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철 단장-유가 상승에 따른 요금 인하하는 효과 낼 것으로 기대
박현규 본부장-석유 소비량 증가 등 안정적 공급 필요성 거듭 강조
【에너지타임즈】 그동안 추진됐던 해외자원개발이 잘못됐다는 주장과 함께 해외자원개발이 필요하다는 현장 전문가 주장이 이어졌다. 앞으로도 석유‧가스 중요성은 이어질 것이고, 출렁이는 국제유가에 가격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김현제)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에너지 정책 방향성 제시를 위해 지난 25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2023년도 본원 연례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추진됐던 해외자원개발의 문제점이 거론됐다.
김윤경 이화여대 교수는 해외자원개발 관련 국제유가가 떨어졌을 때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하고 높아졌을 때 기존에 확보해왔던 것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우리나라는 국제유가가 높아졌을 때 나가서 광구를 매입하고 국제유가가 떨어졌을 때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이슈에 휩싸이면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음에 따라 세계적 흐름과 엇박자를 냈다고 진단했다.
조강철 가스공사 해외사업단장은 과거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국제유가와 연동돼 있음을 소개했다. 국제유가가 높아졌을 땐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늘어난 반면 떨어졌을 땐 사업 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조 단장은 2013년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193개, 2017년 131개, 2021년 110개로 줄었다고 설명하면서 이 기간 국제유가도 2013년 배럴당 108달러에서 2014~2017년 40~50달러를 오르내렸다가 2020년 40달러로 급락하는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과 국제유가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유가에 맞춰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고 중단이 바람직한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현규 한국석유공사 비축사업본부장은 코로나-19 여파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을 때 석유‧가스 분야 에너지 안보가 공급의 위기였는지 가격의 위기였는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섰을 때 국내에서 공급의 문제는 없었다고 언급하면서 종사자들은 가격의 경우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어 가격보다 공급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그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중동 산유국을 제외하고 미국이나 영국 등의 산유국에 소비자 가격이 인하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자원개발을 논할 때 가격보다는 공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해외자원개발 필요성이 강조됐다.
박현규 본부장은 2021년 기준 석유 소비량은 세계적으로 9400만 b/d이고, IEA는 2050년 석유 소비량이 1억200만 b/d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발전용 석유는 전체 소비량의 3.5~5%이고 나머지는 수송이나 석유화학 원료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석유 소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더라도 석유 수요가 줄어들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조강철 단장은 해외자원개발 필요성과 관련해서 국제유가나 가스요금이 올랐을 때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가격 안정화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요금이 오르더라도 해외자원개발에 따른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만큼 요금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스공사는 해외 사업 수익 중 일부인 1조8000억 원을 국내 가스요금 인하 재원으로 활용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해외자원개발과 관련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을 때 해외자원개발로 확보한 자원을 국내로 도입하는 항목이 있는데 꼭 필요한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자원개발로 개발한 자원을 들여오는 것보다 인근 지역에 판매하고 우리나라와 가까운 지역에서 그 수익금으로 자원을 사서 들여오는 것이 더 경제적이란 얘기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수송비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다.
김윤경 교수는 해외자원개발이 성공하려면 이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모니터링해야 하고 어떤 상황이나 어떤 위기에서도 극복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체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해외자원개발 필요성을 고려해 이에 대비하고 있다.
박현규 본부장은 석유공사 해외자원개발의 경우 과거 실패로 인해 정부와 협의하는 것과 재원 조달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과거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하면서 다만 유망하고 확실한 광구를 중심으로 해외자원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강철 단장은 현재 해외자원개발 투자비 회수율은 절반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2031년이며 모두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가스공사는 회수비 중 40% 정도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그런 관점에서 미래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도 회수비 40% 수준을 계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