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유가 200달러 시대가 ‘녹색성장’을 위한 기회다
<특별기고>유가 200달러 시대가 ‘녹색성장’을 위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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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19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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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미리넷솔라 대표이사

인류가 볼록렌즈를 이용해 불을 사용한지가 천 년이 됐다. 나무를 이용해 에너지를 보급할 때에도 석탄이 분명히 존재했고 석탄을 이용해 에너지를 보급하던 시대에도 분명 석유가 옆에 있었다. 지금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시대에도 태양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다만 몰랐을 뿐이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하루가 다르게 최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과거 서부개척 시대에 황금을 찾아 나섰던 것처럼 미래에 황금알을 낳을 에너지 기업들로 탈바꿈 한 채 ‘제 2의 골드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로 위기를 맞이한 인류가 역설적으로 친환경과 경제를 상생시키 위해 황금에너지를 찾아 반영구적인 에너지원인 태양광 분야에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기술 경쟁의 시대, 먼저 알고 선점하는 사람과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나무 때던 시대에 석탄을 사용했던 사람들처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지니고 기술 트렌드를 읽고 이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기업이나 국가만이 세계 시장에서 ‘챔피언’이 될 수 있다.

“국제유가, 배럴당 250달러에 육박할 것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난해의 유가 폭등 랠리가 재현될 조짐이다.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회사 가즈프롬의 대표는 원유 매장량 감소와 불투명한 세계 경기회복 전망을 이유로 들며 지난해 유가 150달러에 육박했을 때 내놨던 유가 전망을 재차 꺼냈다.

대표적인 경제 비관론자로 미국발 구제금융 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올 하반기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에 육박할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섣부른 경제 낙관론을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래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국제유가는 세계적으로 막대한 부양자금을 쏟아 붓는데도 불구하고 실물경기 회복세가 대공황에 준할 만큼 더디게 진행돼 이른바 ‘대침체’(Great Recession)설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유가 200달러 시대를 상상해 보았는가? 이 시기에 이르면 태양광 공급단가가 화석연료보다 싸지기 때문에 일반 가정이나 공공시설 등에서 기존 화석연료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태양광 등 그린에너지로 대체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유가 폭등 추세와 L자형 장기 경기침체 국면에 미루어 볼 때, 당초 예상보다 빨리 내년이면 태양광과 화석연료 공급단가가 같아지는 시기(그리드 패러티; Grid parity)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 이때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지난해 9월 美 동부 월 스트리트로부터 시작된 금융 위기는 전 세계 경제를 수렁 속에 빠뜨렸지만 오바마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발표 후 그 반대편 美 서부의 실리콘밸리에서는 경제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그린 혁명’ 아이템으로 태양광을 활용한 그린홈, 그린카 등에 주목하고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구글, 인텔 등 닷컴 기업들이 태양광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면서 ‘왓컴(watt com)’ 기업으로의 변신을 주도하면서 실리콘 밸리가 ‘그린밸리’로 변신하고 있다. 또한 산업용 발전 분야 외에도 민간, 공공 부문 등에서 태양광 수요를 적극 창출하고 IT, 소재분야와 융합한 기술 혁신으로 제조원가 낮추고 ‘그리디 패러티’를 앞당기는 연구 개발도 한창이다.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의 고갈로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린 인류가 ‘대자연의 원리에 순응해야 인간과 지구가 공존할 수 있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일까. 이젠 하늘이 내린 고귀한 태양을 활용해 이를 첨단 기술로 발전시켜 환경오염이나 고갈 걱정이 전혀없는 에너지를 통해 좀 더 풍요롭고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중국의 고전 ‘논어’ 위령공 편에는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라 하여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필히 가까운 곳에 근심이 있게 된다’고 전한다. 이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다면 유가 폭등이나 경제위기가 다시 오더라도 더 이상 걱정할 필요 없이 이겨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태양광 에너지 보급률이 높아 고유가 걱정이 덜한 독일, 일본 등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환경 친화적이고 고용창출, 경제성장, 에너지 수출자원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태양광 분야에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아래 산학연이 공동으로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 등을 철저히 준비한다면 에너지자원 부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적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제2의 산업화’를 달성할 신성장동력으로서 태양광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힘과 지혜를 모아 총력을 다해 준비해야 할 때이다. 다시 찾아온 고유가의 위기는 우리가 경제 성장과 선진화를 동시에 이루고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어가는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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