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시설하우스 전기보일러 지원 “농민 죽이는 길”
<기자의눈> 시설하우스 전기보일러 지원 “농민 죽이는 길”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9.12.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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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돕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시설하우스 난방설비로 전기보일러를 권장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농림수산식품부는 이 지원사업을 올해 추진했으나 국가적인 에너지차원에서 이미 중단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에서 기존의 석유보일러에서 전기보일러로 교체하는 사례가 늘어난 이유는 유동적이고 비싼 석유보다는 싸면서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전기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전기보일러 설치 시 대부분의 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메리트 중 하나다.

농민들 입장에서 보면 시설하우스의 난방설비로 전기보일러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농사용 전기요금은 생산원가의 38.3% 수준에 불과해 1차 에너지인 석유나 석탄 등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그러나 문제는 국가적인 에너지 낭비 측면도 있지만 차후 왜곡된 전기요금체계가 현실화될 경우 농사용 전기요금이 인상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렇게 될 경우 농가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전기요금이 현실화 될 경우 1차 에너지인 석유보다 2차 에너지인 전기요금이 더 비싸진다. 왜냐하면 전기는 증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나머지 열에너지는 버려지는 등 고급 에너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민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잘못된 정책을 펴기보다는 국가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이 지원사업을 1차 에너지인 석유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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