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원자력을 해양개발 동력으로
<칼럼> 원자력을 해양개발 동력으로
  • 에너지타임즈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10.05.28 20: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군철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서울대 교수)

화석 연료의 고갈과 지구 온난화 문제로 장기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의 이용은 계속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자력은 지금까지 보편화된 전력생산뿐만 아니라 극지방용 선박, 원자력 상선, 심해탐사선, 부유 원자력 발전소, 해수 담수화 등 다양한 분야에 동력원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선박의 동력원으로의 이용은 고출력에서의 장기간 항해와 잠수를 가능하게 하여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의 선박에 비해 우수한 장점을 지닌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고 3000여개의 섬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에서 최고의 수준의 조선산업을 갖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가 향후 대양한국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의 해양이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에서 운항중인 원자력선이 390척이고 사용되고 있는 원자로의 수도 약 590기로 지상 원자로보다 많다는 것을 알면 원자력계 종사자들도 놀랄 것이다. 물론 거의 대부분은 군함과 잠수함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5개국이 독점하고 있고 상업용 원자력선은 초기 1959년 미국 화객선 사바나호, 독일 광석운반선 오토한호, 현재에도 운항 중인 러시아의 10월 혁명호 등 다수의 쇄빙선 그리고 일본의 실험선인 무쓰호가 있다.

앞으로는 빠르고 많은 양의 운송은 대양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제3 석유파동, 각종 선박사고 시 엔진유의 대양 오염 등으로 경제성과 환경성에서 선박 동력원으로 원자력 사용은 충분한 경쟁력이 예상된다. 특히 경제성은 30노트 이상이면 디젤선에도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원자력을 해양에 이용해 국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분야를 살펴보면 우선 극지방에서의 이용이다. 극지방을 항해하는 선박이나 극지방에 위치한 과학관측기지는 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연료공급에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더욱이 극지방 경로는 현재의 항로에 비해 상당한 연료를 절감할 수 있으나 기후 문제로 극지방 항로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돼 있다. 현재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쇄빙선이 사용되고 있는데 보다 효율적인 선박 보호 및 항로 개척을 위해 대용량의 동력원이 요구되고 있다.

다음은 원자력상선으로, 미국은 1962년에 상업운전을 시작한 미국의 사바나호로부터 개발과 상업운전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독일은 1968년 광석운반선인 오토한호를 취항시켜 9년간 운항했으며, 일본은 36MWt급의 원자로를 탑재한 일본 최초의 원자력선 무쓰호를 1991년에 완성해 1년간 약 4만7000해리를 실험 항해했다. 이처럼 원자력상선 설계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며 시장이 열릴 경우 선진국은 바로 상업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도 이에 대한 준비를 반드시 해 둬야 한다.

해상 부유 구조물의 동력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인구의 증가와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공간자원이 부족해짐에 따라 초대형 해상구조물을 통해 부족한 공간자원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초대형 해상구조물은 기존 매립식에 비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해양공간을 창출할 수 있고 국내 산업 및 도시의 입지난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고려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1995년부터 길이 1km의 해상구조물인 메가플로트(Mega-Float) 개발, 미국에서는 MOB라는 초대형 해상구조물에 대한 연구,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해양연구원이 부산항에 VLFS(Very Large Floating Structure)의 건설을 연구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바다목장을 비롯한 종합 해양 클러스터의 동력으로도 깨끗하며 값싼 원자력이 활용가능하다. 물론 가장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국민들의 원자력 신뢰와 인허가 및 기술개발을 포함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원자력의 동력원으로의 이용에 대한 전망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현재는 낮고 부수적인 요인으로 아직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힘들다. 그러나 화석 연료의 부족, 폭발적인 인구증가, 생활수준 향상, 유가의 폭등(배럴당 $100 이상) 등으로 인해 충분한 잠재력을 지닐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양을 지배하는 국가가 21세기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세계 학자의 말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며 우리는 항상 미래를 준비하는 원자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