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발전설비 기술독립 초읽기…두산중공업 가스터빈 개발
대한민국 발전설비 기술독립 초읽기…두산중공업 가스터빈 개발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9.04 09: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술개발 완료한 후 조만간 창원공장 가스터빈 설치 완료하고 검증 돌입
GE(미국)·SIEMENS(독일)·MHPS(일본) 등 이어 가스터빈 모델 보유 국가
서부발전 통 큰 배려로 김포열병합발전소 내 가스터빈 보급 가능성 높아
가스터빈 고장 등 따른 빠른 정비…사업자 비용 손실 크게 줄일 수 있어
다만 국산화 완료되는 시점이전 계약물량 나와 판로개척 큰 걸림돌 전망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전경.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전경.

【에너지타임즈】 조만간 대한민국에서 운영되는 발전소를 온전히 우리 기술로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석탄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고 최근엔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데 이어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인 발전용 가스터빈 제조기술을 두산중공업이 확보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GE(미국)·SIEMENS(독일)·MHPS(일본) 등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가스터빈 제조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두산중공업 등 발전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기술개발을 완료한데 이어 조만간 창원공장 내 직접 제조한 가스터빈 모델의 설치를 완료하고 1년간 현장에 설치가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과정과 현장에 직접 가스터빈을 설치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가스터빈 판매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23년이면 두산중공업은 GE·SIEMENS·MHPS 등과 함께 가스터빈 모델을 갖고 세계가스터빈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진행되는 에너지전환정책 등으로 인해 가스복합발전 비중이 2030년까지 발전량 기준 18.8%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앞으로 가스복합발전 보급이 확대돼 가스터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국내서 운영 중인 가스터빈은 149기이며, 이 가스터빈은 모두 해외 제작회사로부터 도입하고 있다.

가스터빈 생산은 세계적으로 GE·SIEMENS·MHPS 등 3곳에만 가능할 정도로 관련 기술을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핵심기술을 보유한 유럽의 기업을 인수할 방침을 세우자 유럽연합 측의 반대로 무산될 정도다.

두산중공업 고위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현재 가스터빈 생산에 필요한 제조기술을 모두 확보한데 이어 가스터빈을 제작해 창원공장 내 조만간 설치를 완료하게 되고 이 가스터빈은 앞으로 1년가량 검증을 거쳐 실제 현장에 설치가 가능한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검증이 완료돼 현장설치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면 두산중공업은 개발한 가스터빈을 현장에 설치하고 시운전을 거쳐 신뢰성을 확보하면 본격적인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두산중공업에서 개발한 가스터빈이 처음으로 설치되는 것으로 김포열병합발전소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서부발전 컨소시엄(서부발전·GS에너지·청라에너지)은 인천 검단지구 집단에너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김포학운2산업단지 내 6900억 원을 투입해 발전설비용량 495MW 규모 열병합발전소를 비롯해 206.4Gcal 규모 열전용보일러(HOB)와 축열조(3만7000㎥×2기) 등 부대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며, 2023년 1월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2030년까지 발전기자재를 100% 국산화하겠다는 서부발전의 중장기 국산화 로드맵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김포열병합발전에 두산중공업 가스터빈이 설치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중공업 고위관계자도 “두산중공업이 정식으로 계약을 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다양한 기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화절감 등 다양한 기대효과는 물론이고 가장 큰 기대효과는 기술종속에서 벗어나면서 현장에 설치된 가스터빈에 고장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정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가동 중인 가스터빈은 외산이어서 현지 기술진이 파견돼 정비가 이뤄져 그에 따른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고 정비기간도 늘어나는 단점을 안고 있다. 발전사업자는 가스터빈 고장으로 인해 발전을 하지 못하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을 국산화를 했다고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국내 시장을 감안할 때 판로확보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자사에서 개발한 가스터빈을 2023년부터 판매가 가능한데 노후석탄발전과 노후가스복합발전에 대한 대체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스터빈 계약시점이 2023년 이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고위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출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국내 시장을 충분히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