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타임즈】 용량가격 환경기여도가 도입 6년 만에 삭제됐다. 온실가스 배출 전력시장 제도 일원화와 온실가스 배출 비용과 시장 가격신호 정합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가스발전 중심 민간발전업계는 손실이 불가피해 반발하고 있다.

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20일 규칙개정위원회를 열고 연료전환 성과계수 개정(안) 등 8개 안전을 심의·의결하고 지난 27일 전기위원회 심의와 31일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지난 1일부터 시행했다.

이번에 개정돼 시행 중인 안건은 ▲제주지역 수요자원시장 분리 운영을 위한 개정(안)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거래 정산금 관련 규칙개정(안) ▲중앙급전 전기저장장치 용량정산금 산정 기준 규칙개정(안) ▲RPS 의무이행 비용 정산 절차 개선(안) ▲지역별 가격결정 시행 시기 조정(안) ▲연료전환 성과계수 개정(안) ▲기준용량가격 용어 정의 명확화(안) ▲판매사업자의 채무불이행 시 조치 관련 규칙개정(안) 등이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안건은 연료전환 성과계수 개정(안)으로 용량가격 환경기여도를 삭제하고 발전기여도만 고려해 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탄소배출 기준 환경기여도 20%와 발전기여도 80%는 발전기여도 100%로 산정 기준이 바뀌었다.

용량가격 환경기여도는 발전기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용량가격에 반영해 차등하는 계수로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변화에 효과적 대응을 목적으로 2016년 10월 도입된 바 있다.

다만 지난 1월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비용을 발전기 열량 단가에 반영하는 배출권 열량 단가 제도가 시행되면서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전력시장 제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전력거래소 측은 온실가스 배출 관련 전력시장 제도를 일원화해 온실가스 배출 비용과 시장 가격신호의 정합성을 제고하고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민간발전업계는 환경기여도를 삭제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가스발전 경제성이 줄어든다고 반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일수록 환경기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발전업계 고위 관계자는 “민간발전업계 발전기 대부분은 가스발전인데 환경기여도가 없어지게 되면 민간발전업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뿐만 아니라 판매사업자인 한전 채무불이행 시 조치와 관련한 규칙도 개정됐다.

종전엔 한전이 채무불이행 시 채무불이행 결정 당일부터 전력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되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전력시장 전체 거래량 99% 이상을 구입하고 있는 한전에 대한 거래 정지는 전력시장 마비로 인한 국가적 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안정적인 전력시장 운영을 위한 예외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 한전이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금리 상승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으로 판매사업자 채무불이행에 따른 거래 자격 정지 처분을 보류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판매사업자가 채무불이행 예정 사실을 차수별 결재일 이전에 통지하고 채무불이행 해소계획을 제출하면 30일간 거래 자격 정지 처분이 보류된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한전의 유동성 문제가 계통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전력사용자에게 재생에너지를 직접 공급하는 직접 PPA 제도 도입에 따라 정산금과 관련한 규칙도 개정됐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직접 PPA 거래에 대한 부가·용량 정산금 등에 대한 산정 기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직접 구매자에 적용하는 기준용량가격은 당해연도 전체 발전기 기준용량가격의 평균값을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