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천연가스 도입 30여년!
세계서 원천기술 세 번째로 보유…당당히 세계시장 ‘노크’
[대한민국 에너지 엔지니어링 NO.1-④한국가스공사]
우리나라 천연가스 도입 30여년!
세계서 원천기술 세 번째로 보유…당당히 세계시장 ‘노크’
[대한민국 에너지 엔지니어링 NO.1-④한국가스공사]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10.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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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전국 배관망 구축하고 운영 노하우 차곡차곡 쌓아
일찍 기술자립의 필요성 인지하고 다양한 관련 기술력 확보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이제 천연가스는 우리 생활에 없어선 안 될 필수불가결한 서민연료로 확고한 위치를 점했다. 우리의 삶을 한층 진화시켰음을 의미한다. 겨울이면 가가호호(家家戶戶) 보일러에 등유를 채우던 모습과 가정마다 취사용으로 하나씩 갖고 있던 LPG가스통이 아련한 추억으로 기억될 정도로 도시가스는 일반화됐다.

특히 천연가스는 동장군의 위엄 속에서도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는 저렴한 난방연료로, 위험천만하게 노상에 위치했던 LPG가스통을 사라지게 했다. 더 이상 국민들은 보일러의 연료게이지를 점검하지 않고 밸브만 열면 연료를 무한히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우리 에너지산업도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 저렴한 연료를 공급받은 우리 기업은 제품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수출로 이어져 우리 산업을 살찌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력산업도 지대한 영향력을 받았다. 전력수요가 급증하던 당시 천연가스를 발전연료로 공급받음에 따라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게 됐다. 가스복합발전은 기존 원전이나 석탄발전보다 건설기간을 최대 1/3까지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전력수요를 충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더욱이 그 동안 혐오시설로 인식됐던 발전소가 최근 천연가스 덕분에 지역의 환대를 받으면서 지역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유를 들여다보니 가스발전소가 들어설 경우 인근지역에 천연가스가 공급되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주민들은 자신의 지역에 가스발전소를 건설해 달라며, 진정서를 내는 경우도 더러 있을 정도다.

이처럼 우리 삶과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온 천연가스. 이 산업의 역사는 지난 1983년 한국가스공사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 천연가스는 카타르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한 후 생산기지를 통해 기화시켜 우리나라에 공급된다. 생산기지는 평택을 시작으로 인천·통영에서도 순차적으로 준공됐으며, 지금은 4번째 생산기지가 삼척에서 건설 중이다.

가스공사가 처음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한 역사적인 시발점은 지난 1986년 평택생산기지 인근에 위치한 가스발전소에 발전연료 공급한 것. 이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도시가스를 공급하면서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지금은 총 3099km에 달하는 천연가스 공급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동되는 대부분의 가스발전소에 발전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내년이면 가스공사가 설립된 지 30년이 된다.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는 고스란히 해외진출이란 가시적인 성과로 귀결되기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그 동안 가스공사는 멕시코·싱가포르·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우리의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이라크에서 발주한 가스배관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건설 프로젝트를 함으로써 세계시장의 중심에 당당히 섰다.

가스공사가 세계시장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임직원을 비롯한 우리 기술진의 땀이 한 몫 했다. 도입 초기 해외기술에 의존했으나 지속적인 땀의 결실로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천연가스 도입 30년 만에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니켈·멤브레인 저장탱크 동시 기술개발
프랑스 등에 이은 세 번째 국가로 등극

정확히 11년 전인 2001년. 가스공사는 LNG저장탱크 운영 노하우와 연구진의 끊임없는 피와 땀의 결실로 9% 니켈(Nickel) 저장탱크 기술개발에 성공하는 등 저장탱크 수출기반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이듬해 멤브레인(Membrane) 저장탱크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프랑스와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두 기종 모두에 대한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발돋움하게 됐다.

토종 니켈 저장탱크는 14만㎘급 표준으로 설계돼 통영생산기지 6∼12호기와 평택생산기지 11∼14호기에 적용돼 상용화됐다. 특히 해외기술에 전혀 의존하지 않은 완전한 기술자립에 성공한 것. 청출어람(靑出於藍). 가스공사는 지상용 저장탱크로 세계 최대용량인 20만㎘급 저장탱크를 자체적으로 설계하는데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이 모델은 통영생산기지 13∼16호기와 평택생산기지 15∼23호기 등 총 13기에 적용됐다. 그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가 1기당 1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999년 가스공사는 저장탱크 핵심설비인 단열재와 멤브레인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인천생산기지 13∼20호기에 적용했다. 그 결과 1기당 45억 원의 원가절감과 86억 원에 달하는 외화절감효과를 거뒀다. 이 기술은 앞으로 유력 LNG시장으로 떠오른 중국과 인동에 특허를 출원하는 등 해외 프로젝트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저장탱크 기술개발 성과로 지난 2008년 말 기준 설계·소재부문에서 1880억 원에 달하는 원가절감을 비롯해 3530억 원에 달하는 외화절감효과가 발생했다”면서 “앞으로 2017년까지 5000억 원에 달하는 원가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가스공사 연구개발원에 자체개발한 멤브레인과 단열재를 적용한 시험용 저장탱크가 건설돼 연구시험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탱크는 주요 기반기술의 연구개발로부터 설계·시공·시운전 등 엔지니어링업무까지 일련의 과정을 우리 기술로 수행한데 이어 초저온상태에서의 멤브레인의 거동을 연구하기 위한 계측장치를 장착하고 있는 세계 유일한 연구시험용 저장탱크다.

