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공급망 위기…해외자원개발 적폐 오명 벗나?
심상찮은 공급망 위기…해외자원개발 적폐 오명 벗나?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05.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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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원회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민간 중심으로 복원할 것 방향 제시
업계 자원공기업 역할 없이는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복원 불가능 주장
현행법상 석유公·가스公 등과 달리 광해광업공단 해외자원개발 불가능

【에너지타임즈】 최근 자원 가격이 오르면서 자원 안보에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해외자원개발이 지난 10년간 정치도구로 이용되면서 자원공기업과 조직원들은 터전을 위협받았고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또 철밥통과 정권의 나팔수란 오명을 뒤집어쓰면서 공기업도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무서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자원 위기가 고조되면서 4대강 사업과 함께 최악의 적폐로 손꼽혔던 해외자원개발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해외자원개발 생태계를 민간 중심으로 복원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발표했고, 해외자원개발업계는 환영의 입장이지만 민간 중심으로 해외자원개발 정책을 펴겠다는 것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자원공기업이 함께 플레이어로 뛰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복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면서 석유공사나 가스공사와 달리 현행법상 해외자원개발을 하지 못하는 광물자원공사, 이른바 현재 광해광업공단을 둘러싼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외자원개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왼쪽부터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본사 전경.
왼쪽부터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본사 전경.

 

외환위기 이후 해외자원개발 새로운 전기 열려
김대중 정부 생태계 구축 등 정책적 기틀 마련
참여정부 자원공기업의 대형화 등 고도화 추진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외환위기 이전 해외자원개발은 원유·천연가스·광물자원 등을 중심으로 한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등의 자원공기업과 석탄발전 연료인 유연탄과 원전 연료인 우라늄을 확보에 초점을 맞춘 한전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전은 이미 확보한 자산을 매각했다.

김대중 정부는 해외자원개발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자원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그 내용이 제1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 담겼으며, 이는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구축의 초석이 됐다. 이른바 해외자원개발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책적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지점이다.

꾸준한 해외자원개발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로 위축됐던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유전개발 기업은 1997년 27곳에서 2000년 19곳, 2003년 24곳으로 회복됐다. 해외자원개발 투자액도 1997년 639억 달러에서 2000년 447억 달러, 2003년 625억 달러로 각각 회복됐다.

이 정신을 이어받은 참여정부는 제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통해 자원공기업 대형화와 종합지원체계 구축, 인력양성 등 해외자원개발을 체계화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당시 정부는 ▲석유공사 출자 2005년 1645억 원에서 2006년 3547억 원으로 확대 ▲2006년 10월 시중자금 활용을 위한 해외자원개발 펀드 도입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자원개발 지원자금 2003년 570억 원, 2005년 2000억 원, 2006년 2300억 원, 2007년 4500억 원 등으로 확대 ▲2005년 9월 석유공사 혁신방안 마련 후 단계별 경쟁력 강화 추진 ▲광업진흥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 거쳐 現 한국광해광업공단) 직접 해외자원개발 투자사업 확대와 세계적인 대규모 해외자원개발 진출 ▲해외자원개발 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체계 구축 ▲자원개발특성화대학 추진계획 수립 등 해외자원개발 부문 인력양성 기반 마련 등을 통한 해외자원개발 정책을 추진했다.

이미 개발된 광산을 단순하게 인수하는 단순한 구조에서 벗어나 탐사사업이 생산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해외자원개발 선순환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다.

자원공기업은 탐사사업에서 생산사업으로 이어지는 해외자원개발 선순환구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을 밑천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해외자원개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참여정부는 자원 중에서도 광물에 유독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만간 도래할 4차 산업혁명을 미리 예견한 측면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모든 인프라가 새롭게 구축될 것으로 판단한 참여정부는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광물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MB정부가 자원개발율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서둘러 추진하는 것으로 참여정부와 노선을 달리했다. 물론 당시 고유가였다는 점이 반영된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해외자원개발은 침묵의 길을 걸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 10년간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은 조 단위의 투자가 동반되고, 탐사사업과 생산사업으로 얻어진 제품인 자원 생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 자원 가격에 따라 경제성이 달라지는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생산단가는 고정돼 있고 자원 가격이 2배 오르면 매출은 2배 늘어나게 되고 영업이익은 그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 탓에 자원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유가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해외자원개발 경제성 유무가 결정되는 것이다.

유가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낮아지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높아진다.

공급이 많아지면 유가가 떨어져 경제성이 없는 사업들이 중단되는 반면 수요가 많아지면 유가가 높아져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져 중단됐던 사업이 재개되는 등 이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사이클이 형성되는 것이다.

