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 곳”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 곳”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05.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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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
-고리원전 1호기, 우리나라 최초 원전 이어 계속운전
-희망의 등대가 있는 곳, 간절곶에서 본 원전의 미래


최근 우리나라가 원전 30년을 맞아, 업계 분위기가 한층 고조돼 있다. 기후변화대응 핵심에 원전이 있고, 안정적인 전력공급 차원에서 원전은 각광받고 있다. 정부도 곧 원자력에 대한 미래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이번 호에서 기자는 우리나라 원전의 시초인 고리원자력본부(이하 고리원전)를 찾았다. 이 발전소는 서울에서 가장 먼 곳이라고 한다. 지난 1977년 준공된 고리원전 1호기는 우리나라 원전산업의 첫 발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최근엔 계속운전이라는 숙원사업을 해결해 다시 한번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했다.

기자는 지난 22일 김포공항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공항리무진을 타고 울산까지 그리고 다시 직행버스를 타고 좌천이라는 곳에 내렸다. 이곳에서 만난 손성민 고리원전 대리는 ‘먼 길 오셨습니다’라고 첫말을 건넸다. 고리원전의 역사만큼이나 정말 먼 곳인 것 같다.


항공편을 이용했지만 몇 번이나 환승해서 도착. 10여분 자가용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이 지역의 특산물인 미역과 다시마를 말리는 어민들의 모습은 무척 인상깊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맡음 바 일을 충실히 하는 모습. 그리고 또 역군들이 땀을 흘리는 곳, 고리원전의 웅장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발전소는 행정구역상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효암리와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비학·신암리 등 2개 시와 4개 리에 걸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인 고리 1호기는 지난 1971년 11월 착공됐다. 상업운전은 지난 1977년 6월. 우리나라 원전의 시작을 알렸다.


전체 부지는 4700㎡. 여의도 면적의 56%라고 한다. 고리원전 1∼4호기의 총 발전설비용량은 313만7000kW로 현재 가동 중이다. 건설되는 신고리 1∼4호기의 총 발전설비용량은 480만kW로 이 발전소가 준공되면 총 793만7000kW의 대규모 원전단지로 거듭난다.

지난 2006년 기자가 이 발전소를 방문할 당시, 방문객 수에 비해 좁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출장 길에서 본 홍보관은 우리나라의 원전을 홍보하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400억원 가량의 공사비를 투입해 홍보관을 준공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발전소가 문화센터와 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 지역주민들은 문화적 혜택뿐만 아니라 그 동안 접해 볼 수 없었던 수영이나 헬스장 등을 누릴 수 있게 됐고, 옥외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원도 이 지역의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

홍보관은 2개 층으로 꾸며져 있다. 2층에는 과거의 에너지부터 미래 에너지까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가 구성돼 있다. 1층에는 원자력관으로 원자력에 대한 모든 정보와 자료가 한 곳에 모여 있다. 특이하게도 전시장 한쪽 구석에는 이 지역의 가옥을 재연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스포츠센터는 3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수영장과 헬스장 등을 갖춰 지역주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또 문화센터는 문화취미시설과 멀티공연장을 통해 꽃꽂이와 다도, 도자기 체험 등 문화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부대시설로는 고리원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비롯해 자연체육공원(3000평)과 생태연못(210평), 어린이 친수공간(423평) 등으로 꾸며져 있어 발길 닿는 곳마다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이주현 과장은 “이 홍보관은 접근이 용이하고 문화·체육시설과 연계돼 예년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고 있다”며 “에너지와 원자력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하루는 충분하지만 바쁘게 움직여야한다. 발전소와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간절곶을 방문하는 것은 기본 코스이기 때문이다. 이 곳은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곳으로 이름이 나 있다. 그 동안 이름났던 영일만의 호미곶보다 1분 빠르고, 정동진보다 5분이나 더 빠르다.

어쩜 고리원전과 간절곶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간절곶, 우리나라 원전의 시초인 고리원전.

간절곶의 볼거리는 일출을 제외하더라도 등대를 손꼽을 수 있다. 이 등대에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치 오랫동안 바다여행을 하는 선장이 된 듯한 상상을 하게 된다. 억지로 끼워 맞춰 본다면 바다 건너가고픈 우리 원전의 부푼 꿈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등대는 지난 1920년 3월 점등됐다. 등대 앞으로 펼쳐진 솔숲은 그렇게 울창하지는 않지만 공간의 미학과 자연과 적절한 조화 등으로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관리자에게 문의하면 등대에 올라갈 수도 있다. 

등대 안은 나선형의 계단으로 돼 있다. 창으로 바라보는 바다는 신비감과 희망을 보는 듯 마음을 다잡게 된다. 등대를 오른편에 두고 바다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길을 따라 일렬로 포장을 두른 횟집이 잘 정돈돼 늘어져 있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여러 가지 회를 맛볼 수 있는 즐거움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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