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교 대상은 자신이다
<칼럼> 비교 대상은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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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8.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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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고려대 경영대학원 및 노동대학원 외래교수
구한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한 선교사를 훈련하면서 미국 강사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선에 가면 온돌방이라는 사각형의 방이 있는데, 항상 말석에 앉아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 훈련생이 궁금하여 물었다. “상석, 말석은 어떻게 표시돼 있습니까?” 강사의 설명이 훌륭하다. “특별한 표시는 없는데 방문을 열면 맞은편이 상석이고, 상석의 좌우로 순차적으로 하순위가 되며, 상석의 반대편이 말석이다.” 이렇게 명쾌한 훈련을 받고 조선에 파견된 선교사들이지만 우리나라에 도착한 후에도 상석과 하석을 구분하는데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역사가 오래 된 이 상석 하석의 관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직장의 회의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차장 회의에서 같은 차장이면 아무 자리에나 앉아도 될 듯 싶지만 신참 차장이 멋 모르고 상석에라도 앉게 되면 동료들로부터 ‘차장이라도 같은 차장인줄 아나’하면서 미움받기 쉽다. 이러한 심리는 다른 말로 서열의식이며, 이것은 직장 내는 물론 회식자리까지도 이어진다.

이러한 서열의식은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일까?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의 서열의식과 비교의식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강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우리 민족은 ‘정착성 농경문화’ 속에서 대대손손 한 마을에서 살아 온 것과 관련이 있다. 정착성 문화에서는 집안이나 개인의 성공과 부자의 판단은 마을의 다른 집과의 비교가 기준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신대륙과 목초지를 찾아 수시로 움직이는 ‘이동성 유목문화’에서는 옆집의 내력을 알 수도 없고 비교할 필요도 없으며,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그에 대한 성공만을 추구한다.

주변 사람과 비교하거나 서열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문화적 DNA는 오늘날 우리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지점장 체면이 있지, 어떻게 직원들 보다 소형차를 타고 다니느냐?”며 무리가 되더라도 큰 차를 몰아야 하거나, 100점을 받았다고 자랑스럽게 귀가하는 자녀에게 “아이고! 우리 아들 잘했네“ 하고 반기자 마자 곧이어 “100점 받은 사람이 몇 명이지?” 하고 비교를 한다.

남과 비교를 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어느 단계에서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직장인의 상황을 생각해 보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서 동기생 중 누가 먼저 대리가 되느냐, 대리가 되면 누가 먼저 과장이 되느냐, 다음에는 누가 먼저 부장, 임원이 되느냐로 끝없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 99%의 사람은 경쟁에서 낙오될 수 밖에 없게 되어 있다. 그리고 사장이 되면 행복하게 될까? 그러나 그도 사업이 잘되는 다른 사장과 비교하고, 더 큰 회사의 사장과 비교해 그 대상은 끝이 없다. 결론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 한 열등감의 스트레스 속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을 비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하루하루의 삶에서 남을 비교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자기 내면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비교대상으로 삼는 방법이다. 예컨대 시험에서 몇 등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학습목표를 충실하게 달성하였는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태도를 가지면 크게 두 가지의 유익함이 따라 온다.

첫째,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자신을 비교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우선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목표를 마음 속에 새기면서, 오늘 나는 어떤 변화를 하였는가? 1년 후에는 목표를 얼마만큼 달성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이 같은 태도는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자신의 목표를 갖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은 주변사람이 잘 됐을 때 ‘그 사람은 나보다 더욱 열심히 했겠구먼’하며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다. 이런 태도는 타인과 좋은 관계로 발전하고 결국 자신이 행복해지는 바탕이 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삶의 목표를 마음 속에 명료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목표를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 목표를 기록한 후 이것을 노트에 끼워두거나 책상에 붙여두고 수시로 상기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월간, 주간 등 단기 목표는 장기 목표의 틀 속에 매월, 매주 초에 업무 노트에 기록하고 실천해 간다.

이러한 방법을 지속하면 자기 삶의 목표를 이루는 것은 물론, 하루하루의 삶을 활기차게 영위해 갈 수 있다.
나는 남이 아닌 나 자신과 경쟁했고, 매일 조금씩 발전하는데 재미를 느꼈다. -세계적 발레리나 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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