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안보 기틀 마련…佛 EDF 완전 국유화 강공
에너지 안보 기틀 마련…佛 EDF 완전 국유화 강공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07.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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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지분 16% 인수가 12유로 제시 등 인수금액 97억유로 관측
에너지 독립 보장과 기후변화 위기 대응 방점 국유화 계획 결정
러시아 석유·가스 의존도 낮으나 낡은 원전 업그레이드 할 상황
1980년대 지어진 원전 투자 이뤄지지 않아 폐쇄 등 문제 일으켜
지난 6일 엘리자베트 보른(Elisabeth Borne) 프랑스 총리가 첫 의회 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엘리자베트 보른(Elisabeth Borne) 프랑스 총리가 첫 의회 연설을 하고 있다.

【에너지타임즈】 프랑스 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지역 에너지 위기가 심각해진 가운데 에너지 주권을 지키는 대책으로 자국 최대 원전기업인 EDF를 완전하게 국유화하는 결정을 한 가운데 민간에 공개된 지분 16%에 대한 인수가를 제시하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9일 프랑스 정부는 자국의 원전기업이자 유럽지역 최대 원전기업인 EDF를 완전한 국영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민간에 공개된 지분에 주당 12유로(한화 1만6000원가량)를 인수하겠다는 인수가를 제시했다.

프랑스 정부에서 제시한 인수가 12유로는 EDF 국유화 방침 발표 직전 종가에 53%를 더한 가격으로 프랑스 정부의 총 인수금액은 97억 유로(한화 13조 원가량)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프랑스 정부는 자국의 1400개에 달하는 발전사를 통합해 EDF를 설립한 바 있다. EDF는 2005년까지 국영기업으로 운영됐으나 지분 16%가 민간에 개방되면서 일부 민영화됐다.

프랑스 내 모든 원전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기준 연 매출 850억 유로(한화 113조1529억 원가량)을 기록한 EDF는 명실공히 프랑스 최대 기업 중 하나다. 다만 EDF는 현재 430억 유로(한화 57조2460억 원가량)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달 초 EDF 완전 국유화 계획이 공식 발표됐다.

지난 5월 취임한 엘리자베트 보른(Elisabeth Borne) 프랑스 총리는 지난 6일 가진 첫 의회 연설에서 EDF 국영화 계획이 프랑스 에너지 독립을 보장하고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보른 총리는 “프랑스는 자국 전력의 70%를 원전으로 충당하는 등 원전 의존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더는 러시아 석유·천연가스에 의존하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프랑스는 현재 84%인 EDF 정부 지분을 100%로 올려 에너지 주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경제에 직접 개입하는 오랜 전통을 가진 프랑스는 1980년대 이후 국영기업 대부분을 민영화한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친기업적 공약으로 당선됐으나 기후변화 등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주요 기업을 국유화함으로써 프랑스 경제 주권과 에너지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월 마크롱 대통령은 2035년까지 517억 유로(한화 68조7429억 원가량)를 투입해 대형 차세대 가압 경수로 반응로 14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프랑스 정부가 EDF를 완전한 국영기업으로 전환하려는 배경엔 노후 원전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되지 않음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는 독일 등 다른 유럽국에 비해 러시아에 대한 석유·천연가스 의존도가 낮으나 에너지 독립을 유지하려면 낡은 원전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 프랑스 내 원전 대부분은 1980년대에 지어졌다. 이들 원전에 대한 제대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잦은 고장이 발생하며 얼마 전부터 원전 절반가량이 폐쇄되는 등 전력생산량이 최근 30년 사이 최저로 떨어지면서 원전 관리에 문제가 되고 있다.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프랑스 EDF 완전한 국영기업 정책은) 에너지 주권을 위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유럽 전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 EU-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는 등 유럽지역에서 에너지 주권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한전도 에너지 전환 등에 따른 전력망 보강 등이 시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완전한 국영기업으로 전환하는 EDF가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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