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능형 전력망과 전기요금
<칼럼> 지능형 전력망과 전기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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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8.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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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 공학박사(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 1세기 동안 전력계통은 커다란 양적 성장과 괄목할만한 질적 발전을 이룩했다. 765kV 송전전압과 백만 kW를 초과하는 단위기의 발전용량, 전 국토를 통일된 망으로 연계하는 시스템은 양적 성장을 대표하며, 필요한 곳에 언제든지 기준 품질의 전기를 공급하는 보편적 서비스의 정착은 질적 성장을 상징한다.

최근 기후변화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에너지 가격불안에 대한 대책수립이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와 사회적 요구는 기존의 전기 공급체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전력망을 통해 공급되는 전기가 보다 보편적인 에너지 운반수단(Energy carrier)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변화를 수용하고 촉진하는 전력망을 지능형 전력망이라 부른다.

지능형 전력망에 대한 개념은 현재 진화론적 변화(Evolutionary change)과정에 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개념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공급측면에서는 기존의 석탄·복합화력, 원자력 등 중앙집중방식의 발전과 재생 및 대체에너지원에 의한 분산전원, 전력저장 설비를 모두 수용하는 것이 가능하고, 소비측면에서는 소비자가 전기가격의 변화에 따라 전기의 사용량과 사용시간 및 사용방법을 선택 및 조정하는 것이 가능한 전력시스템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넓게는 프로슈머(Prosumer)로서 소비자의 기능이 아주 중요한 요소로 포함된다.

전력시스템 이론측면에서 살펴보면 기존의 전력망이 지능형 전력망이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기존의 중앙집중방식 발전과 새로운 분산전원방식 발전을 종합해 계통전체의 효율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경제급전과 안정운전이 가능하도록 어떻게 균형있게 계획하고 운영할 것인가? 즉, 설비계획에서 분산전원 규모의 증대와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Risk)을 어떻게 최소화하고, 계통운영에서 분산전원과 소비자 반응을 고려한 경제급전 및 전력품질유지 대책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이다.

둘째, 소비자의 전기 소비형태를 변화시키도록 하는 핵심요소인 실시간 전기요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즉, 전력시스템의 계획과 운영비용의 최소화 관점에서 결정되는가 아니면 전력시장에서 수요·공급의 균형가격으로 결정되는가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전기의 공급과 수요를 조정하는 시장기능에 관한 사항이다.

위 두 가지 사항에 대한 접근방법은 나라마다 전력산업의 구조와 전력산업정책방향에 따라 다양하며, 또한 앞으로 지능형 전력망을 촉진하는 기술(Enablers and facilitators)의 시장진입과 경쟁우위에 따라 다양한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항은 전기요금의 역할이다. 전기요금과 전력산업의 발전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해외 전력산업의 발전과정에서 초기 전기사업단계의 전기요금은 전등 당 사용료를 부과했으며, 전등의 편의성으로 가스등을 대체하고 전등 수요의 증가는 전기공급의 효율성과 전기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전력기술 개발의 촉진제가 됐다.

이러한 선순환적 발전과정에서 알 수 있듯 변압기와 전동기의 발명은 산업동력을 전기로 대체하고 가전제품산업의 발전을 촉진시켜 20세기 산업을 크게 성장시켰다.

정보화 사회로 진전되면서 전기의 사용은 필수적으로 요구돼 오늘날 전기사업은 전기공급의 효율성과 보편적 공급서비스 간의 영역에서 복잡한 구조로 존재하고 있다. 또한 사회기간산업으로 발전하고 신재생에너지원 개발 및 보급 촉진정책 등에 힘입어 전기요금의 결정은 전기사업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기술했듯 전기사업의 발전은 전력기술혁신의 바탕위에 이뤄졌으며, 전력기술의 혁신은 전기사업 성장의 원인이자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지능형 전력망 기술개발은 정부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전기사업의 경제성이 지능형 전력망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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