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 잠재적 가치 외면…이미 환경성 입증되고 있어
석탄발전 잠재적 가치 외면…이미 환경성 입증되고 있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0.04.2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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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화력 #3 성능개선공사 후 대기오염물질 배출 가스복합발전보다 낮아
유연탄 기반 신재생E IGCC 가스복합발전 수준으로 경제성·환경성 입증돼

<기획연재> 좌표 수정 없는 에너지전환정책! 과연 함정은 없을까?
① 발전설비다변화와 에너지안보
② 두부공장과 전력구입비연동제
③ 탈(脫)원전정책과 원전생태계
④ 저평가된 석탄발전 미래 가치
⑤ 기술자립 안 된 가스복합발전
⑥ 분산전원 역할 빠져버린 재생E

【에너지타임즈】 현 정부 들어서면서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에너지전환정책이 손꼽힌다.

치열한 찬반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180석을 확보함에 따라 에너지전환정책 좌표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너지전환정책 핵심은 현재 중심이 되고 있는 원전과 석탄발전 등을 줄이는 반면 가스복합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등을 확대하는 것. 정부는 안전하면서도 청정한 에너지를 보급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고 더 늦기 전에 이 추세에 동참해야 할 필요성을 바탕으로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반면 원전과 석탄발전 등 에너지업계는 정부에서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고 추진한 정책이라면서 단순한 발전설비를 전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그와 관련된 산업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없다면서 공론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 논쟁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에서 제시한 방향은 정의로울 수 있다. 다만 충분한 검토가 되지 않아 에너지안보가 흔들릴 수 있고 에너지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

좌표 수정 없게 된 에너지전환정책, 과연 함정은 없을까.

태안화력 전경.
태안화력 전경.

현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원전과 함께 석탄발전도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게다가 미세먼지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이 문제는 에너지업계에서 금기어가 돼 버렸다. 그러면서 석탄발전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먼저 정부는 미세먼지를 이유로 탈(脫)석탄발전에 대한 명분을 찾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운영되는 석탄발전이 환경설비 보강 등의 조치가 없을 경우 정부의 주장이 정당화될 수 있겠으나 석탄발전에 환경설비 등이 보강된다면 예기는 달라진다.

석탄발전에서 대기오염물질을 에너지전환정책 핵심인 가스복합발전보다 비슷한 수준에서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 추진된 바 있다. 이 사업은 발전설비용량 500MW급 표준석탄발전 효시인 보령화력 3호기 성능개선공사다.

최근 본지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부발전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보령화력 3호기를 대상으로 모두 3200억 원을 투입해 보일러·터빈 등 주요기자재 성능을 최신 기술로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발전효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최신 환경기술을 대거 적용함으로써 대기오염물질을 대폭 줄이는 성능개선공사(환경설비 성능개선공사 포함)를 추진했다.

보령화력 3호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미세먼지 등이 가스복합발전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보령화력 3호기 대기오염물질은 총량기준 MWh당 0.041kg으로 0.175kg인 가스복합발전보다 낮았다. 초미세먼지도 0.010kg으로 0.014kg인 가스복합발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령화력 3호기 황산화물(SOx) 배출량은 27ppm에서 88% 줄어든 6ppm, 질소산화물(NOx)은 24ppm에서 77% 줄어든 8ppm, 먼지는 S㎥당 3mg에서 44% 줄어든 2mg로 각각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탈(脫)석탄발전은 환경설비 관련 산업도 크게 위칙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석탄발전에 설치되는 환경설비는 그 동안 많은 진화를 해왔고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脫)석탄발전이 강행될 경우 환경설비 관련 기술개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환경설비 기술개발은 석탄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탓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석탄발전은 환경당국에서 제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치보다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 동안 석탄발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발전공기업들은 환경설비업계에 수준 높은 환경설비를 요구해왔고 이들 업계는 기술개발 기회를 가진데 이어 석탄발전을 제외한 다른 산업에 진화된 기술을 적용하면서 환경설비 수준을 높여오는데 기여한 셈이다.

발전소에 상당수 환경설비를 보급했던 기업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 동안 발전소 환경설비 납품은 수준을 높여 요구함에 따라 기술개발 등에 따른 비용부담 등으로 인해 수익을 거두지 못하지만 개발한 기술을 다양한 산업에 보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환경설비시장이 현재처럼 발전하고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을 발전공기업이 만들었고 이를 유지해온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탈(脫)석탄발전이 탈(脫)석탄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로 손꼽힌다. 신재생에너지인 석탄가스화복합발전((Integrated Coal Gasification Combined Cycle)이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서다.

IGCC는 유연탄을 연료로 고온·고압에서 불완전 연소시켜 일산화탄소와 수소가 주성분인 합성천연가스를 만들고 환경설비를 통해 정제된 연료로 변환시킨 후 가스복합발전설비를 구동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전원이다. 가스복합발전에 유연탄을 합성천연가스로 전환하는 과정이 추가된 발전전원인 셈이다.

2006년 국가연구개발과제인 발전설비용량 300MW급 한국형 IGCC 실증플랜트 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건설된 태안IGCC는 2016년 8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태안IGCC 효율은 네덜란드(효율 41.4%)·미국(36.5%)·스페인(41.5%)·일본(40.5%) 등보다 높고 석탄발전 효율인 38~40%보다 높은 42.3%다.

게다가 IGCC는 석탄발전과 같은 유연탄을 발전연료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 가동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질소산화물·먼지 등을 가스복합발전에 버금갈 정도로 줄일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태안IGCC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kWh당 0.057g으로 수도권 석탄발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kWh당 0.181g, 수도권 가스복합발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0.087g보다 낮았다.

태안IGCC 미세먼지 배출량은 kWh당 0.008g으로 수도권 석탄발전 미세먼지 배출량 kWh당 0.044g, 수도권 가스복합발전 미세먼지 배출량 0.007g 등을 비교할 때 가스복합발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와 함께 탈(脫)석탄발전 여파로 기후변화대응 방안으로 급부상했던 CCS(Carbon Capture Storage)산업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이 산업은 석탄발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돼 왔다.

이뿐만 아니라 발전공기업들은 석탄발전 조기 폐쇄를 검토하면서 기존 부지는 버려질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석탄발전 조기 폐쇄를 조건으로 다른 부지에 가스복합발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서다.

그 결과 에너지전환정책이 추진됨에 따라 석탄발전 지역사회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12월 발생한 태안발전본부 컨베이어벨트사고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자 태안군수가 직접 나서서 지역경제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그 만큼 지역사회 의존도가 높아져 있음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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