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안전 운동…직원 때 품었던 꿈 CEO 돼서 이뤄
거북이 안전 운동…직원 때 품었던 꿈 CEO 돼서 이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1.0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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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빈 중부발전 사장, 안전 최우선 경영 핵심 기본 충실한 것 강조
산업재해 근원 ‘빨리빨리’ ‘대충대충’ 등 출발…현장 내 분주함 해소
구성원 모두 실천할 수 있는 BACK TO THE BASIC 캠페인 등 추진
중대재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산업재해율 창사 이래 최저 수준
자율·상생·안전전문성 강화 시즌 2 추진…산업재해율 제도 목표 설정

【에너지타임즈】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에겐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오랫동안 품어왔던 목표와 꿈이 있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기름밥을 먹어야만 공감이 가능한 목표와 꿈을 품고 최고경영자 자리에 앉으면서 그는 그 목표와 꿈을 향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김 사장과 오랫동안 함께 일한 직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입버릇처럼 그는 분주한 현장으로 효율은 높아지고 편의성을 높여 주는 디지털의 편리함은 업무나 안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기본을 배제한 효율성과 편리성은 언제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만난 김 사장은 이점을 거듭 강조했다. 클릭 한 번으로 계산되고 운영되는 시대에 기본이 되는 원리를 모르고선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는 본인의 지론을 폈다. 현장에서 전수돼야만 하는 경험이 전수되지 않고 정년퇴직으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이 몹시 아쉽다고 말했다.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것이 움직이고 있으나 설비에 고장이 발생하고 디지털 시스템이 가동을 멈춘다면 그때 대처가 묘연해지는데 그때 아날로그 대체가 필요하다. 단순 설비 고장이라면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만 감내하면 되겠지만 안전과 관련된 것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 진화가 중요한 것처럼 안전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가 강조한 것은 바로 현장 분위기였다. 빠름에 익숙해져 놓칠 수 있는 그런 부분부터 챙기자는 것이 핵심인 동시에 기본이라고 본 것에서 거북이 안전 운동이 탄생한 배경이 됐다.

느림은 빠름으로 놓칠 수 있는 기본을 챙길 수 있고, 그래서 한 번 더 주위를 살펴봄으로써 위험요인을 스스로 제거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돼 안전에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추진된 거북이 안전 운동은 현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처음에 다소 불편함이 있었으나 여유를 가진 현장은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얼마 전 만난 중부발전 한 사업소장(現 본사로 인사이동)은 그동안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분주한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불안감이 컸으나 거북이 안전 운동을 시작한 후 현장이 여유로워지면서 사업소장에 가해진 압박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그에 따른 업무효율이 더 커진 부분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올해도 중부발전은 안전 문화인 거북이 안전 운동을 계속 이어간다. 본지는 지난해 본격화한 거북이 안전 운동 성과를 살펴보는 한편 올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것인지를 살펴봤다. 

중부발전 본사(충남 보령시 소재) 전경.
중부발전 본사(충남 보령시 소재) 전경.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

중부발전 안전 문화 핵심은 기본이다. 안전 문화를 혁신하겠다면서 중부발전이 정한 혁신방안은 기본부터 다시 챙기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모든 작업과 업무가 쉬워지고 편리해지는 반면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기본이 외면받게 된다는 것은 안전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중부발전은 외부 전문기관에 의해 자사 안전관리 실태를 진단했고 기획재정부 안전관리 개선 권고안을 반영한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재정립함으로써 중대 재해 예방을 선도하는 한편 더 나아가 기본에 충실한 안전 원칙을 구성원 모두가 실천할 수 있도록 ‘BACK TO THE BASIC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발전소 고위험 작업 현장에 잠재된 안전 유해 위험요인이 제거될 수 있도록 경영진 안전경보제도가 도입돼 운영되고, 이 제도는 경영진이 직접 현장을 지도하고 점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중부발전 경영진은 일주일에 최소 한 번꼴로 현장을 방문해 현장 안전 지도와 점검을 통해 현장의 안전 취약 개소를 발굴하고 시행에 나서는 등 안전관리에 경영진이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점은 현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현재 중부발전은 석탄발전소 대표 안전취약시설인 석탄 취급설비 안전 유해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안전 펜스와 안전 덮개 설치를 비롯해 현장 조도 개선과 분진 저감 설비 도입 등 취약시설에 대한 개선 활동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부발전은 기본을 지키는 안전 문화로 거북이를 닮은 안전 운동을 펼치고 있다. 빠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 활동을 꼼꼼히 챙겨보자는 것으로 느리지만 안전을 꼼꼼하게 챙겨보자는 것이다.

