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물질 배출량…가스발전이 성능개선 석탄발전보다 많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가스발전이 성능개선 석탄발전보다 많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0.03.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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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개선공사 매듭지은 보령화력 #3 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크게 줄어들어
노후석탄발전 대신 가스복합발전 짓는 건 더 많은 대기오염물질 배출하는 꼴
중부발전 보령화력 전경.
중부발전 보령화력 전경.

【에너지타임즈】 최근 에너지전환정책 등으로 석탄발전이 대기오염물질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낙인이 찍힌 가운데 발전공기업들이 일제히 노후석탄발전과 곧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석탄발전을 가스복합발전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성능개선공사를 완료한 보령화력 3호기가 총량기준 최근 지어진 가스복합발전보다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 문제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노후석탄발전이 폐지되고 그 대체사업으로 가스복합발전을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물음표가 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한국중부발전(주)이 지난달 20일 보령발전본부(충남 보령시 소재)를 방문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브리핑 한 자료를 입수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성능개선공사(환경설비 성능개선공사 포함)를 매듭짓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보령화력 3호기의 대기오염물질은 총량기준 MWh당 0.041kg으로 0.175kg인 가스복합발전보다 낮았다. 초미세먼지도 0.010kg으로 0.014kg인 가스복합발전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령화력 3호기는 성능개선공사 이전 가스복합발전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았으나 이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설비용량 500MW급 표준석탄발전 성능개선공사는 2013년 표준석탄발전성능향상기술 국책사업으로 추진됐으며, 당초 사업대상은 표준석탄발전 효시인 보령화력 3호기부터 6호기까지였다. 현재 이 사업은 보령화력 3호기 이후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2018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진행된 보령화력 3호기 성능개선공사는 보일러·터빈 등 주요기자재 성능을 최신 기술로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발전효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최신 환경기술을 대거 적용함으로써 대기오염물질을 대폭 줄이는 것으로 추진됐다. 이 프로젝트에 중부발전은 환경설비 성능개선공사 800억 원 등 모두 3200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성능개선공사 후 보령화력 3호기의 황산화물(SOx) 배출량은 27ppm에서 88% 줄어든 6ppm, 질소산화물(NOx)은 24ppm에서 77% 줄어든 8ppm, 먼지는 S㎥당 3mg에서 44% 줄어든 2mg로 각각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령화력 3호기 성능개선공사 후 환경개선효과.
보령화력 3호기 성능개선공사 후 환경개선효과.

특히 보령화력 3호기의 총량기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쌍둥이로 지어진 보령화력 4호기보다 훨씬 적었고 가스복합발전 평균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보다도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령화력 3호기 대기오염물질은 MWh당 0.041kg인 반면 0.378kg인 보령화력 4호기보다 월등히 낮았고, 초미세먼지도 MWh당 0.010kg인 반면 0.098kg인 보령화력 4호기보다 확연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는 ‘(황산화물×0.345)+(질소산화물×0.079)+(먼지×0.66)’으로 계산됐다. 또 일반적으로 표준석탄발전은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석탄취급설비와 냉각을 위한 취수구 등 공용설비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2기씩 지어졌다.

석탄발전이 황산화물·질소산화물·먼지 등을 배출하는 한편 가스복합발전이 질소산화물만 배출하는 탓에 석탄발전과 가스복합발전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총량으로 기준을 바꾸면 단순 비교가 가능해진다.

보령화력 3호기의 대기오염물질은 MWh당 0.041kg인 반면 국내서 가동 중인 가스복합발전 평균은 0.175kg. 초미세먼지는 MWh당 0.010kg인 반면 가스복합발전 평균은 0.014kg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분석된 수치만 감안한다면 성능개선공사를 한 석탄발전이 가스복합발전보다 대기오염물질과 초미세먼지를 낮게 배출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석탄발전이 가스복합발전보다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할 것이란 이미지는 농도를 나타내는 ppm과 질량을 나타내는 kg의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중부발전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인 ‘KOMIPO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공개된 보령화력 3호기 환경정보(왼쪽)와 서울복합화력 1호기 환경정보.
중부발전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인 ‘KOMIPO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공개된 보령화력 3호기 환경정보(왼쪽)와 서울복합화력 1호기 환경정보.

실제로 중부발전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인 ‘KOMIPO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3일 10시 기준 보령화력 3호기의 황산화물 배출농도(허용기준치 60ppm)는 1.1ppm, 질소산화물(70ppm) 4.1ppm. 서울복합화력 1호기의 질소산화물(20ppm)은 4.2ppm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80% 감발하고 있는 보령화력 3호기(발전설비용량 550MW)와 서울복합화력 1호기(400MW)를 비교하면 발전량은 비슷한 수준이며, 공동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농도는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질소산화물 수치를 농도가 아닌 질량으로 환산하면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 연돌에서 배출되는 대기물질에 포함된 산소농도에 그 비밀이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석탄발전 연돌을 통해 배출되는 대기물질 표준산소농도는 6%인 반면 가스복합발전은 15%다. 석탄발전은 공기 중 산소 21% 중 15%를 연소하는데 사용하고 가스복합발전은 6%만 사용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스복합발전은 연소에 필요한 공기를 최대 3배까지 더 필요로 하고 있는 탓에 그 만큼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최대 3배까지 늘어나게 된다. 석탄발전과 가스복합발전 질소산화물 농도가 비슷한 수준이라면 가스복합발전은 석탄발전보다 질소산화물을 최대 3배 더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대기오염물질 총량기준으로 석탄발전은 가스복합발전에서 배출하지 않는 황산화물과 먼지를 감안하더라도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발전이 가스복합발전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 정부 출범하기 전인 2017년 민간가스발전사업자들이 가스복합발전사업 경영악화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자 당시 정부는 가스복합발전도 석탄발전의 절반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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