MB정부에서 오르기 시작한 유가는 2014년 상반기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회했으나 산유국 생산량 증대와 신흥국 경제 둔화로 수요가 감소하는 한편 미국 셰일 혁명 등으로 공급과잉이 이어지면서 2016년 20달러로 바닥을 친 바 있다.

따라서 자원 가격이 최고일 때 해외자원개발은 기본적으로 경제성이 높지만 자원 가격이 최저일 땐 해외자원개발은 경제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해외자원개발은 경제성이 있을 때 시작했고, 경제성이 없어지자 문제로 불거진 것이다. 자원시장은 원가 개념 없이 오로지 공급과 수요로만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전경.
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전경.

 

가장 비운의 주인공 광물자원공사 손꼽혀
광물가격 곤두박질을 치면서 직격탄 맞아
금융비 부담 증가 치명타 중 하나 손꼽혀

자원공기업 중에서도 가장 비운의 주인공으로 광물자원공사가 손꼽힌다.

가스공사나 석유공사와 달리 해외자원개발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고, 현재 수익이 나고 있고 당분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광산을 매각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복원을 위해선 광물자원공사(現 광해광업공단) 구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광물자원공사 전신인 광업진흥공사는 1967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1978년 해외자원개발 지원업무, 1990년 해외자원개발 지분투자, 1994년 북한자원개발 업무, 2007년 광물 비축 업무 등을 각각 시작했다. 2008년 MB정부에서 법정자본금은 2조 원으로 확대됐고, 사명이 광업진흥공사에서 광물자원공사로 변경됐다.

광물자원공사 연혁을 살펴보면 MB정부에서 광물자원공사를 대형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참여정부가 설계했다고 볼 수 있다. MB정부에서 법정자본금 증액이 이뤄졌으나 설계를 참여정부가 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는 당시 6대 광종이던 ▲유연탄 ▲우라늄 ▲동 ▲니켈 ▲아연 ▲철광석 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제3차 해외자원개발계획에 반영시킨 바 있다.

그러면서 제일 먼저 추진한 사업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코발트 생산사업이다. 이 사업은 2006년 추진됐으며, 광업진흥공사는 대우인터내셔널·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STX 등과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해 암바토비 니켈광산 지분 27.5%를 인수했다.

현재 지분구조는 광물자원공사가 33%, 코스포인터내셔널 5.87%, STX 1.46% 등이며, 나머지를 일본 스미토모와 캐나다 쉐릿이 지분 47.67%와 12%를 보유하고 있다.

특이 이 광산의 매장량은 1억4620만 톤이며, 이곳에서 2014년부터 연간 최대 4만7000톤에 달하는 니켈과 300톤에 달하는 코발트가 생산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이후 새로운 사업으로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2007년 5월 사업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고, 2008년 4월 24일 이사회는 멕시코 볼레오 동관 프로젝트 투자계획을 통과시켰다.

광물자원공사(지분 10%)는 LS-니꼬동제련(8%)·현대하이스코(5%)·SK네트웍스(5%)·일진소재산업(2%) 등과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해 캐나다 광업회사인 바하마이닝으로부터 볼레오 광산 특수목적법인인 MMB 지반 30%를 인수했다.

다만 2012년 6월 MMB 지분 70% 보유한 바하마이닝이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고 대주단이 추가 자금 인출을 중단하면서 MMB는 채무불이행에 직면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주주가 부도를 내면 투자했던 자금을 모두 날리는 탓에 2012년 10월 바하마이닝사에서 보유한 지분 70% 중 약 85%를 인수해 사업을 정상화시켰다.

현재 광물자원공사는 MMB 지분 중 74%를 가진 대주주이며, 나머지 한국 컨소시엄이 16%, 그리고 바하마이닝이 10%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암바토비 사업과 볼레오 사업은 뜻하지 않는 난관에 부딪히는 한편 결정적으로 광물 가격이 곤두박질을 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암바토비 생산 광물인 니켈 가격은 2012년 톤당 1만7526달러에서 하락하더니 2016년 절반 수준인 9608달러까지 하락했다. 볼레오 생산 광물인 동 가격은 2012년 톤당 7949달러에서 하락하더니 2016년 4862달러까지 추락했다.

또 다른 원인 중 하나는 큰 폭으로 늘어난 금융비용.