모든 산업재해 근본적인 원인은 기본을 지키지 않고 ‘빨리빨리’와 ‘대충대충’ 등에서 출발한다. 다수 협력사가 참여해 진행되는 건설공사 현장에선 물량 할당식 작업과 공사 기간 단축이 일상화돼 있기 때문이다.

중부발전은 이 같은 행태의 작업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2021년부터 모든 사업장에 거북이 안전 운동을 도입했다. 거북이는 느리지만 천천히 한 걸음씩 목표한 곳을 향해 묵묵하게 나아가는 상징적인 동물이다. 중부발전은 작업 안전 절차 준수를 위해 느리지만 단계별 절차를 밟아가는 자사만의 고유 안전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중부발전은 협력기업 근로자와 공사감독이 참여해 위험성 평가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작업계획 수립 전에 근로자가 위험성 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안전한 작업을 위해 현장의 안전과 보건 조치 시행, 작업 대상 설비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위험성 평가 기반 계통격리 제도인 LOTO(Lock Out Tag Out) 절차를 적용한 ‘K-PTW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는 작업수행 모든 과정에 최고경영자 안전 최우선 경영방침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고, 사업소 현업부서까지 자연스럽게 이 문화는 정착되고 있다.

일찍이 빨리빨리 작업절차에 익숙한 내부 직원과 협력기업 근로자의 거부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중부발전은 일찍이 이 같은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 활동과 시스템 보완작업, 사용자 교육 등으로 조직의 안전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행동을 취했다.

중부발전이 안전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다만 협력기업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참여하고 기본에 충실한 행보를 문화로 승화시킨 결과 2021년에 이어 지난해 안전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중부발전에서 중대 재해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산업재해율도 창사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중부발전은 ▲2022년 대한민국 CEO 명예의 전당 최우수 CEO 선정 ▲2022년 안전 문화 유공 대통령상 수상 ▲고용노동부 주관 제30회 안전 경영 대상 기타 산업부문 수상 ▲2022년 국가재난관리 유공 대통령상 수상 등 안전 분야에서 각종 정부표창을 수상해 외부기관으로부터 안전 경영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중부발전은 그동안 성과를 바탕으로 자율과 상생, 안전 전문성을 강화한 거북이 안전 운동 시즌 2를 올해 추진한다. 산업재해는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현장에는 빠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것들, 화재로 따지면 잔불에 해당하는 것마저도 근절하겠다는 목표를 중부발전은 설정했다.

지난해 거북이 안전 운동으로 안전 문화 향상과 안전 역량 강화 등으로 중부발전 내 산업재해는 눈에 띄게 줄었으나 작업 후 현장 정리 정돈 미흡 등 안전 수축 미준수로 인한 경미한 안전사고와 아차 사고는 아직 근절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율과 상생, 안전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거북이 안전 운동 시즌 2가 추진되는 것이다.

거북이 안전 운전 시즌 2는 안전 문화를 강제가 아니라 근로자 스스로 관심을 가지도록 하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부발전은 모든 근로자가 스스로 관심을 가지면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참여한 안전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안전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협력기업과 함께하는 ‘Show me the Safety 페스티벌’을 운영한다. 이 페스티벌은 감성 안전 토크쇼와 안전 퀴즈왕 선발대회 등 일생 생활 속 안전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안전 분야에서도 중부발전 상생협력은 계속된다. 협력업체 안전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원하는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중부발전은 정부의 중대 재해 감축 로드맵에 따른 신속한 정부 정책 이행을 위해 협력기업 안전보건 경영체계 인증 지원사업을 지난해 2곳에서 올해 6곳으로 확대해 지원하는 한편 안전관리 활동과 안전 문화 조성을 위해 영세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장에서 보유한 안전 장비를 무상으로 대여하고 관련 품목을 확대하는 등 협력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안전 전문성 확보를 위해 중부발전은 근로자 안전의식 내재화를 위한 교육대상별 맞춤형 전문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중부발전은 작업 전 위험성 평가 전문성을 확보함으로써 산업재해를 근절하기 위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한 산업위험성평가사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입직원 채용 교육 시 위험성 평가를 기본교육에 반영해 현업부서 업무 수행 전 안전관리 전문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중부발전은 올해 전년 대비 성과를 뛰어넘어 발전공기업 최초로 산업재해율 제로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

그 일환으로 중부발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영을 시작한 ‘준법 경영 안전망(CP-Net) 시스템’과 현장 안전관리에 있어 ‘작업 현장 맞춤형 안전관리 기술’을 개발해 보급할 수 있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중부발전은 근로자 안전보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사고사례 중심으로 동영상 교안을 개발하고 빅데이터 기반 위험지수를 바탕으로 위험작업에 대한 과학적 감찰 활동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도 중부발전은 365일 안전한 국민 안심 발전소 구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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