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최악 전력난, 잊지 말아야
3일간 최악 전력난,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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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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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전력당국은 전력수요가 전력공급을 앞지르는 최악의 전력수급난이 될 것이란 협박 아닌 협박의 전망을 내놨다. 다행스럽게도 마지노선인 예비전력 400만kW를 지켜냈다. 다만 이게 끝난 게 아니다. 앞으로 폭염이 한반도를 떠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년도, 그 다음해도…

폭염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이 기간 중 공공기관의 전등과 냉방기기는 모두 꺼졌다. 국민들은 절전을 강요하는 전력당국의 목소리에 짜증을 내기도 했다. 일부 국민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일제히 멈춘 듯 조용한 3일이었다. 또 전력유관기관 직원들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국민과 전력당국, 전력유관기관 등이 모두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했으나 상처뿐인 영광이다. 근본적인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근 몇 년 간의 전력예비비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 2006년 전력예비비율은 9.8%, 2007년 7.9%, 2008년 12.0%까지 치고 올라와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09년 9.8%, 2010년 6.7%, 2011년 5.5%, 2012년 5.2% 등으로 집계되는 등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더니 결국 올해 전력수요는 전력공급을 앞지를 것이란 최악의 전망이 나왔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5년 국내외 에너지시장을 살펴보면 전력예비비율이 과거의 실적을 토대로 분석해보면 비슷한 패턴을 그리지만 하락곡선이 급격하다. 지난 2005년 전후로 불어온 고유가 탓이다. 난방연료인 등유나 도시가스요금이 고유가 영향으로 인상폭이 높아진데 반해 상대적으로 전기요금은 이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전기용 냉·난방기기의 보급은 늘어났고, 전력수요는 높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게다가 기후변화협약 등을 비롯해 이명박 정권의 녹색성장 등이 붐을 일으키면서 전력당국도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전원과 전력수요관리 등을 고려한 정책을 추진하는 등 그 동안의 공급위주의 에너지정책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더 급격한 변화를 겪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전원의 공급은 어떤 이유에서든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당초 정부와 업계의 목표치보다 저조한데다 이 전원이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거 반영되면서 기존의 발전설비가 대거 탈락되기도 했다. 실제 이 정책은 도박에 가까운 정책으로 봐야 옳다. 최근 기준 원전을 건설하는데 12년 이상, 석탄발전 7년 이상, 가스발전 3년 이상 등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의 상황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다. 새로운 전원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수요관리정책에도 허점이 많았다. 제도적이고 시스템적으로 수요관리정책이 이뤄졌어야 했으나 그보다는 강제적이고 위기모면식의 수요관리제도를 생산해내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력수요는 더 높아만 갔고 또 다시 뜻하지 않게 공급위주의 정책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전력거래소에서 낸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력예비비율이 18.1%, 2024년 18.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실을 반영한 전원계획이 또 다시 무리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 3일간을 통해 우리 전력수급정책이 얼마나 잘못 됐는지 여부가 여실히 드러났다. 국민들이 불편을 겪었기 때문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본처럼 천재지변도 아닌데 국민의 기본권인 전력사용을 제약받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웃을 일이다.

전력당국이나 전력유관기관은 그 동안 전력수급정책에 허점이 없었는지 반드시 살펴보고 넘어가야 한다. 당장 위기를 모면했다고 축배를 들면 곤란하다.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는 것만으로 전력수급정책은 명백히 잘못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3일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 국민은 잊어버릴지 몰라도 전력당국이나 전력유관기관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새로운 전원이 안정적인 자리를 잡고 운영될 수 있는 기반과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이뤄질 수 있는 전력수급정책을 반드시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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