가스공사 연구개발원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시험용 저장탱크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기초로 저장탱크의 잔류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저장탱크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며, 27만㎘급 초대용량 저장탱크를 개발해 비용을 절감하고 부지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택·삼척기지 우리 손으로 도면 그려
핵심역량 강화…기술경쟁력 대폭 높여

생산기지 핵심기술들은 천연가스 도입 이후 연구진의 꾸준한 노력으로 국산화, 상용화에 성공했으나 생산기지에 대한 전체 도면은 기술축적이 이뤄지지 않아 해외 설계회사에 의존해왔다. 이를 시급하게 생각한 가스공사는 생산기지 기본설계 국산화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평택생산기지 제2공장 건설 사업에 첫 적용, 우리 손으로 직접 기본설계를 그렸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는 가스공사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기술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우리 경영진의 결단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내부역량을 결집해 성공적으로 수행한 모범적인 스폰서십 프로젝트”로 기억했다.

평택생산기지 제2공장 프로젝트는 기존 제1공장 북쪽에 인접한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66만1157㎡(20만 평) 부지에 오는 2013년까지 저장용량 236만㎘(저장탱크 13기)와 시간당 2160톤 규모의 기화송출설비를 건설하는 것으로, 기존 기지와 신설 기지와의 연계를 고려해 설계됐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가스공사는 LNG생산기지 기본설계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고,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또 이 사업을 통해 60억 원의 예산절감과 더불어 70억 원에 달하는 외화를 절감한 것으로 가스공사 측은 내다봤다.

최근 조성에 들어간 삼척생산기지는 가스공사의 4번째 기지로, 저장용량 280만㎘(저장탱크 14기)와 시간당 1320톤 규모의 기화송출설비를 건설하는 것으로 가스공사는 지난 2009년 기본설계를 완료한 뒤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2013년이면 1단계 공사가 완료된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가 탱크 국산화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서 세 번째 설계기술을 확보한데 이어 생산기지 기본설계 실적까지 확보함으로써 대내사업은 물론 대외사업에도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LNG수송선, 국내 조선사 세계시장으로
조선3사와 핵심설비 화물창 기술개발 中

천연가스 도입은 우리 조선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직·간접적인 역할을 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2004년 우리 조선3사와 LNG수송선 화물창(Cargo Containment)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공동기술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9월 정부의 중기거점 기술개발사업 협약을 체결해 한국형 LNG수송선 화물창 개발 사업에 나섰다.

LNG수송선의 핵심기술은 초저온의 액상화물을 격납하는 화물창. 화물창은 고도의 기술적 난이도와 안전성, 신뢰성이 요구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화물창은 독립탱크방식과 멤브레인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최근 LNG수송선의 대형화 추세의 영향을 받아 멤브레인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되고 있다. 원천기술은 프랑스에서 독점보유하고 있다.

현재 우리 조선사들은 외국기술회사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LNG수송선을 건조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4%에 달하는 기술료를 지불하는 등 막대한 외화가 유출되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 기준 세계적으로 운항중인 281척의 LNG수송선 중 45%인 126척을 우리가 건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 가스공사와 조선회사가 LNG수송선 화물창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할 경우 기술료와 핵심기자재 부분에서 획기적인 경쟁력 강화로 수주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으며, 대용량 LNG수송선 개발을 위한 기반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LNG수송선 화물창 기술개발이 완료돼 연간 30척 정도의 LNG수송선이 건조될 경우 해외 기술료 대체효과는 2880억 원, 월가절감효과는 1920억 원에 달하며, 전후방산업의 생산유발효과는 8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과학적인 안전관리체계 구축
한국형 배관위험성평가 등 기술개발

초기 천연가스 도입에 급급했던 가스공사가 가스설비에 대한 안전관리에 관심을 두게 된 배경은 지난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현동가스사고 당시 과학적인 안전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가스공사는 연구개발원 내 안전관리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전방재연구 분야를 신설했다.

먼저 가스공사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안전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생산기지와 공급시설의 정성적 평가기술을 확보했고, 선진 일부국가에만 실용화하고 있는 정량적 위험성 평가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적용함으로써 국내 최고 수준의 가스안전연구팀을 구성한 바 있다.

특히 가스공사는 배관안전관리를 위해 우리 실정에 맞는 배관위험성평가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배관 매설현장의 제3자에 의한 타공사로 발생되는 매설심도 문제와 타구조물과의 저촉, 진동과 응력집중문제 등을 해결하고 대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지하 노출배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개발된 노출가스배관모니터링시스템은 지하철공사 등으로 노출된 배관의 구조적 안전성을 24시간 감시함으로써 과학적인 안전관리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 2008년 개발된 배관위치이동기술은 천연가스가 공급되는 활 배관상태에서 배관이설을 하지 않고 배관을 굴착해 위치를 이동시키는 기술로 배관의 안전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경제성을 추구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스공사는 노후설비의 안전진단기술개발을 포함해 가스설비의 안전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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