선로 손실 감소로 연간 1.05조 원을 절감할 수 있고, 고객은 연간 36TWh 절전으로 5.8조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사도 부품감소와 회로기판 축소로 4000억 원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직류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기 위해 한전은 관련 업계와 DC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켜 기술개발‧직류요금제‧국제표준 등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정부와 산학연이 지속 협력할 수 있는 체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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