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도는 ‘봉이 김선달’인가
<사설> 제주도는 ‘봉이 김선달’인가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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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0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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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풍력발전을 이용하기 위해 일명 ‘바람값’을 징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연히 업계는 반발을 넘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제주도의 주장은 바람 이용 요금은 공용자원인 지하수의 부담금을 징수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한다. 식수원이 지하수 뿐인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상 민간 사업자가 지하수를 개발하는데 들어간 비용을 소비 유형별로 이용료를 징수하고 있는데 착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말 그대로‘봉이 김선달’식 말이다.

물은 유한 자원이다. 지하수를 개발해 사용하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물을 먼저 사용하는 사람은 그에 따른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바람은 무한 자원에 속한다. 또 바람은 그 당시에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린다. 가는 바람을 잡아둘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논리대로라면 제주에서 분 바람이 부산으로 오면 이 주인은 제주도를 거쳐갔으므로 제주도 소유에 해당되고 부산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이 시급한 이 시점에 뒤쳐져 있는 풍력발전을 확대하기 위해 도움을 줘야 할 제주도가 눈앞의 작은 이익을 보고 사려 깊지 못한 행위를 하고 있는 꼴이다.

제주도는 국내에서 풍력발전을 할 수 있는 질 좋은 바람이 부는 국내 몇 않되는 곳이다. 이런 환경을 고려해 제주도는 오히려 풍력발전을 확대보급시킬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 사실 그동안 제주도에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해당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뒷짐을 지고 있었다. 몇몇 곳은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다가 이런저런 문제로 접기도 했다.

물론 풍력발전으로 인한 도민들의 불편과 이로인한 민원발생으로 인한 고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해결책은 다른 제도적, 기술적 방안으로 풀어야 한다. 또 생각의 전환을 통해 풍력발전의 메카로 자리 잡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편이 훨씬 좋을 듯 하다.

이번 제주도 바람값 징수 사안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으나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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