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해외자원개발! 왜 솔직해 질 수 없나
[기자의눈]해외자원개발! 왜 솔직해 질 수 없나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4.0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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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기자-
【에너지타임즈】이완구 국무총리가 말했다. 그는 지금 문제가 되는 해외자원개발 관련 상황과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제로베이스(Zero-base)에 놓고 솔직해지자고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지금 솔직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외자원개발 관련 책임소재를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이 총리는 부채규모가 많은 공공기관 대표들에게 부채가 천문학적인 숫자로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수익구조가 불확실한데 위험한 수준이 아닌지 고민해 봤는지 이들에게 추궁했다. 이어 3개월 뒤 다시 회의를 열어 진행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또 이들에게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도대체 누가 솔직해져야 하는지 묻고 싶다. 정말 공공기관 기관장들이 솔직해져야 할까.

말이란 것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그렇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해석하기 나름이다. 권력이 높은 인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소리로 들리는 것이 다가 아니다. 그 속에 담긴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예를 들어보면 공공기관 아킬레스건은 경영평가다. 이 경영평가를 하는 주체는 적어도 공공기관에겐 권력층이다. 공공기관의 목줄은 이미 경영평가를 하는 주체인 정부가 잡고 있는 셈이다. 소에게 코뚜레를 거는 이유는 소를 통제하기 위함이다. 이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이 총리가 공공기관 기관장에게 해외자원개발 관련 책임소재를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은 소가 밭을 갈다 잘못 갈았다고 소에게 잘못을 돌리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싶다. 소를 통제한 사람에게는 책임이 없었을까. 제대로 통제만 했더라면 소가 밭을 잘못 가는 실수는 충분히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이 총리는 또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로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 그는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이들에게 진실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문제가 된 해외자원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이를 결정한 기관장이 얼마나 참석했었나. 이 자리에서 해외자원개발 관련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이들은 또 얼마나 되나.

국회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은 100일에 달하는 활동기간 중 자신들의 진영논리만 내세우다 활동기간 마감을 앞두고 청문회 한번 열어보지 못하고 활동을 그만두게 생겼다.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는 공공기관 등 실무자에게 칼날을 겨냥하고 있다.

이대로는 해외자원개발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국회는 정부를 견제하는 조직이다.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에게 진실을 강요할 수 있는 곳은 국회 밖에 없다. 그런데 국회는 입을 다물고 있고, 정부는 실무자를 추궁하고 있다.

도대체 진실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나. 정말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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