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불융자제도 손보면 내년도 예산 검토해 줄게
성공불융자제도 손보면 내년도 예산 검토해 줄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6.1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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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엄포…답답한 ‘해외자원개발업계’
무리한 요구라며 정부의지 물음표 던지기도
6월 말경 성공불융자제도 개선책 논의 기대

【에너지타임즈】최근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을 받아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해외자원개발업계가 투자를 자제하는 분위기와 함께 사업과 조직을 축소하는 등 한층 웅크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자원외교 논란의 핵심에 있는 성공불융자제도를 손보지 않을 경우 내년도 예산을 검토조차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부의 입장에 해외자원개발업계는 해외자원개발의 적기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정부의 너무 무리한 요구에 대해 해외자원개발정책에 대한 정부의 의지에 물음표를 던지기도 했다.

송재기 해외자원개발협회 상근부회장은 9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예산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뒤 “아직까지 내년도 예산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이 오지 않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해외자원개발업계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협회는 올해 내년 예산으로 1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한 상태. 올해 예산은 1400억 원 규모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성공불융자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예산검토조차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성공불융자제도는 성공확률보다 실패확률이 높은 해외자원개발의 특성을 감안해 정부가 기업의 위험을 일부 분담해주는 제도로 사업이 실패할 경우 심사를 거쳐 융자금을 감면해주고 반대로 성공할 경우 원리금과 함께 특별부담금을 부담토록 하는 것이다. 현재 해외자원개발은 ‘탐사→개발→생산’의 3단계로 진행되는데 이중 성공률이 낮은 탐사단계를 대상으로 성공불융자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협회에 따르면 성공불융자제도는 현행법상 사업비의 최대 80%까지 지원이 가능하나 석유부문 지원율은 2010년 46%, 2011년 47%, 2012년 41%, 2013년 31%, 2014년 29%로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성공불융자 회수율은 지난 2014년 말 총 지원금 28억8400만 달러 중 14억2200만 달러를 회수해 49%를 기록하고 있다. 또 사업이 종료돼 성공여부가 결정된 사업을 감안한 회수율은 114%로 110%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자원개발협회 관계자는 “지난 2012년 기획재정부의 요구로 (성공불융자제도) 실패부담금을 2배 이상으로 올리고 이자율 등을 조정하는 등 절차상의 많은 부분을 매년 개선해 왔다”면서 “또 다시 개선책을 내 놓으라고 하니 힘들다”고 푸념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예산을 볼모로 (성공불융자제도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으라고 하니 상당히 어려운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성공불융자제도에 대한 개선책 마련을 위한 논의의 장이 이달 중으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송재기 부회장은 “(성공불융자제도는) 정부 입장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고, 실무자 입장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고, 기업 입장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언급한 뒤 “포괄적으로 준비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자원개발기업과 해외자원개발협회 차원에서의 개선책을 준비 중”이라면서 “6월 말경 (성공불융자제도에 대한) 총체적인 개선책을 내고 예기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관련 예산이 대폭 축소될 경우 해외자원개발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투자의지가 축소되거나 상실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외자원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신규 사업에 대한 참여가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예산이 삭감되더라도 사업이 당장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해외자원개발기업의 성공에 도움을 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위기가 곧 기회란 말이 있듯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광산가격이 하락한 이때가 매입의 시기라는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해외자원개발협회는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국민 인식제고와 인력양성 등의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해 해외자원개발 인식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해외자원개발진흥재단을 통해 해외자원개발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내기 위해 이달부터 ‘제1회 해외자원개발 공모전’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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