암바토비와 볼레오 사업을 추진하던 당시 참여정부는 광물자원공사에서 필요로 하는 법정자본금으로 2006년 7000억 원에서 2010년 2조 원, 2016년 4조 원, 2020년 6조 원으로 설정하고 이를 제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서 반영시켰다.

다만 광물자원공사 법정자본금이 2조 원에 머물면서 채권발행에 따른 금융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MB정부가 광물자원공사에 투입했어야 할 예산을 유전과 가스전에 집중한 측면이 있고, 그 결과 참여정부에서 설계했던 대로 추진되지 않아 광물자원공사가 자본잠식이란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광물자원공사 부채비율은 2012년 170%에서 2015년 6905%로 늘어났고, 2016년 말 자본잠식에 빠졌다. 2016년은 광물 가격이 최저점을 찍은 해다.

강원 원주시 소재 광물자원공사 본사 전경.
강원 원주시 소재 광물자원공사 본사 전경.

 

광물자원公 법정자본금 증액 법안 불발
다급해진 정부 광해관리공단 통합 확정
신규사업 불가능…해외 자산 매각 추진

국회는 광물자원공사 문제해결에 나섰다.

송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17년 광물자원공사 법정자본금을 현행 2조 원에서 4조 원으로 증액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는 이 법안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광물자원공사 법정자본금을 이 법안의 원인인 4조 원보다 1조 원 줄인 3조 원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여야의원들은 이 법안을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법안소위원회는 정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광물자원공사 법정자본금을 3조 원으로 늘리는 것으로 수정하고 본회의에 이 안건을 상정했다.

2017년 12월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광물자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찬성 44표와 반대 102표, 기권 51표로 부결됐다.

홍영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MB정권 당시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에 뛰어든 공기업으로 회사채 발행을 했다가 실패한 회사라고 지적한 뒤 광물자원개발에 투자를 했다가 실패를 하면서 누적적자가 3조 원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기업도 실력이 없거나 부패로 인해 경영을 잘못했다면 문을 닫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적어도 광물자원공사 현재 재무 상태를 낱낱이 국민에게 보고하고 회생 가능성이 있는지 더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이 법안이 부결로 이어지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됐으며, 같은 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같은 당 의원이 부결시킨 조금은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광물자원공사 법정자본금 증액이 불발로 돌아가자 금융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자가 이자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게다가 이자를 갚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등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당시 국회도 본회의에서 이미 한번 부결된 법안을 다시 발의할 수 없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면서 공을 정부에 떠넘겼다.

다급해진 정부는 2018년 3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1단계로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하고, 2단계로 해외자원개발 관련 자산을 점진적으로 매각하겠다는 광물자원공사 기능조정 세부 방안을 확정했다.

당시 필요했던 것은 광물자원공사 법정자본금을 늘리는 것이었고, 광해관리공단(現 광해광업공단)에서 보유한 1조 원에 달하는 강원랜드 지분을 활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또 해외자원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유한 해외 자산 매각도 결정됐다. 이로써 광물자원공사에 사형선고가 내려진 셈이다.

후속 조치로 홍영표 의원은 2018년 11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2020년 4월 30일 제20대 국회가 해산되면서 이 법안은 자동폐지 됐다.

제21대 국회가 소집됐고, 이장섭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6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한 뒤 한국광해광업공단을 출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광해광업공단 사업 범위를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가 수행하던 업무를 기본으로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광물자원공사에서 수행하는 광물자원 탐사와 개발, 광산경영, 법인 출자 등에 대해선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자산 매각 시까지 유지된 후 폐지되는 내용도 포함됐다.

광해광업공단은 해외자원개발에 따른 자산 부채 등을 효율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자사 고유 계정과 해외자산계정을 둔다. 해외광산 운영에 따른 피해를 기관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는 조치다.

이 법안은 2021년 2월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고, 2021년 9월 15일 광해광업공단은 출범했다. 이로써 광물자원공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참여정부가 먼 미래를 보고 설계한 정책을 문재인 정부가 이를 실패로 규정하고 중단시킨 셈이다.

참여정부는 정확한 광물 가격 사이클을 읽어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설계된 대로 광물자원공사 법정자본금이 2006년 7000억 원에서 2010년 2조 원, 2016년 4조 원, 2020년 6조 원으로 늘어났다면 현재 광물자원공사 법정자본금은 6조 원이어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설계했던 대로 이뤄졌다면 광물자원공사는 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며, 정상적인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구축과 함께 당시 6대 광종을 모두 확보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않았을까를 전망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왼쪽부터 광해관리공단 본사(강원 원주시 소재), 광물자원공사 본사(강원 원주시 소재) 전경.
왼쪽부터 광해관리공단 본사(강원 원주시 소재), 광물자원공사 본사(강원 원주시 소재) 전경.

