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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원전정책은 적폐청산 대상이 아니다-김진철 에너지타임즈 편집국장-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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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3  07: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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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1990년 1월 30일 통일민주당 3당 합당 결의 전당대회장에서 당시 정치인이었던 노무현 前 대통령은 ‘이의 있습니다. 반대토론 해야 합니다’라고 외쳤다. 이 말은 노 前 대통령을 기억하는 추억의 한 조각으로 지금도 남아 있다.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이 발언은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새로운 에너지정책의 핵심인 탈원전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조언이 아닐까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반대목소리를 억압하는 것만으로 이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물론 당장 권력이란 무소불위의 무기로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다만 이 정책을 반대하는 이들을 집요하게 설득하는 과정이 생략될 경우 이 정책은 언제든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음이다.

에너지정책은 백년대계(百年大計)란 말이 있지만 정권교체 후 에너지정책은 손바닥을 뒤집듯 바뀌어왔다.
기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너무 낮은 가스발전 가동률을 우려하면서 취재를 줄곧 해왔었다. 그게 바로 얼마 전의 일이다. 그런데 반년도 되지 않아 탈원전정책으로 원전과 석탄발전을 걱정해야 하는 반전의 상황에 놓여 있다.

억압으로 만들어진 정책이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탈원전정책도 마찬가지다. 탈원전시대는 오게 될 것으로 누구나 내다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여론도 중요하지만 이 정책을 추진하는 추진력이 될 원전종사자, 원전전문가들의 입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들이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탈원전정책도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에너지정책은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주고 현세뿐만 아니라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탈원전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를 보면 이들은 원전정책을 적폐청산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만큼 속도전에 연연하는 모습이다. 물론 원전산업 내 개인의 일탈이나 조직의 부패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적폐청산 대상으로 보고 당연히 속도전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탈원전정책은 적폐청산 대상이 아닌 탓에 좀 더 치밀하게 분석되고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반드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금까지 원전종사자들은 정부에서 내놓은 원전정책에 거수기 혹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원전정책과 둘러싼 주축은 공공기관인 탓이다. 한수원이 원전사업자지만 결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에 옮길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에서 원전확대정책을 추진할 때 한수원 등 원전공공기관 내부에서 원전비중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었을까. 앞으로의 전원믹스와 전력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있었다. 이뿐인가 박근혜 정부에서 고리원전 1호기 영구폐지 등과 관련 원전산업 내 고리원전 1호기를 영구폐지하고 새로운 산업이 원전해체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스스로 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빛을 보지 못했다. 공공기관이란 굴레에 묶여 정부의 정책에 맹목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정부와 다를 것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던 현 정부는 또 다시 이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에 맹목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굴레에 또 다시 공공기관과 종사자들을 가두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전KPS 한 간부직원은 중앙일간지 2곳에 자신의 소견을 적은 기고문을 게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봤다는 소식이 블라인드 등 인터넷·모바일 소통채널을 통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논란이 증폭된 바 있다. 이 기고문은 인터넷에서 확인이 불가능하다.

인터넷·모바일 소통채널을 통해 이 논란은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난무하다. 이 추측이 이 논란과 완전히 무관할 수는 없다. 윗선에서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최근 분위기는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청와대에서 관여했거나 주무부처인 산업부에서 관여했을 수도 있지만 한전KPS 경영진의 자기검열도 추정해볼 수 있음이다. 한전KPS 경영진 자기검열도 따져보면 공공기관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으로 풀이될 수 있다.

때로는 공공기관 직원들을 두고 ‘철밥통’이란 표현을 쓴다. 이 경우를 빗대어 하는 말이 아닐까싶다. 정부나 여론이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거수기로 전락시켜버린 것이 아닌지 다시 돌아봐야 할 것 같다.

27년 전 노무현 前 대통령이 말했던 반대토론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탈원전정책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탈원전정책을 반대하는 이들을 끈질기게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이 정책은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게 된다. 이게 바로 정부의 역할이다.

한수원이 자연스럽게 도태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션을 줌으로써 새롭게 진화할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원전정책은 적폐청산 대상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전을 펼 이유도 없다.

게다가 원전산업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더욱 더 원전종사자들의 목소리 없이는 논의 자체가 힘들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탈원전정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없어지는 것과 진배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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