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고도화설비로 대처하자”
고유가, “고도화설비로 대처하자”
  • 정치중 기자
  • jcj@energytimes.kr
  • 승인 2008.05.0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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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급 벙커C유, 고부가가치 경질유로 전환
고도화 비율 낮은 정유사 올 1분기 실적↓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정유사들이 올 1분기에는 마이너스 실적들을 내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과 환차손으로 인한 수익기반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오르내리면서 일반 정유시설에서 원유를 처리해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얻는 단순정제마진이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배럴당 단순정제마진은 -2.99달러였던 것이 1분기에는 -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고 벙커C유 가격마저 급락함에 따라 1분기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이 내놓은 방안은 고도화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4개 정유사들은 총 8~9조원대의 투자계획을 세워 고도화시설 확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고도화설비란 벙커C유 등 부가가치가 낮은 중질유를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로 바꿔주는 시설이다. 중질유를 단순정제 했을 시 50%이상이 벙커C유다. 하지만 이 제품가격은 현재 원가 이하에 형성돼 있기 때문에 생산하면 할수록 역마진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원유 정제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성되는 이 제품을 생산 중단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실제로 4개 정유사 올 1분기 실적은 SK에너지와 에쓰오일만 영업이익을 냈지 GS칼텍스는 적자를 기록했고, 아직 발표는 안됐지만 고도화비율이 가장 낮은 현대오일뱅크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내수 시장점유율이 낮은 에쓰오일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약 6.5%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가 약 4.2%인 것에 비해 높은 영업실적을 올렸다.

그 이유는 내수 시장점유율은 4개 정유사 중에서 가장 낮지만 고도화비율은 국내에 가장 높은 33.3%라는 수치가 말해 주듯 저급벙커C유에서 고부가가치의 경질유를 다시 생산하면서 수익개선을 이끌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만 봐도 고도화설비 확충은 시급한 사안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원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환율 또한 오른 상황에서 비싼 원유를 수입하기 보다는 값싼 벙커C유를 경질유로 전환시키는 것이 수지에 맞다”며 “고도화설비 확충은 이미 세계적으로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이미 제4기 중질유분해공장 준공에 나선 상태이고, GS칼텍스는 현재 제3중질유분해시설 건설을 추진중이다. 총 투자비만 3조원대에 이른다. 에쓰오일은 이미 90년대부터 설비투자를 해온 결과 이미 100%에 가까운 벙커C유 처리 능력을 가졌고 현대 오일뱅크는 현재 2조1000억원을 투자해 충남대산산업단지에 고도화시설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정유사들의 설비투자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원자재가격급등으로 인해 설비투자기 쉽지만은 않고 고급인력 또한 확보하기 쉬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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