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부회장이 오는 2017년까지 LG화학을 매출 30조원 규모의 세계적 소재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화학이 국내 화학산업을 이끌어오면서 소재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R&D(연구개발)"라면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 세계적 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 해 고객들이 소재하면 가장 먼저 'LG화학'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R&D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현재 석유화학 부문은 저렴한 미국·중국산 석유화학 제품 공세에 시달리고 있고 정보전자소재·전지 부분도 일본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올해 지난해 보다 31% 증가한 5900억원을 R&D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또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R&D 기반기술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 창출해 2017년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는 목표도 밝혔다.

LG화학은 이와 관련 석유화학 부문에서 고흡수성 수지(SAP), 합성고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등 기술기반 사업을 적극 육성하는 한편 고기능 친환경 탄소나노튜브(CNT),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등의 상업 생산에도 박차를 가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납사분해시설(NCC)경쟁력을 확보하고, 카자흐스탄에서 에탄가스를 원료로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는 데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는 LCD용 편광판, 3D TV용 광학필름(FPR)등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고 '꿈의 화질'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이끌기 위한 R&D에 역량을 집중한다. 전지부문에서는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고용량·고출력 배터리를 개발하는 한편 구부리고 감을 수 있는 케이블 배터리(Cable Battery)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인재가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일터와 사고없이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안전한 환경 만들기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세상 어느 곳이라도 찾아가 천리마를 발굴해 내는 '백락'(주나라 때 명마를 보는 눈이 누구보다 뛰어났던 인물)이 되겠다"며 "인재들이 세계 곳곳에서 마음껏 꿈을 펼치며 뛰어 놀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으로 꽃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또 "안전환경 관련 투자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올해 본사 안전환경조직을 임원급으로 격상시키고 안전진단 전담팀도 신설했지만 임직원 스스로 원칙과 기준을 지키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문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LG화학은 올해 안전환경 분야에 지난해 보다 56% 증가한 14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산업 현장도 위기감에 휩싸였다"면서도 "1947년 설립 이래 숱한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해 온 저력과 2만2000여명 임직원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