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장의 생각, 직원의 생각
<칼럼> 사장의 생각, 직원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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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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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고려대 경영대학원 및 노동대학원 외래교수

두 직원이 회사가 교도소 보다 안 좋은 이유를 들먹이면서 잡담을 하고 있었다.

직원A “교도소는 세끼 밥을 무료로 먹여 주는데 회사는 내 돈 주고 사먹어야 하잖아?”
직원B “글쎄 말이야. 교도소에서는 가끔 TV를 볼 수 있는데 회사에서 TV 보면 바로 짤리지”
직원A “하루 종일 2평짜리 공간에 갇혀있는 건 교도소와 다를 바 없다니까”
그때 공교롭게도 이 말을 들은 사장이 두 사람을 불렀다.
사장 “기쁜 소식이 있네. 자네들은 가석방되었어. 이제 자유의 몸이라고. 내일부터 안 나와도 된다네.”


직장 생활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참 재미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을 보는 것도 재미있고, 그 안에 숨어있는 심리상태를 살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사장은 사장 나름대로, 직원들은 직원 나름대로 자신의 입장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직원들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거야? 회사도 직원도 모두 잘 되자고 그러는 건데 왜 사사건건 반항만 하는 거야! 내가 언제 나쁜 걸 제안한 적 있냐고?”한 중견 기업 사장의 말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다른 불만을 갖고 있었다. ‘내 주관을 지킬 수도 없고, 원칙도 없이 수시로 바뀌는 상사의 비위에 맞춰야 하는 게 너무 짜증나. 도대체 회사에서 나는 어떤 존재란 말인가?’ 

경영자 코칭을 하면서 많은 사장들과 직원들을 만나 본 <인코칭>의 홍의숙 대표는 현장의 이야기를 <사장이 모르는 직원 마음, 직원이 모르는 사장 마음>에서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좀 더 살펴보자.
“우리 사장은 너무 강압적이야. 실무자의 입장은 생각하지도 않고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만 하려고 한다니까. 그게 리더십이냐, 독재지!”

“우리 사장은 아무래도 직원들을 감시하는 것 같아. 일할 때마다 지켜보다가 잔소리만 하고 말이야. 사장이 있으면 불편해서 일을 못하겠어!”

“우리 회사는 너무 따분해. 다른 회사는 실적에 따라 보너스도 주고 야유회도 자주 간다는데 우리는 고작 회식으로 때우고 말이야. 우리 사장은 너무 짠 돌이야!”

“진정으로 회사를 위해 제안을 하면 뭐해. 사장은 들어주지도 않는데……. 맨날 말로는 발전적으로 일하자고 하면서 말 뿐이니 일할 맛이 나냐고!”

같은 상황에서 사장은 어떻게 생각할까?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을 알고 싶어서 수시로 살펴보면 맨날 딴 짓만 하는 것 같아요. 알아서들 잘하면 내가 잔소리를 왜 하겠어?”

“회사 사정이 안 좋은데 직원들은 돈 들어가는 일만 제안하니 큰일이야.”

사장과 직원의 생각의 차이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과대 평가가 한 원인이다. 직원들은 흔히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회사나 상사가 자신을 제대로 대접을 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출중한 인물인데 회사가 이런 자신을 알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장의 생각은 반대이다. 차마 드러내놓고 말은 안 하지만 ‘세상에 사람은 많다. 사실 자네는 하는 일에 비해 과한 대접을 받고 있다. 내가 자네를 채용해서 월급을 주는 것만으로도 자네는 감지덕지 해야 한다.’

만약 직원 중에서 다음과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나는 지금의 직장이 너무 좋아. 이런 직장에 들어온 것은 행운이고, 이런 곳에서 일하게 된 것은 정말 영광이야, 그런 만큼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할 거야.’아마 이 사람은 지금의 직장에서 계속 발전하거나, 아니면 다른 직장으로 스카우트 되어 갈 것이다. 

사장의 생각과 직원의 생각의 차이는 ‘상사의 생각과 부하의 생각’으로 변환해도 시사점은 동일하다. 사장과 마찬가지로 상사의 입장에서 보면 부하들은 적극성과 주인의식이 부족하기 쉬우며, 부하가 보기에는 상사도 사장처럼 권위적이고 부하의 고충을 몰라주는 야속한 사람이기 쉽다.

이상의 논의를 통하여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시사점을 생각해 보자.
첫째, 사장과 직원 또는 상사와 부하간에는 생각의 괴리가 크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둘째, 직장생활의 성공의 관건은 상대의 관점을 얼마나 반영하는 가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성공하는 직장인은 상사의 관점에서 회사를 보고 업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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