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기업분석 능력 전세계 '최하위'
국내 증권사 기업분석 능력 전세계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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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0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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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의 기업이익 추정치 정확도가 전 세계에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성 비용과 '장밋빛' 전망치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기업분석 능력이 지금보다 한층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신한금융투자와 캐나다 금융정보업체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주요 45개국의 기업이익 추정치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81%로 전체 36위에 그쳤다.

이익 추정치 정확도는 각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과 12개월 후행 EPS를 비교한 것이다. 두 값이 같다면 이익 추정치가 매우 정확했음을 뜻한다.

정확도가 가장 높은 곳은 '일본'으로 113%였다.

이어 ▲중국(102%) ▲아르헨티나(102%) ▲러시아(100%) ▲홍콩(100%) ▲호주(99%) ▲대만(98%) ▲덴마크(97%) ▲터키(97%) ▲미국(97%) 순으로 정확도가 높았다.

하지만 한국은 심각했다. 전체 45개국의 평균 정확도(93%) 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한국보다 아래에 있는 국가들 중 4개 국가가 최근 심각한 재정위기와 국가채무에 시달리고 있는 '피그스(PIIGS)'라는 점을 감안하면 41개 국가 가운데 거의 '꼴지'인 셈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06년~2012년까지만 해도 한국은 90%의 정확도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70~80% 수준을 보이면서 추정치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추정치와 실제치의 괴리율이 커져 '어닝쇼크'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인 영업이익 9조원대를 크게 밑돈 8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호텔신라와 LG상사, 대한항공, 제일기획,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업들의 낙관적인 발표와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추정치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4분기에는 잠재부실을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와 성과급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이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로 토로했다.

그러나 이같은 논리는 증권사의 분석능력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성과급 같은 비용은 매년 지급되는 것으로, 이를 감안하지 않았다면 분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비난을 무마하기 위한 자기 방어적인 대응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외국의 경우 한 기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분석이 제시되면서 비슷한 전망치로 수렴해 나간다"며 "국내 증권사들의 기업분석 능력이 지금보다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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