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막내린 값싼 에너지 시대, 에너지 파고 거세진다
<기고>막내린 값싼 에너지 시대, 에너지 파고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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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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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세계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구가하는 가운데 개도국에서 도시화, 산업화, 내수중심 성장 전환이 이뤄지면서 향후에도 세계 에너지 수요의 급증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상당기간 동안 세계 에너지 공급은 부존의 한계로 인해 한계생산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화석 에너지에 여전히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이상 값싼 에너지를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의 상승세가 고착화되고 에너지 가격의 급등락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원유의 생산단가 상승, OPEC의 공급 비중 확대, 천연가스 시장에서의 카르텔 조성 여건 진전 등이 에너지 가격의 상승 압력을 높일 전망이다.

정세가 불안한 산유국들의 역할이 커지면서 잠재적인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재해 심화와 극한 환경 속의 에너지 생산 확대 역시 에너지 공급의 불안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세계경제의 화석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세계경제가 에너지의 공급 상황에 휘둘리는 경향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반면 에너지 자원 부국의 위상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전통 화석 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등 기존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에너지에서 기술혁신이 발현되어야 에너지 공급 환경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성장을 위해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고 에너지 공급을 정세가 불안한 국가들에게 더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에너지의 공급 여건 악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며 국내의 녹색성장 기반 조성도 적극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 불안정성 심화 등은 비전통 화석 에너지 개발을 더욱 촉진할 전망이다.

셰일가스(Shale Gas)의 경우에는 개발이 활성화된 미국을 비롯해 중국도 국내 개발에 나설 계획이며 ExxonMobil, Chevron 등 석유메이저들은 개발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비전통 석유의 경우에는 캐나다에서 오일샌드의 개발과 생산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지하 퇴적층에 혈암(頁巖, Shale) 형태로 매장된 셰일오일(Shale Oil)의 잠재성도 주목 받고 있다.

또한 매장량의 한계에서 벗어난 근본적인 에너지 대체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교토’ 등 기후변화협약의 진전은 미진하지만 개별 각국 차원에서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개도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5년까지 세계 발전 확대분에 차지하는 기여율이 3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신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수년 내 신재생에너지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2020년까지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확대 기여가 석탄과 천연가스에 비해 작을 전망이다. 그러나 에너지 공급이 비싸지고 불안정해질수록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등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관심과 노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전체 에너지 소비의 96.5%(원전 제외, 2009년 기준)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러한 세계 에너지 수급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 원단위가 0.24(GDP 1,000달러 생산에 투입되는 석유환산톤 에너지, 2008년)로서 OECD 평균치(0.13)보다 높다.

또한 석유 수입의 81.8%(2010년 기준)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보다 경제성장을 위해 투입하는 에너지가 많고 정세가 불안정한 국가에 에너지 공급을 크게 의지하기 때문에 거칠어질 에너지 공급 환경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녹색산업의 성장과 해외 에너지 자원개발의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 제휴 등 연구개발을 활성화시켜 녹색 및 에너지 자원개발 기술력을 강화하면서도 녹색금융 등 관련 금융시스템을 확충하고 자원외교도 적극 펼쳐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시장이 작고 녹색기술 후발국인 우리 기업들로서는 선택과 집중형 녹색사업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불안에 적극 대처하려는 의지를 전방위로 끈기 있게 실천한다면 녹색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는 등 저탄소 녹색성장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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