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 JOB CITY 태백…폐광도시 지속가능 산업생태계 심장 되나?
ECO JOB CITY 태백…폐광도시 지속가능 산업생태계 심장 되나?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12.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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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도시 떠나는 발길 잡자 광해관리공단·석탄공사·지역난방공사 드림팀 구성
산림부산물 활용한 열 공급으로 주거환경 개선과 산업경쟁력 강화 방점 찍어
6년간 2273억 원 투입…직·간접 고용창출효과 8887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지역주민 매월 4만 원 난방비 절감과 6만 원에 달하는 전기요금 절감 기대돼

【에너지타임즈】 한때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했던 탄광도시,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이 도시는 1988년 난방연료가 연탄에서 도시가스로 전환되는 국내 첫 에너지전환을 거치면서 활력을 잃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도시는 폐광도시로 전락했다.

탄광도시가 폐광도시로 전환되는 동안 정부가 마냥 손을 놓고 지켜본 것은 아니다. 그 동안 폐광지역진흥정책을 통한 지원이 이어졌지만 위축된 탄광도시 산업생태계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지원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폐광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도 녹록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면서 폐광도시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을 떠나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계속 떠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다면서 한국광해관리공단·대한석탄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공공기관이 드림팀을 구성했다.

에너지산업으로 흥하고 에너지산업으로 낭패를 보고 있는 폐광도시, 이들은 단편적인 산업생태계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이 도시를 다시 뛰게 할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에너지도시를 국내 최초로 탄광도시에 구축키로 뜻을 모았다. 폐광도시 산업생태계를 전면적으로 새롭게 디자인하자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폐광도시를 스마트에너지도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 사회적 가치 창출, 일자리 창출 등을 실현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CO JOB CITY 태백 프로젝트가 추진될 강원도 태백시 장성시가지 전경. / 사진=뉴시스
ECO JOB CITY 태백 프로젝트가 추진될 강원도 태백시 장성시가지 전경. / 사진=뉴시스

지난 8월 도시재생특별위원회는 2018년도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폐광부지에 다시 세우는 신재생·문화발전소 에코 잡 시티(ECO JOB CITY) 태백’을 선정했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도시의 주된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한 뒤 도시의 쇠퇴한 경제기반 구조를 전환하는 것으로 이를 통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탄광도시에서 폐광도시, 그리고 스마트에너지도시로 전환하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지역은 강원도 태백시 장성동 일대 46만㎡. 이곳에 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운영되고 있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추진될 태백 장성지역 인구감소율은 78.1%에 육박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노후건축물은 71.9%, 사업체감소율도 8.3%에 이르는 등 지역쇠퇴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광해관리공단 측은 장성광업소 폐광 예고와 함께 10년간 1499명에 달하는 인력감축에 따른 소멸위기에 직면하면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폐광도시 소멸위기에 선제적인 대응과 활력을 제공하기 위해 일자리 중심 산업재편 등 공공개발과 공공경제를 기반으로 한 재생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국비 291억 원, 지방비 167억 원, 공공투자 805억 원, 민간투자 1010억 원 등 모두 2273억 원에 달하는 재원으로 ▲재생에너지파크 ▲스마트-팜 ▲산림자원수거센터 ▲탄광테마파크 등을 조성함으로써 대체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과 폐광도시 유산 보존 등에 초점을 맞춘다. 이른바 ‘스마트에너지도시’란 이름으로 추진된다.

국내 최초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는 폐광지역에서 발생한 산림부산물을 발전연료로 바이오매스발전을 가동시켜 전력과 열을 생산한 뒤 이 지역에 전력과 열을 공급하는 한편 전력과 열을 공급받지 못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신도시나 산업단지가 아니더라도 열을 공급할 수 있는 것과 산림부산물을 100% 발전연료로 활용한 발전사업 등이 가능할까,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광해관리공단·석탄공사·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공공기관 3곳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드림팀을 구성했다. 광해관리공단은 폐광지역진흥사업 전문성, 지역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사업과 지역난방사업 전문성, 석탄공사는 보유임야를 활용한 목재사업 전문성 등이 각각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이들은 태백시와 공동으로 ECO JOB CITY 태백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도시재생지원단·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등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도시재생학회·강원대·민간전문기업 등 다양한 중간지원체계를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지난 11월 강원도·태백시 등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추진키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의 신호탄을 쐈다. 강원도와 태백시는 이 프로젝트 추진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행정·제도개선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광해관리공단 측은 고유자산 활용한 맞춤형 도시재생모델을 발굴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재생에너지 확대로 이어지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청룡 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은 “이 사업은 일자리 창출과 재생에너지 확대, 국가균형발전 등 정부정책에 부합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한 뒤 “폐광지역에서 4차 산업혁명과 청정에너지산업이 융합된 양질의 대체산업을 육성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가 문재인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 사회적 가치 창출, 일자리 창출 등을 실현하는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뭘까. 탄광도시가 스마트에너지도시로 전환되는 과정에 그 이유가 숨어 있다.

