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전기·가스요금 일단 인상
우여곡절 끝 전기·가스요금 일단 인상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09.3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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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전기요금 기준연료비 잔여 인상분 포함 kWh당 7.4원 올라
대용량 고객 전기요금 차등 인상 추진…kWh당 16.6원까지 오르기도
연료비 폭등 따른 SMP 급등 이어지며 인상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
주택·일반용 도시가스요금 서울 소매시장 기준으로 MJ당 2.7원 인상
우크라이나戰 LNG價 상승 등으로 인한 도시가스요금 인상 불가피해
가스공사 미수금 반년 만에 3.5배 늘어난 것도 요인 중 하나 손꼽혀
대성에너지에서 보급한 스마트가스계량기.
대성에너지에서 보급한 스마트가스계량기.

【에너지타임즈】 10월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인상된다. 전기요금은 기준연료비 인상분을 포함해 khW당 7.4원 오르고 서울시 기준 주택·일반용 도시가스요금도 MJ당 2.7원 오른다.

한국전력공사(사장 정승일)는 오는 10월 1일부터 올해 인상될 예정이었던 기준연료비 잔여 인상분 4.9원과 함께 연료비조정단가 2.5원을 포함해 2022년도 4/4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7.4원을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와 함께 한전은 대기업 등 대용량 사용자에 대한 전기요금 차등 인상도 추진된다.

4kW 이상 300kW 미만 사용자용인 산업용 갑과 일반용 갑 전기요금은 kWh당 2.5원만 조정되지만 300kW 이상 대용량 전기요금인 산업용 을과 일반용 을은 kWh당 2.5원에 추가 인상분이 적용된다.

300kW 이상 사용자 대상인 산업용 을 고압A(표준전압 3300V~6만6000V)와 일반용 고압A(표준전압 3300V~6만6000V) 전기요금은 연료비조정단가 2.5원에 4.5원이 추가되면서 kWh당 7원이 오르게 된다. 인상이 확정돼 있던 기준연료비를 더하면 모두 11.9원이 오르는 것이다.

산업용 을 고압B(표준전압 15만4000V 이상)와 산업용 을 고압C(표준전압 34만5000V 이상), 일반용 을 고압B(표준전압 15만4000V 이상)은 연료비조정단가 2.5원에 9.2원이 추가돼 kWh당 11.7원이 인상된다. 기준연료비를 포함하면 모두 16.6원이 오르는 것이다.

정부와 한전은 올해 4/4분기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서 연료비 폭등 상황에서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발전 연료인 LNG와 석탄 가격이 치솟으며 이달 계통한계가격(SMP)은 kWh당 255원까지 급등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한국 LNG 가격지표(JKM) 기준 천연가스 가격은 2020년 MMBtu당 4.4달러에서 2021년 18.5달러,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35.1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가격은 2020년 대비 8배, 전년 대비 1.9배 늘었다.

호주산 기준 석탄 가격은 2020년 톤당 60.6달러에서 2021년 138.4달러,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353.5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가격은 2020년 대비 5.8배, 전년 대비 2.6배 늘었다.

전기요금 조정에 최대 변수인 계통한계가격(SMP)는 LNG와 석탄 등 발전연료비 상승의 영향을 받아 2020년 kWh당 68.9원에서 2021년 94.3원,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176.7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SMP는 2020년 대비 2.6배, 전년 대비 1.9배 늘었다.

한전은 연료비 급등에 따른 SMP가 상승했지만 이를 제때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원가 이하의 전기를 팔고 있어 적자를 내는 것이다. 올 상반기 한전 영업적자는 14조3000억 원에 달했고 8월 말 기준 사채발행 규모는 19조8000억 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연료비 상승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하면서 한전은 지난 4월 kWh당 6.9원(기준연료비 4.9원 포함), 7월 kWh당 5원을 인상한 바 있다.

특히 한전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취약계층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조치도 마련했다.

먼저 한전은 지난 7월부터 적용 중인 복지할인 한도 40% 확대를 연말까지 연장해 취약계층 전기요금 부담을 318억 원 추가로 줄여주기로 했다. 또 장애인·유공자·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대가족·3자녀·출산가구 등 336만 가구가 받는 상시 복지할인(8000~1만6000원)에 월 최대 6000원 추가 할인으로 최대 207kWh까지 전기요금을 전액 지원한다.

이와 함께 한전은 사회복지시설에 대해선 할인 한도 없이 전기요금 인상분의 30%를 할인해 줌으로써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2022년 4/4분기 전기요금 조정 내역.
2022년 4/4분기 전기요금 조정 내역.

올해 4/4분기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주택·일반용 도시가스요금도 인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부터 주택·일반용 도시가스요금을 서울시 소매 도시가스요금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천연가스 공급 규정 개정을 통해 확정된 정산단가인 MJ당 0.4원에 기준원료비 인상분인 MJ당 2.3원을 포함한 MJ당 2.7원을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5월 MJ당 1.23원, 7월 1.11원을 인상한 바 있다.

이번 인상으로 주택용 도시가스요금은 현행 MJ당 16.99원에서 19.69원, 일반용(영업용1) 도시가스요금은 16.60원에서 19.32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이번에 도시가스요금을 조정한 배경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 차질 등의 여파를 맞으면서 국제 LNG 가격이 높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환율이 1400원대까지 급등하는 등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늘어난 주택·일반용 미수금도 도시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한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원가 이하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면서 수입 LNG 대금 중 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손실액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1조8000억 원 수준이었던 가스공사 미수금은 올해 2/4분기 기준 5조1000억 원으로 3.5배나 급증했다.

미수금이 지나치게 누적될 경우 겨울철 천연가스 도입대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천연가스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주택·일반용 도시가스요금 조정 내역.
2022년 10월 주택·일반용 도시가스요금 조정 내역.
30일 정부서울청사(서울 종로구 소재)에서 열린 비상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30일 정부서울청사(서울 종로구 소재)에서 열린 비상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한편 30일 열린 비상경제 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에너지 위기 대응과 저소비 구조로 전환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이 상정돼 논의됐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현재 세계는 1970년대 오일쇼크에 준하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상황에 직면하면서 주요 제조 강국조차 큰 폭의 무역적자와 함께 마이너스 성장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국은 에너지 요금 대폭 인상과 에너지 소비 절약, 재정투입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위기는 우리 경제에도 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으며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연료비 에 취약해진 가운데 그동안 에너지 요금 인상 억제와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어 이젠 경제‧산업 전반을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는 한편 우리가 직면한 위기가 에너지 소비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기회이기도 한 만큼 모든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그는 “수요 효율화를 유도하고 공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안정적 공급기반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에너지 요금의 가격 기능 회복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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