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 비상모의훈련…상황설정이 더 힘든 이유?
전력수급 비상모의훈련…상황설정이 더 힘든 이유?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1.12.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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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거래소 전력수급 궁금증 해소를 위해 비상모의훈련 언론 최초 공개
공급예비력이 충분한 탓에 표준석탄발전 13기 불시고장 극한 상황 설정
다양한 소통 채널 확대…선제적 정보 제공으로 불필요한 논쟁·오해 방지
전력거래소 전력수급 비상모의훈련 현장.
전력거래소 전력수급 비상모의훈련 현장.

【에너지타임즈】 전력거래소가 올겨울 본격적인 전력수급에 앞서 진행된 비상모의훈련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등으로 전력수급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자 소통을 강화한 것이다.

전력거래소(이사장 정동희)는 올겨울 전력수급에 대한 궁금증 해소를 위해 지난 8일 본사(전남 나주시 소재)에서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중앙전력관제센터 견학과 비상모의훈련 참관, 올겨울 전력수급 전망과 대책을 설명하는 ‘전력수급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이날 전력수급 비상모의훈련은 중앙전력관제센터를 축소한 모의훈련시설인 급전훈련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훈련은 ▲삼척화력 2호기(발전설비용량 1030MW) ▲고성화력 1호기(1050MW) ▲신평택복합화력(980MW) ▲포천복합화력(990MW) ▲동두천복합화력(980MW) 등의 불시고장과 월성원전 4호기(700MW) 계획예방정비 지연 등으로 표준석탄발전 11기를 웃도는 5730MW에 달하는 공급능력을 상실한 상황을 가정해 시작됐다.

14시 19분경 연이은 한파로 전력수요가 늘어나고 호남지역 조기 구름대 형성으로 태양광발전 공급능력이 떨어지는 훈련시나리오가 하달됐다. 이 시나리오가 하달되자 공급예비력은 4000MW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력거래소 상황 근무자들은 경보단계로 ‘준비단계’를 발령한 뒤 핫라인을 정부를 비롯한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했다.

15시 10분경 전력수요가 늘어나 공급예비력이 4500MW 이하로 떨어지자 상황 근무자들은 경보단계로 ‘관심단계’를 발령하고 상황을 전파했다. 또 ▲발전기별 공급 가능용량 재검토 ▲열병합발전소 출력 최대 운전 지시 ▲수요자원거래시장 신뢰성 DR 감축 지시 ▲배전용 변압기 탭 수동전환 ▲공공기관 비상발전기 가동 지시 등을 시행했다.

16시경 전력수요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고리원전 4호기(발전설비용량 1400MW)가 불시고장으로 가동을 멈추는 훈련시나리오가 하달됐다. 이 여파로 공급예비력은 2618MW로 떨어졌다.

상황 근무자들은 경보단계로 ‘주의단계’를 발령한 뒤 신속한 상황 전파와 동시에 ▲긴급절전수요조정 지시 ▲석탄발전 최대출력 운전 지시 ▲공공기관 난방기 가동 중지 ▲발전소 소내 소비전력 최소 운전 지시 ▲휴전·활선작업 중지 등을 시행했다.

이날 훈련은 비상조치와 전력수요가 하락하면서 공급예비력이 회복되자 19시 15분경 상황이 해제되면서 마무리됐다.

전력거래소는 연간 6회 이상 이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훈련을 기획했던 관계자들은 훈련시나리오를 짜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공급예비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상황을 억제로 맞춘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맞추다 보니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원전 1기와 석탄발전 2기, 가스복합발전 3기가 동시에 불시고장으로 가동을 멈췄다. 실제로 불시고장은 거의 없지만 있더라도 1기 정도 발생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겨울 공급예비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력거래소는 현실과 조금을 동떨어진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겨울 발전설비용량은 133.1GW, 공급능력은 110.2GW이다. 공급예비력도 13.3GW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양은 표준석탄발전 27기가 동시에 멈추더라도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게다가 전력거래소는 발전기 불시고장과 전력수요 급등 등에 대비해 13.5GW에 달하는 자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이 또한 표준석탄발전 27기가 불시고장으로 멈추더라도 대응이 가능한 수진이다.

또 석탄발전 출력이 80% 이하로 제한돼 있다는 점도 발전기 불시고장과 전력수요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대응책 중 하나로 손꼽힌다. 현재 석탄발전은 주파수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전력거래소는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소통 채널을 열어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차원이라고 한다.

이날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전력거래소 정보공개 확대 노력은 에너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정확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해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이나 오해를 방지하는 한편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전과 달리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등으로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사업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전력수급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전력거래소는 정 이사장 취임 후 동·하계 전력수급과 관련해서 현황을 일주일 간격으로 언론에 제공하는 등 소통을 강화한 바 있다.

이 조치를 시행한 후 언론으로부터 문의가 크게 줄어 전력거래소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력거래소는 국민적 관심사인 태양광발전 발전량 추계정보와 연료별 발전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등 대국민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전력거래소가 올겨울 전력수급에 대한 궁금증 해소를 위해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전력수급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전력거래소가 올겨울 전력수급에 대한 궁금증 해소를 위해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전력수급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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