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계통 신뢰도 유지 대안…찰떡궁합 양수발전
전력계통 신뢰도 유지 대안…찰떡궁합 양수발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5.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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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탄소중립 시대! 불변의 진리 ‘양수발전’
② 심현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

평상시 전기요금 기준인 SMP 낮춤으로써 비용 최적화 역할
비상시 빠른 기동으로 주파수 유지함으로써 광역 정전 막아
국가 전력망 신뢰도 유지에 필요한 발전 자원 중 하나 평가

심현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
심현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

【에너지타임즈】 간헐성 특성을 가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양수발전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전력계통 측면에서 양수발전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심현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전력계통 운영과정에서 양수발전은 국가 전력망 신뢰도 유지에 필요한 발전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과정에서 양수발전은 그만큼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심 센터장은 전력계통에 대해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사용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물리적으로 상호 연결된 설비 일체라고 설명하며 발전설비와 함께 송·변전설비와 배전설비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전력계통 운영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의 속도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전기의 특성을 고려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업무는 전력거래소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전력의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이른바 주파수 유지를 위해 공급만으로 주파수를 유지하는 것보다 공급과 수요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양수발전을 이용한다면 비용 최적화를 비롯해 전력계통 신뢰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전력시장이 개설되고 전력거래소가 설립되는 한편 발전공기업이 한전으로부터 분사될 때 표면화된 논란은 아니었으나 양수발전을 전력거래소에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기도 했다. 또 발전공기업이 운영하던 양수발전이 한수원으로 이관되던 당시에도 양수발전을 전력거래소에서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전력거래소가 발전소를 운영하는 상식에서 조금 벗어나는 주장이 나온 것은 그만큼 양수발전이 단순하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 개념보다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 수단으로서 그 역할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력거래소가 전력계통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을 맞출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양수발전이기 때문에 그렇다.

심 센터장은 전력계통에서 평상시와 비상시의 양수발전 역할을 소개했다.

먼저 그는 평상시 양수발전 역할과 관련해서 1978년 4월 국내 최초의 상용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발전설비용량 587MW)가 상업 운전을 시작했고, 이듬해인 1979년 10월 국내 최초의 양수발전인 청평 양수발전 1호기(발전설비용량 200MW)가 상업 운전을 시작하는 등 원전과 양수발전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원전이 건설되면서 양수발전이 건설됐다고 설명했다.

원전은 안전성으로 인해 출력 조절이 쉽지 않은 이유로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하다. 수요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야간에 양수발전은 하부저수지에서 상부저수지로 양수하면서 과잉 생산된 전력을 소비하면서 주파수를 맞추게 되는 것이다.

이후 원전 확대와 함께 양수발전은 모두 7곳으로 늘어났다. 현재 양수발전 발전설비용량은 4.7GW에 이르고 이 용량은 전체 발전설비용량 3.4%에 해당한다.

이어 그는 전력수요가 많은 주간에 양수발전이 전력을 생산하면 공급능력을 늘리게 되는데 이때 비싼 발전기 가동을 줄임에 따라 결국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역할을 설명했다.

전기요금 결정 기준이 되는 계통한계가격(SMP)이 발전단가가 가장 높은 발전기가 결정하게 되는데 양수발전이 전력을 공급하면서 SMP를 결정하는 발전기 발전단가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SMP를 낮추는 역할을 해서 그렇다.

또 심 센터장은 태양광발전 보급 확대로 양수발전 역할이 더 강조되고 있다고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태양광발전 발전설비용량은 2015년 3GW에서 2020년 17.8GW로 늘어나는 등 4월 말 기준으로 26.5GW에 이르고 있다.

그는 일부 원전이 정비에 들어간다면 일사량이 높은 날엔 태양광발전 발전량이 원전을 넘어서기도 한다고 언급하면서 이 같은 전력계통 상황을 반영해 태양광발전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양수발전은 양수하고 전력수요가 많아지는 저녁에 양수발전이 발전하는 방식으로 운영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심 센터장은 대형 발전기가 불시고장 등으로 전력계통에서 탈락할 때 양수발전은 전력계통 신뢰도 유지에 너무나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발전원이라고 소개했다. 대형 발전기가 대거 전력계통에서 탈락하면서 주파수가 흔들리게 되면 광역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이때 양수발전이 대규모 전력을 3분 안에 공급할 수 있어서 그렇다.

이어 그는 태양광발전 보급 확대로 전력공급 측면에서 태양광발전 발전량이 예측을 크게 벗어나면서 생산이 과잉되거나 부족한 비상시에도 양수발전은 양수와 발전을 통해 전력계통 신뢰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발전이 날씨와 관련 있어 과도하게 일사량이 많아지면 과잉 생산이 되고,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발전량이 현저하게 부족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이때 양수발전이 태양광발전 발전량 변동을 반영한 양수와 발전으로 수급을 맞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심 센터장은 태양광발전 보급 확대에 대비한 전력계통 안정화 대안으로 양수발전과 ESS(Energy Storage System)가 손꼽히나 전력계통에서 그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소개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출력 변동성에 대응하는 역할은 흡사하지만 엄밀하게 따져보면 양수발전은 용량은 크지만 정교함이 ESS 대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ESS는 정교함이 뛰어나나 양수발전 대비 용량이 크지 않다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그 역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월 확정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재생에너지 백업 설비로 단주기와 장주기를 구분해서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단주기는 주파수 유지와 실시간 수급 균형 확보 등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설비이며, 장주기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완화와 부하 평준화 등 공급과잉 대응설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단주기는 ESS, 장주기는 양수발전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면서 그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 전력계통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며 장주기와 단주기 설비를 적기에 건설돼야지만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심 센터장은 양수발전 현장 근로자들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기동과 정지가 잦아지면서 현장의 근무환경이 좋지 못한 것과 관련해 수요가 낮은 주말에 불가피하게 화력발전 정지와 함께 양수발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전력거래소는 현장 직원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앙전력관제센터는 발전사 현장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공급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인력교류를 시행하고 있고 올해는 민간발전사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출력 조절이 가능한 양수발전을 비롯한 가스복합발전과 석탄발전 등의 가혹한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현장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불가피함을 공유하는 차원이 강한 조치다.

그러면서 그는 인력교류를 통해 중앙전력관제센터 근무를 체험하게 되면 실시간 전력 관제 어려움을 이해하고 협조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중앙전력관제센터는 앞으로도 현장 직원과 소통을 강화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현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
심현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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