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구관이 명관 ? 태양열 시장의 재도약을 기대해보며
<칼럼>구관이 명관 ? 태양열 시장의 재도약을 기대해보며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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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5.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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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호 한밭대 교수-

현재 활발히 개발 중인 재생에너지 열원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경제성 및 기술적 성숙도가 높은 기술을 꼽으라 한다면 대부분이 태양열 분야를 내세우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태양열 기술 분야는 오래된 역사만큼 성공과 실패를 여러 번 경험하였으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진 분야라 할 수 있다.

전세계 총에너지 소비량의 만 배 이상되는 양의 태양에너지가 무궁무진하게 지구에 공급되는 잠재성을 생각하며,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태양열이 찬란한 미래를 열어줄 것으로 꿈꾸어 왔지만, 실상은 현재까지도 그 희망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Bezdek은 2002년 논문에서 과거 미국에서 20년전에 예측한 태양 및 풍력의 현재 기여비율은 무려 40배 정도 과대평가 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일례로 1952년 Paley Commission 보고서에서는 1975년까지 미국 내에 1000만 가구의 태양주택이 건립될 것이라 예측했으며, 1977년 작성된 U.S. 국가 에너지 계획에서는 1985년까지 250만 가구의 태양주택이 건립될 것으로 예측했다.

클린턴 정부시절 2010년까지 13년 동안 미국내 총 가구수의 1%에 해당하는 100만개의 주택 지붕에 태양에너지 시스템을 설치하겠다는 Million Solar Roofs 사업을 착수한 것이 1997년이니 무려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당시의 예측량을 턱없이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예측과 현실사이에는 저유가 시대의 장기화, 높은 투자비용 등등 보급과 관련된 예기치 못한 수많은 장벽이 존재해 왔다.

태양열 기술 및 보급의 부침은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발 초기단계인 70-80년대에 많은 보급이 이루어진 후, 각종 기술적 문제점들로 인해 80년 이후 한동안 장기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성장률이 증가하여, 21세기 들어서는 연평균 20% 이상의 고속 성장률을 보이며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교토의정서의 발효와 함께 세계 각국이 2010년 또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각종 보급 지원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과정에서, 보급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재생에너지원으로 재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동안의 시행착오 및 보급경험을 통해 기술적 장애요인이 상당부분 해결되었으며, 타 열원에 비해 경제성 및 안정성, 보급 파급효과 등이 우수하기 때문에 지원제도를 부활하면서까지 태양열 시스템의 시장확대 및 보급을 촉진시키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선진외국과 유사한 변화과정을 겪어왔다. 70년대말 충분한 기술적 검토 및 경험 없이 보급우선으로 태양열 시스템을 보급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그 여파가 현재까지도 다수 국민들의 막연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90년대 후반 농가주택 보급사업과 함께 시장이 잠시 확대되는 시점도 있었으나, 1997년 IMF를 계기로 다시 급속한 침체기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외국과 동일하게 2000년대 들어 중장기적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태양열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그동안 중단해왔던 태양열 기술분야에 대한 지원 인센티브를 2007년부터 다시 제공하고 있다. 보급목표 달성이라는 분위기 하에 국내 태양열 분야는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겪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현재 보급 확대에 방해가 되고 있는 장애요인 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 및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제한된 태양열 보급시장의 혁신적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의 소형 온수기를 중심으로한 급탕위주 시장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기술로 좀더 다양하고 광범위한 시장을 창출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주택용 난방/급탕 태양열시스템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이러한 변화노력을 입증하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태양열 지역난방 시스템, 하절기 부하 균형 차원의 태양열 냉방 시스템, 커뮤니티 또는 단지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집단 중앙공급 시스템 등의 보급 노력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재도약의 추진과정에서 꼭 잊지 말아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은 과거의 침체원인에 대한 망각일 것이다. 시장 분위기의 고조와 지원정책에 힘입어 자칫 섣부른 발걸음은 회복할 수 없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음을 상기하고 산학연관이 슬기롭게 협력하여 국가 신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의 가장 중추적 에너지원으로 기여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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