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다한 이승훈, 1만m 아쉬운 4위
최선 다한 이승훈, 1만m 아쉬운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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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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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이 아쉽게 1만m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이승훈은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3분11초68로 4위를 차지했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이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승훈은 막판 급격한 체력 저하로 메달권에서 벗어났다. 3위 밥 데용(13분07초19·네덜란드)과의 격차는 4초49다.

하지만 이승훈은 아시아 선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1만m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존재감을 맘껏 뽐냈다.

마지막 7조에 배정된 이승훈은 함께 출전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와 가벼운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인코스에 올라탔다. 열흘 전 5000m에서 12위로 주춤했던 이승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럽게 얼음판을 미끄러졌다.

이승훈은 2000m 구간을 통과할 때까지 선두 요리트 베르그스마에게 2초71이나 앞섰다. 4400m를 지나면서 30초를 유지하던 랩타임이 31초대 중반으로 떨어졌지만 재차 30초대를 회복하며 메달 가능성을 밝혔다.

이승훈은 멀어져간 크라머를 앞에 둔 채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초반에 힘을 쏟은 이승훈이 남은 레이스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승훈은 6000m를 넘어서면서 랩타임이 급격히 늘어났다. 7600m 구간을 밥데용보다 13초 가량 앞선 9초53초12로 통과했지만 두 선수의 격차는 눈에 띄게 줄었다.

힘든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이승훈은 한 바퀴를 남기고 밥데용의 기록에 밀렸다. 이승훈은 남은 힘을 짜봤지만 밥데용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유독 강점을 보이고 있는 네덜란드는 다시 한 번 시상대를 휩쓸었다.

베르그스마는 12분44초45의 새로운 올림픽 기록으로 '최강자' 스벤 크라머(12분49초02)를 밀어내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종전 올림픽 기록은 이승훈이 세운 12분58초55다.

밴쿠버 대회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인코스를 두 번 타는 실수로 실격됐던 크라머는 베르그스마에 이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승훈이 금메달을 따낼 당시 목마를 태워주며 훈훈함을 연출했던 밥데용은 동메달을 가져갔다. 한국 나이로 39살 '노장'인 그는 1998년 나가노 대회에 이어 16년 만에 이 부문 두 번째 은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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