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제자리만 맴도는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정책
<기자의 눈> 제자리만 맴도는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정책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10.04.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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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자원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대한 올해 정부의 출자금이 지난해보다 14% 증가했다.

액수로 보면 16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최근 세계 각국이 치열한 자원확보전을 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겨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충분치 못하다는 게 자원개발 업계의 반응이다.

광물공사는 지난해 상반기 중국기업과의 해외자원 인수전에서 연달아 실패했다. 호주 로즈베리 아연광산과 캐나다 블룸레이크 철광산광산을 인수하려다 모두 중국기업의 자금력에 밀리고 말았다.

석유공사도 중견 석유개발기업인 아닥스를 인수하려다 막바지에 엄청난 인수금액을 제시한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

이러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선 정부의 풍부한 자금지원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석유공사는 지난해보다 145% 증가한 1조2556억원의 출자금을 받았다. 이를 통해 해외자산 인수와 탐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반해 광물공사는 14%밖에 증가하지 않음으로써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 게 됐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광물공사가 회사채 발행, 자산매각, 자원개발펀드 등을 이용하면 충분히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국내 민간 자원개발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광물의 자주개발률을 확보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광물공사는 이미 지난해 회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이 2008년 85%에서 120%로 크게 증가했으며, 투자금 마련을 위해 내놓은 암바토비 지분은 몇 달째 팔리지 않고 있다. 1조원의 자원개발펀드는 주로 유전개발에 사용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몇 년간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태도를 살펴보면 자원가격이 오를 때는 각종 정책을 내놓으며 관심을 보이다가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무심한 태도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니켈, 철광석 등 원자재가격이 폭등하고 있어 다시 자원확보 정책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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