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상용운항 시작…민관 협력 자율적 사용 방안도 담겨
혼합 의무화 제도 도입…생산기술 고도화와 공급망 강화 추진
【에너지타임즈】 글로벌 지속가능항공유 수요가 2030년 1835만 톤으로 확대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중장기 비전과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담은 전략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항공기 탄소 감소와 새로운 산업 창출을 위해 화석연료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해 항공기 구조변경 없이 사용이 가능한 지속가능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확산 전략을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인천 중구 소재)에서 발표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지속가능항공유는 동‧식물 바이오매스와 대기 중 포집한 탄소 등을 기반으로 생산된 친환경 연료로 기존 항공유 탄소 배출량 평균 80%까지 줄일 수 있다.
현재 19개국이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지속가능항공유 상용운항 중이거나 혼합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지속가능항공유 혼합의무를 2%에서 2030년 6%, 2040년 34%, 2050년 70%로 목표를 설정했다. 아시아에서 싱가포르는 2026년 지속가능항공유 혼합의무 1%를 추진하고 있고, 인도는 2027년 1% 검토하고 있다. 또 일본은 2030년 10%를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으로써 항공기 탄소 감소와 새로운 산업 창출을 위해 지속가능항공유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중장기 비전과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담은 지속가능항공유 확산 전략을 마련해 이날 발표한 것이다.
먼저 정부는 지속가능항공유 급유와 국제선 운항 등 상용운항을 시작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세계적으로 20번째이자 아시아 4번째, 국내 최초로 에쓰오일‧SK에너지에서 생산한 지속가능항공유를 1% 혼합해 인천-하네다 국제선을 운항했다.
테웨이항공은 오는 2일부터 인천-구마모토,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7일부터 인천-하네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10월부터 인천-간사이,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해 4/4분기 인천-후쿠오카와 인천-기타큐슈 국제선에 지속가능항공유 1%를 혼합해 상용운항에 나선다.
이번에 발표된 전략에 2026년까지 민‧관 협력으로 자율적 지속가능항공유 사용 방안도 담겼다.
이날 산업부와 국토부는 항공사‧정유사‧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등과 지속가능항공유 사용 확대에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항공유 상용운항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국토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지속가능항공유 사용 촉진과 친환경 허브공항 조성을 위해 지속가능항공유 사용 항공사에 국제항공 운수권 배점을 확대하는 한편 인천공항 지속가능항공유 항공편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2027년 지속가능항공유 혼합 의무화 제도가 도입된다.
산업부와 국토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arbon Offesetting and Reduction Scheme for International Aviation)가 의무화되는 등 국제항공 탄소규제가 강화되는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지속가능항공유 혼합 급유를 의무화한다.
이 제도는 2019년 국제항공 탄소 배출량 85% 수준 초과 시 항공사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는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126개국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지속가능항공유 사용 의무화에 따른 항공운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항공탄소마일리지제도(가칭) 도입 검토와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등을 추진한다.
지속가능항공유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다양한 원료를 기반으로 한 생산기술 고도화와 공급망 경쟁력 강화도 이날 발표된 전략에 포함됐다.
먼저 산업부는 지속가능항공유 생산 주원료인 폐식용유 이외에도 현재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해외 자원을 공동으로 조사하고, 우리 기업이 사용을 희망하는 원료에 대해선 생산 실증과 품질검증을 지원한다. 또 미세조류와 그린수소 등 원료 수급에 제한이 적은 차세대 원료 기반 생산기술을 확보해 원료 공급역량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석유공사를 비롯한 국내외 대‧중견‧중소기업이 참여하는 K-컨소시엄을 통해 해외 원료를 확보하고 저장‧유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또 수요를 기반으로 바이오원료 수거·처리·정제시설‧생산공장‧연구기관 등 지속가능항공유 핵심 인프라 집적화 지원을 추진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우리가 항공유 수출 1위 경쟁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지속가능항공유 공급역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는 글로벌 지속가능항공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이 전략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후위기 대응과 항공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제항공 탄소 감축 핵심수단인 지속가능항공유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우리나라가 항공분야 탄소중립 선도국가로서 위상을 확립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