에코 잡 시티 태백 프로젝트는 강원도 태백지역에서 수거한 잔가지 등 산림부산물을 발전연료로 한 바이오매스발전을 가동시켜 전력과 열을 생산한 뒤 전력을 전력거래소에 판매하고 열을 이 지역 공동주택·산업시설·스마트-팜 등에 공급하는 한편 열을 공급받지 못하는 세대를 대상으로 제로에너지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주요 단위사업은 산림재생에너지파크·산림자원수거센터·스마트-팜·지역난방사업·탄광테마파크·제로에너지사업 등이다. 핵심은 강원도 태백시 장성동 일대를 대상으로 스마트에너지도시를 조성하는 것.

스마트에너지도시 심장은 산림재생에너지파크다.

지역난방공사는 석탄공사 훈련원 부지에 이 지역에서 수거한 산림부산물을 100%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매스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산림재생에너지파크를 조성하게 된다. 이 시설은 이 도시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과 열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이 도시에 열을 공급할 수 있는 열수송관을 연결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도서지역에 지역난방용과 산업용 열을 공급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2000세대에 편리하고 저렴한 지역난방용 열이 공급되면 주거환경이 좋아지게 된다.

특히 산업용 열 공급은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열이 공급된다면 산업체는 에너지비용을 줄인 만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에너지효율화사업까지 지원을 받게 된다면 그 경쟁력은 더 커지는 셈이다. 폐광도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산업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과 함께 고용창출도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산림재생에너지파크에서 생산된 열은 열수송관을 통해 광부들이 모두 떠나버려 폐허로 남아 있는 장성광업소 사택까지 공급된다. 폐허가 된 이 사택에 열이 공급되는 이유는 이곳에 스마트-팜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은 이른바 식물공장이다. 식물공장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 이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에너지비용을 줄이는 것이고, 편리하고 저렴한 산업용 열을 공급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팜이 이 프로젝트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팜은 폐광도시에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기반이 되는 한편 흉물로 변해버린 장성광업소 사택을 재생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게다가 상당한 고용창출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폐광도시에서 스마트에너지도시로 전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열을 공급하는 산림재생에너지파크 내 바이오매스발전소 발전연료는 강원도 태백지역 골칫거리 중 산림부산물을 가공한 우드칩. 그 동안 벌채 후 산림에 그대로 방치돼 왔던 산림부산물이 발전연료다.

그 동안 산림부산물은 제때 수거되지 못함에 따라 산불발생 시 불쏘시개 역할을 해 산불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한편 집중호우 시 계류로 산림부산물이 유출되면서 피해를 가중시켜왔다.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이를 숙원과제로 인지할 만큼 골칫거리가 이 프로젝트로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산림재생에너지파크에 발전연료를 공급하게 될 전진기지는 산림자원수거센터다. 이 센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일자리 창출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발전연료를 수집·운반·가공·저장·공급 등의 과정에서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등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 업무를 하게 될 석탄공사는 폐광도시를 산림부산물활용산업으로 재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유정배 석탄공사 사장은 “공기업과 지역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나뉘어져 있다”고 언급한 뒤 “석탄공사 역할은 자사에서 보유한 목재사업 등 노하우를 살려 지역사회가 스스로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지역산업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앞으로의 산림자원수거센터 운영방향을 소개했다.

그 동안 산림부산물이 발전연료로 활용되지 못했던 배경은 경제성이다. 발전연료를 수입할 경우 경제성은 확보되나 사회적 가치 창출과 일자리 창출은 묘연해진다. 걸림돌이던 경제성을 정부가 해결해줬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enewable Portfolio Standard) 및 연료혼합의무화제도 관리·운영지침’을 개정(안)을 만든데 이어 공청회·행정예고 등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시행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산림부산물을 100%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매스발전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는 2.0으로 상향조정됐다.

이로써 산림재생에너지파크는 산림자원수거센터를 통해 산림부산물을 발전연료로 공급받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제성은 산림부산물 수집·운반·가공·저장·공급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는 한편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이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장성광업소 제2수갱타워와 노후시설은 문화·관광시설인 탄광테마파크로 조성되며, 지역난방용 열을 공급받지 못하는 세대는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제로에너지사업을 통해 에너지자립을 할 수 있게 된다.

2024년에 완성될 스마트에너지도시는 직접고용창출효과 5745명, 간접고용창출효과는 3142명 등 모두 8887명에 이르는 고용창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민간투자유발 1010억 원, 생산유발효과 50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143억 원 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지역주민들은 매월 4만 원에 달하는 난방비용 절감과 함께 5만8300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광해관리공단 측은 내다봤다.

이청룡 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은 “광해관리공단은 이 사업을 통한 새로운 폐광지역도시재생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경제기반 구조를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배 석탄공사 사장은 “지난 70년간 석탄공사는 석탄을 생산해 우리나라 산업화와 서민연료 보급에 기여를 했으나 이젠 시대적 소임이 바뀌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연료 보급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시대가 됐다”면서 “이 변화 추세에 따라 석탄공사 유휴임야 등 보유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태양광발전·산림바이오매스 등 청정에너지 보급에 힘쓰는 등 에너지공기업으로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이 사업이 과거 에너지의 상징이었던 석탄산업지역에서 미래 신재생에너지사업지역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에너지스토리의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한 뒤 “지역난방공사는 참여기관과 상호협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ECO JOB CITY 태백 개략도.
ECO JOB CITY 태백 개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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