 

광해광업공단 적자 늪 벗어나 흑자 전환
볼레오 제외 모든 사업에서 성과 이어져
공급망 위기 더해지며 광물價 높게 형성

최근 반전이 일어났다.

광해광업공단 2021년도 재무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광물 가격 인상에 힘입어 광해광업공단 매출은 1조3714억 원, 당기순이익은 2764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볼레오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큰 성과를 내면서 경영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이다.

암바토비 생산 광물인 니켈 가격은 2016년 톤당 9608달러로 바닥을 친 뒤 2021년 1만8487달러로 2배 이상 올랐다. 또 볼레오 생산 광물인 동 가격도 2016년 4862달러로 바닥을 친 뒤 2021년 9317달러로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광물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탓에 매출은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그 결과 당기순이익이 오르면서 적자에서 흑자로의 전환이 가능했던 것이다.

한무경 의원(국민의힘)이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해광업공단에서 보유한 해외 광산인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니켈) 당기순이익은 5억5600만 달러(한화 6749억8400만 원가량), 파나마 꼬브레파나마(동) 당기순이익은 7억5000만 달러(9105억 원), 멕시코 볼레오(동) 당기순이익은 –1억5100만 달러(1833억1400만 원), 호주 나라브리(유연탄) 당기순이익 5300만 달러(643억4200만 원)로 각각 집계된 바 있다.

최근 5년간 암바토비 당기순이익은 2017년 –4억2300만 달러(니켈 생산량 3만5000톤), 2018년 –4억8000만 달러(3만3000톤), 2019년 –4억2800만 달러(3만4000톤), 2020년 –23억1400만 달러(9900톤), 2021년 5억5600만 달러(2만9000톤)로 나타나는 등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생산이 중단된 바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2019년 생산을 개시한 꼬브레파나마 당기순이익은 2019년 -1억1100만 달러(동 생산량 14만7000톤), 2020년 -4억5000만 달러(20만6000톤), 2021년 7억5000만 달러(33만1000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나라브리는 지난해 단층 구간 통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량 최소 수준에도 불구하고 2017년 2억6000만 달러(유연탄 생산량 671만2000톤), 2018년 1억7900만 달러(486만 톤), 2019년 8700만 달러(542만4000톤), 2020년 2000만 달러(645만7000톤), 2021년 5300만 달러(342만8000톤)으로 나타났다.

반면 볼레오 당기순이익은 2017년 -3억4600만 달러(동 생산량 1만8000톤), 2018년 -4억3300만 달러(1만9000톤), 2019년 -3억200만 달러(1만4000톤), 2020년 2억7000만 달러(1만7000톤), 2021년 –1억5100만 달러(1만1000톤) 등으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광해광업공단 자산과 자본도 전년 대비 11%인 4985억 원과 13%인 3409억 원이 각각 늘었다.

부채는 1576억 원으로 2%가량 증가했으나 총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44%로 종전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합산 대비 12%, 기존 광물자원공사 대비 80%로 각각 줄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연이은 글로벌 악재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광물수요 증가 등으로 공급망 위기가 더해지면서 당분간 광물 가격은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행법상 광해광업공단은 신규 해외자원개발을 할 수 없고, 보유한 자산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또 고유 계정과 해외자산계정을 두고 있는 탓에 손실이 났을 때 광해광업공단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반대로 큰 이익이 나더라도 이 자금을 이용할 수 없다.

광해광업공단 본사.
광해광업공단 본사.

 

