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밋밋한 KDI 보고서, 결국 정부의 몫
<사설>밋밋한 KDI 보고서, 결국 정부의 몫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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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0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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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력산업구조의 방향을 재정립하는 잣대가 될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보고서가 우여곡절 끝에 발표됐다. 기대와 달리 어느 것 하나 똑 부러진 부분이 없다며 업계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가장 논란이 됐던 한전-한수원 통합여부는 경주시민과 합의 하에 통합하는 안과 합의가 안 될 경우 지금처럼 자회사로 두는 안이 발표됐다. 정부와 한전이 직접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된 셈이다. 결국 KDI는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본사이전문제에 대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한수원을 제외한 나머지 발전5사는 독립경영수준으로 결정됐다. 물론 가장 논란이 될 방법론에 대해 KDI는 현 상태 유지와 2∼3개회사로 분리하는 등 여러 대안을 제시했지만 그 동안 정부에서 고민하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렇다보니 방법론은 정부의 몫으로 남게 됐다.

전력판매부분에 대해 KDI는 경쟁도입이란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실현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전과 새로운 사업자인 발전회사가 이 부분을 놓고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시장개척에 한계가 있는 등 대안이 될 만한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그 동안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추진됐던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됐지만 속시원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제 남은 건 정부가 국내 전력산업의 백년대계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에 대한 결정만 남은 셈이다.

전력업계는 전력산업구조개편에 대한 찬반양론을 떠나 지난 10년에 대한 불만이 턱밑까지 차 올라 있다. 자칫 지나간 10년에 얽매여 일을 그르친다면 이 업계는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걷게 된다. 이번 참에 제대로 매듭을 짓지 못하면 정부는 두고두고 우환으로 남게 될 것이다.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정부는 혜안을 갖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 국내 전력산업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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