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효율개선사업…수혜자 중심 새롭게 디자인
저소득층 효율개선사업…수혜자 중심 새롭게 디자인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7.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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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단열·창호·보일러 교체에 건강기능 더하며 패러다임 전환
사업성 부족으로 손길 닿지 않았던 사각지대 전략적 집중 지원

【에너지타임즈】2007년부터 에너지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이 새롭게 디자인됐다. 단순하게 추위만 피할 수 있도록 추진됐던 과거의 사업은 올해부터 수혜가구 내 거주하는 거주자들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사업으로 진화됐다.

게다가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산사업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 관심 부재와 낮은 시공업체 사업성 등으로 소외됐던 사각지대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도 올해부터 추진된다. 사업기간이 앞당겨져 수혜가구에게 혜택이 서둘러 돌아갈 수 있도록 이 사업은 운영된다.

한국에너지재단(이사장 박종근)은 2017년도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 관련 지난 2월부터 부족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수혜가구를 중심으로 사업내용을 전면 개편하는 동시에 수혜대상·시공업체 선정 등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1일부터 한파가 몰아치기 전인 10월까지 시공사업을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올해 이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모두 489억 원으로, 이 예산은 3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사업에 소진된다.
예산과 수혜가구는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사업내용은 만족도를 한층 높이는 한편 내실을 높이는 방향으로 크게 개선됐다.

김철종 에너지재단 사업본부장은 “올해 예산은 지난해와 같아 가구당 평균 170만 원 수준에서 지원되지만 사업내용은 ‘따뜻한 복지’에서 ‘건강하고 따뜻한 복지’로 수혜가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곰팡이가 발생한 가구에 곰팡이 제거를 의무화하는 것과 미세먼지 차단을 위한 방풍재 설치 등이다. 기존 단열·창호·보일러 교체 등에서 이 기능이 강화됐다.

시공업체는 현장에서 곰팡이가 발생한 부분이 있다면 곰팡이를 제거한 뒤 곰팡이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항균효과를 가진 건축자재인 탄화코르크로 마감해야 한다.

탄화코르크는 코르크 부스러기를 탄화시켜 성형한 판으로 숯과 같은 냄새를 내면서 단열재·마감재 역할을 하는 등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재단은 올해 1000가구 가량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곰팡이 발생이 경미하거나 냄새가 심한 가구를 대상으로 탄화코르크액자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 액자는 재능 기부한 미술작가의 그림으로 디자인되며 고령자친환기업에서 제작·공급토록 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관련 정책적인 시너지효과 등을 함께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단열자재로 탄화코르크 건축자재를 선택한데 따른 예산부족 관련 “탄화코르크는 자재가격이 2배가량 높으나 시공이 간단한 탓에 시공비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어 예산을 늘리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탄화코르크액자와 관련 “올해 1만 가구에 공급할 계획이며, 4억5000만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 “고령자친화기업에 제작·공급을 맡김으로써 연간 226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에너지재단은 올해부터 기존 창호와 출입문 틈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방풍재를 설치함으로써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한편 현장여건과 가구당 지원금 제한 등으로 신규 창호교체가 어려운 가구를 대상으로 기존 창호에 유리를 덧씌워 시공함으로써 단열효과를 극대화시키기로 했다.

올해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이 기능적인 측면에서 강화된 것과 함께 지원대상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에너지재단은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재단은 울릉·옹진·영양·철원군 등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시업업체가 사업성을 이유로 기피하는 소외지역·저소득층 밀집지역 등을 대상으로 올해 3000가구 이상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에너지재단은 대상가구 추천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저소득층 밀집지역을 마을단위로 추천할 경우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 본부장은 “지방자치단체 관심이 저조하거나 낮은 경제성으로 시공업체가 꺼리는 소외지역을 전략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이 사업에 대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에너지재단은 지방자치단체와 200가구씩 5년간 지원하기로 하는 등의 방법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이 사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한 뒤 “에너지재단은 마을단위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의 효율성과 홍보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일환으로 에너지재단 임직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주택에너지진단사협회 관계자 등 30여명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집중지역인 울릉도를 방문해 공사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울릉도 주민의 무더운 여름나기를 위해 에너지취약가구에 선풍기과 시설에 희망물품을 지원하는 한편 주민간담회를 통해 저소득층의 건강하고 따뜻한 복지를 위한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에너지재단은 이듬해 4월까지 진행되던 시공기간을 5개월가량 앞당겨 매듭지음으로써 수혜가구가 한해라도 더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한 것도 눈에 띈다.

우중본 에너지재단 사무총장은 “올해부터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이 에너지효율향상뿐만 아니라 대상가구의 생활환경개선을 함께 실천하는 건강하고 따뜻한 복지로의 새 장을 연 만큼 사업 소외지역에 관심을 갖고 전략적 집중 지원으로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이 필요한 대상자가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은 2005년 단전가구 여중생 촛불화재 사망사건을 계기로 에너지복지 확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확산되자 2006년 에너지복지에 대한 법적근거를 바탕으로 2007년부터 저소득층 가구와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이 시작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363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40만6000가구가 혜택을 받았다.

특히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전후 가구를 대상으로 ISO13790에 기반 한 건물평가용 시뮬레이션프로그램으로 단열·기밀성능이 향상된 값을 적용함으로써 단위면적당 난방에너지사용량을 산출한 결과 연간 23%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전후 벽체 취약부위 표면온도를 열화상카메라로 측정한 결과 공사전과 비교해 벽체온도는 평균 3.1℃ 높아진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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