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의 풍력발전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칼럼> 중국의 풍력발전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 에너지타임즈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10.03.19 17: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승호 교수(광운대 전기공학과)

13GW! 2009년 한 해 동안 중국에 새로 건설된 풍력발전기의 용량이다.

일반 원전 13대의 용량에 해당하며 우리나라 총 발전설비용량의 18%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이로써 중국은 총 25.3GW의 누적 발전 용량을 갖게 됐으며 독일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리에 올랐다. 어떻게 불과 5년 만에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해답은 지난 2월초 한국풍력에너지학회(KWEA, 회장 손충렬) 대표단이 북경의 중국풍력에너지학회(CWEA, 회장 He Dexin)를 방문한 자리에서 얻을 수 있었다. 중국 정부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했기 때문이다.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의 구매를 보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갖춘 국산 풍력발전 시스템이 육성되도록 했으며 지방 정부들과 함께 유력한 풍력발전 단지를 대규모로 개발하여 주요 인프라 구축 및 보다 높은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첫 번째 정책은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에 대한 전량 구매 보장 및 생산량에 비례하는 인센티브 지급이다. 이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정책으로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중국에서 이러한 인센티브를 받으려면 풍력 터빈 부품의 70% 이상이 중국산이어야 한다.

이 제한조건은 2010년부터 철폐되었으나 이미 중국의 주요 핵심 부품메이커들은 이 제도가 시행된 지난 5년간 약 20GW (1MW 터빈으로 환산하면 2만대)의 제작 설치 운전을 통해 수많은 값진 경험을 얻은 뒤였다.

두 번째 정책은 아직도 기술적으로 낮은 수준인 중국의 풍력발전 시스템의 기술 개발 및 성능 개선을 위해 정부가 과감한 투자 및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다.

중국에서 신규로 개발된 대형 풍력발전기 신모델에 대하여 CGC(중국 풍력발전 인증기관)의 인증을 받고 실제로 전력계통에 연계하여 전력을 생산한 경우에는 초기 50대까지 터빈 판매가격의 일부 (약 11만원/kW)를 중국정부가 지원해주는 보조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보조금은 터빈 생산자가 혼자 갖는 것이 아니라 부품 가격 비율에 따라 부품 생산업체와 나누어 갖도록 하였다. 이 얼마나 기발한 발상인가?

세 번째 정책은 중국에서 풍력자원이 우수한 지역을 7곳 선정하여 Wind Power Base라고 하여 각각 10GW 규모의 대규모 풍력발전 단지를 건설하기 위한 마스터플랜과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신장 간서 내몽고 등이 이러한 지역에 포함되며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선제적인 투자로 750kV 고압 송전선로를 건설하고 있다.

이러한 예산이 어디서 났을까? 해답은 전기요금의 일률적인 인상이다. 2006년부터 중국에서는 모든 전기 사용요금에 약 0.18원/kWh의 비용을 추가로 내고 있으며 이 돈을 모아서 미래의 청정 에너지원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어떤가? 우리에게는 어떤 정책이 시급하게 필요한가? 첫 번째는 풍력발전에 대한 국내수요를 확대해야 한다. 선진 터빈 생산자 중 어느 기업도 자국에서의 시장 경험 없이 세계적인 플레이어가 된 사례가 없다.

국산 터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핵심 부품의 국산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규모의 시장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풍력발전기 생산 및 건설기술을 핵심 수출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미 풍력발전의 경제성은 입증된 상태이며 앞으로의 성장잠재력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보장한 1kWh당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단가를 보면 태양광 발전은 최대 606원, 연료전지가 283원인 것에 비해 풍력은 107원으로 매우 낮으며 2009년 연평균 SMP(계통한계가격)인 105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그만큼 발전원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며 국내에서 개발 가능한 풍력발전 잠재량 또한 약 12GW에 이른다. 따라서 지자체를 중심으로 유망지점의 풍력 자원 조사를 1000곳 이상 실시하여 유망 풍력발전 단지를 조기에 개발하고 또한 풍력발전 단지의 운영 실적의 공개를 통한 경쟁을 유도할 것을 제안한다.

특히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거쳐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며 성장잠재력이 큰 풍력발전이 조기에 대표 수출산업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재원 조달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조선분야 세계 1위 국가이다.

최근 조선 4대 기업을 포함한 대표 국내 기업들이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풍력발전 분야에 진출하였다. 우리 국민들의 저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풍력시장을 주름잡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