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초 만에 주유기 프로그램 조작 일당 ‘일망타진’
7초 만에 주유기 프로그램 조작 일당 ‘일망타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03.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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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관리원, 신종수법으로 정량 속여 부당이득 챙긴 조직 적발
19곳 주유소서 8개월간 신종수법 82억4000만원 부당이득 챙겨
단 7초 만에 주유기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등 신종수법으로 정량을 속여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한국석유관리원(원장 김동원)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함께 휴대용 이식기로 주유기 프로그램을 손쉽게 조작하는 신종수법으로 정량을 속여 8개월 간 82억4000만 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긴 조직을 일망타진했다고 12일 밝혔다.

석유관리원과 서울지방경찰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모씨(53)는 지난해 5월경 주유기 조작으로 정량을 속인 범죄 관련 뉴스를 접한 뒤 아이디어를 얻어 평소 알고 지내던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인 김모씨(59)에게 2000만 원을 주고 주유량 변조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했다.

구씨는 김씨로부터 변종프로그램을 건네받은 뒤 중간 유통책인 신모씨(45)가 운영하는 경기도 남양주 소재 H주유소에서 시험운영과 보완작업을 완료한 뒤 개당 200∼300만 원씩을 받고 설치해 주는 등 1억6000만 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들로부터 이 프로그램을 구입한 뒤 사용하다 이번에 적발된 인천광역시 소재 Y주유소 등 19곳의 주유소 업주들은 차량과 화물물동량이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유소를 임대한 후 인근 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정량이 미달되게 판매하는 수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8개월 간 월평균 3000∼4000만 원씩 총 82억4000만 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프로그램 개발자 김씨와 자금책 구씨는 플래시 메모리칩을 이용해 정량을 조작하는 기존 방식은 메인보드 탈·부착 등으로 수일 간 주유소 영업이 불가능하다는 점과 단속 시 적발될 위험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은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개발된 이식기는 메인보드에 연결하면 단 7초 만에 변종 프로그램을 직접 이식되고 흔적도 남지 않아 육안으로는 주유기 조작여부를 확인할 수 없도록 하는 치밀함으로 보였다. 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주유기에 부착된 조작버튼 중 특정버튼을 누를 때만 정량이 미달되게 주유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석유관리원은 지난해 9월 소비자로부터 정량미달판매 의심신고를 접수하고 해당 주유소를 1차 점검한 결과 정상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의심을 풀지 않고 비노출정량검사차량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암행검사를 펼친 끝에 4%에 달하는 정량미달사실을 확인했다. 또 단순 조작방식이 아니라고 판단한 석유관리원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고 수개월간 잠복과 추적 끝에 주유기 조작 증거 확보에 성공했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석유관리원은 석유제품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해 주유기 검정제도 개선에 대해 국가기술표준원 등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비노출검사차량·불법조작진단장비 등 첨단검사장비를 적극 활용해 정량미달판매 단속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수급거래상황보고와 관련 현재 개발 중인 석유제품수급보고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가짜석유와 정량조작 등을 포함한 각종 불법·탈세 행위를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지난 2009년 5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개정에 의거 석유관리원은 정량미달판매 단속업무를 시작했으며, 첫해 3곳을 적발했고 지난해 81곳을 적발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적발건수를 늘리고 있다. 특히 2012년부터 변조프로그램 설치 등 불법시설물을 이용한 악의적인 정량미달판매행위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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