인수위원회 민간 중심의 생태계 복원 밝혀
업계 자원공기업 역할 재조명 주장 이어져
세계적인 자원개발기업도 공기업으로 출발

오는 5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민간 중심의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하면서 민간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액 감면 등 세제 지원과 금융지원 확대, 민간기업에 대한 인력과 연구개발 지원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원공기업의 역할이 재조명돼야 한다는 주장이 해외자원개발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외자원개발 업계는 민간을 중심으로 한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복원에 환영했으나 자원공기업 역할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선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세제·금융지원도 중요하나 자원공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민간기업이 해외자원개발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순기 해외자원개발협회 부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민간 중심의 자원개발 생태계를 복원할 것이란 인수위원회 발표와 관련해서 해외자원개발이 적폐란 분위기는 사라지고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산업으로 보고 지원하겠다는 것과 관련 자원개발업계는 반기고 있으나 자원공기업이 민간 자원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로 한정한 부분에 대해선 제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인수위원회가 자원공기업을 민간을 조력하는 역할이란 표현에 쓴 것과 관련해 자원개발업계는 자원공기업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소개하면서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선 세제와 금융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원공기업이 함께 플레이어로 참여하지 않으면 자원개발 생태계 복원이 힘들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그는 석유공사와 GS에너지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는 프로젝트인 아랍에미리트(UAE) 할리바(Haliba) 유전 사업과 관련해서 석유공사가 참여하지 않았다면 GS에너지 단독으로 이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하면서 현재 여건상 어렵지 않다고 평가했다. 유·가스전 프로젝트를 위해 망설이는 민간기업을 위해 석유공사가 선도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부회장은 광물자원 분야와 관련해서 자원공기업인 광해광업공단(舊 광물자원공사)이 전문인력을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고 그동안 많은 해외자원개발을 해왔다고 평가하면서 광해광업공단의 사업을 제외하면 민간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배터리 회사들이 광물자원 개발 사업을 시작해 보려고 하지만 광해광업공단이 지분 투자 등으로 함께 하지 않고 자료조사 등의 간접 지원만 해준다면 자원개발 생태계는 복구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박 부회장은 민간 중심의 자원개발 리스크 분산을 위해선 자원공기업의 기능이 반드시 정상화돼야 할 것으로 자원개발업계는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9월 광해광업공단 출범으로 광해광업공단법에 광업과 관련된 해외 투자 사업의 관리·처분만을 규정하고 있도록 한 것을 법 개정으로 신규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석유공사와 관련해선 재정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박 부회장은 해외자원개발 특별 융자사업에 자원공기업이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서 자원공기업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좋은 세제 지원과 금융지원이 있더라도 민간이 투자 확대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앞선 광물자원공사 암바토비와 볼레오 사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자원 가격이 높아 경제성이 나올 땐 민간의 참여가 있으나 당장 자원 가격이 낮아져 경제성이 부족하게 되면 자산 매각과 신규사업 중단, 인력구조조정 등으로 해외자원개발을 축소하는 현상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민간기업만으로 해외자원개발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탓에 민간을 중심으로 해외자원개발이 추진되더라도 탐사사업과 생산사업, 운영사업의 완전한 사이클을 만들어내기 힘들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유럽을 대표하는 민간자원개발기업인 프랑스 토탈이나 이탈리아 에니, 스페인 렙솔 등도 자국의 공기업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자원개발기업으로 도약한 바 있다.

일본의 인펙스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60년대부터 자국 공기업으로 성장해 해외자원개발시장에 진출했고, 2000년대 민영화됐으나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공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 CNPC(중국)·Petronas(말레이시아)·ONGC(인도) 등은 자국 석유자원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후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자원개발시장에 진출했다.

세계적인 자원개발기업들이 이처럼 공기업으로 출발해서 성장해 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인수위원회가 민간을 중심으로 해외자원개발 생태계를 복원하고 경제성과 안보까지 챙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 셈이다.

그동안 자원공기업은 민간자원개발기업만으로 진입이 어려운 국가나 위험지역인 이라크·리비아 등에 진출하는 등 석유 자원 확보의 역할을 하는 한편 민간기업과 동반 진출로 민간부문 해외자원개발 투자 마중물 역할과 함께 해외자원개발 인력양성·기술개발 등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15년 이후 자원공기업은 구조조정 장기화 여파로 신규사업 중단 등으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민간자원개발기업 투자를 유인하지 못하는 등 해외자원개발에서 필수적인 공적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민간기업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 관련 자산을 매각했으나 자원공기업은 외환위기 당시 민간기업이 호주 스프링베일탄광을 매각했으나 2000년 광물자원공사와 SK에너지가 지분인수와 투자를 통해 2005년 100% 회수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자원공기업과 민간기업 수준은 세계시장에서 중소기업 수준에 불과하다. 걸음마 단계에 있는 이들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문가들은 해외자원개발정책 추진과정에서 자원공기업을 최적의 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원공기업 활용은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조성과 함께 연관산업 발전, 민간자본 투자처 제공 등 다양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연관산업 부가가치 창출과 연계한 산유국 국영석유기업과 긴밀한 전략적 협력 등으로 안정적인 자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정상외교와 국영기업 간 협력으로 아랍에미리트와 중앙아시아 등에서 다수의 사업권을 우리가 이미 획득한 바 있다.

지난달 18일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현판식. / 사진=뉴시스
지난달 18일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현판식.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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