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3/4분기 전기요금 인상…가파른 물가가 문제
불가피한 3/4분기 전기요금 인상…가파른 물가가 문제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06.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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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산업부‧기획재정부 3/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제출
분기별 ±3원 등 연료비 조정단가 상‧하한 인상해야 요청
당정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하다고 공감하면 발언 잇따라
박일준 2차관 전기요금 인상보다 인상 폭 중요하다 강조
한전 출자지분과 해외 발전소 등 1300억 자산매각 완료
전기계량기. (사진=뉴시스)
전기계량기.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올해 한전 적자가 20조 원을 웃돌 것인지 아니면 소폭이나마 제한할 것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3/4분기 전기요금 결정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무게가 실리고 있고 주무 부처인 산업부도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나 물가를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판단이 사실상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7일 정부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산업부와 기획재정부에 2022년도 3/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제출했다. 또 연료비가 치솟는데 전기요금 인상분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적자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연료비 조정단가를 상·하한을 올려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기준연료비, 연료비 조정단가,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분기마다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해 결정되고 있으며 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인 실적연료비에서 기준연료비를 뺀 값에 변환계수를 곱해 산정되고 있다. kWh당 분기별 ±3원, 연간 ±5원으로 상·하한 제한이 있다.

연료비 인상 추이를 고려할 때 3/4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0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18.9달러로 연초 대비 54.7%나 뛰었고, 호주 뉴캐슬 유연탄도 톤당 398달러로 연초 대비 97.5% 급증했다. LNG는 지난 4월 톤당 694.5달러로 연초 대비 17.7% 줄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15% 올랐다.

전기요금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를 적기에 반영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물가다.

지난 2월 3%대 후분 수준이었던 물가 상승률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달 5.4%로 뛰었다. 물가상승률이 5%대를 보인 것은 2008년 9월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 하반기엔 6%대 진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일단 당정은 한전 적자 등을 고려할 때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감하면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열린 당정 협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에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음에도 이를 억눌렀다. 물가안정특위에서 이 부분을 통제할 수 있으나 그렇게 된다면 시장 기능이 왜곡된다. 정부에서 적절히 판단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박일준 산업부 제2차관이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보다 인상의 폭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한전 적자 사태 후 산업부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차관은 “(전기요금) 인상보다 인상의 폭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kWh당) 1~3원을 올려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기요금 인상은 당연히 불가피하다. 전기요금 (인상)뿐만 아니라 다른 제도도 필요하고 한전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3/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두고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전기요금에 대한 물가 우려 부분도 있으나 산업부 입장에선 쉽게 볼 수만은 없는 문제라고 계속 얘기를 하고 있고, 물가 당국도 이 부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전은 출자지분과 해외 발전소 등 1300억 원에 달하는 자산매각을 완료했다.

지난 16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이달 현재 출자지분 2건, 부동산 3건 등 모두 1300억 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완료했다.

한전은 최근 한국전력기술 지분 14.77% 매각을 위한 이사회를 상정했고, 125억 원 규모의 신안태양광발전 투자회수도 완료했다. 또 28억 원 규모의 한국전기차충전 매매계약 체결 등 속도감 있는 매각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사업 구조조정과 관련 한전은 필리핀 세부발전소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연내 매각을 완료할 방침이며, 발전공기업이 보유한 탄광 매각 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해외사업 지분매각 제한 조항 등을 고려해 해외 석탄발전소 단계적 철수를 추진하고 경영권 유지 범위 내에서 일부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인허가 등 제약요건이 없는 부동산을 빠르게 처분하고 있다. 의정부변전소 잔여부지 등 즉시 매각이 가능한 15곳 중 2곳의 매각을 완료했다. 또 1곳은 입찰을 진행하고 있고 3곳은 입찰공고를 내는 등 매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전은 자산매각 이외에도 공공성 목적으로 보유 중인 출자지분 유동화를 검토하고 있고 사채 발행 한도 확대를 위한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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