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미세먼지 감축…뭘 하나 했더니 이런 일을?
서부발전 미세먼지 감축…뭘 하나 했더니 이런 일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7.05.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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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시민단체·주민 초청 태안화력 #1 탈황설비 성능개선공사 공개
그 동안 효율적인 환경설비 교체 위한 대책 마련 분주했던 시간 소개
현재 문제점 공감하면서 발전방안 모색과 함께 협력의 기틀도 만

【태안=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문 대통령 취임 후 에너지부문 공약이행 첫 제물로 30년 이상 된 노후석탄발전 10기 가동에 제동이 걸리더니 발전5사는 석탄발전 미세먼지 감축목표 상향조정했다. 그리고 서부발전이 발전회사 중 미세먼지 관련 지방자치단체·시민단체·지역주민 등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현재 추진 중인 태안화력 1호기 탈황설비 전면교체에 따른 신기술 도입과 그에 따른 진행상황을 알리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서부발전이 그 동안 추진했던 미세먼지 감축의지와 노력을 현장개방으로 직접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그 동안 발전5사는 미세먼지 감축에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한국서부발전(주)(사장 정하황)은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태안화력 1호기 계획예방정비에 맞춰 미세먼지 감축 신기술을 적용한 탈황설비 성능개선공사 관련 유관기관·지방자치단체·지역주민·시민단체 등을 대표하는 관계자 30여명을 25일 현장으로 초청한 가운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는 맹목적인 질타보다는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협력의 기틀을 만들어냈다는 의미가 더해졌다. 양측은 일방적인 주장보다 문제에 대한 핵심을 꼬집으면서도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뜻을 같이하는 등 현실을 직시하자는 분위기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날 가장 핵심적인 논쟁은 서부발전을 포함한 발전5사의 미세먼지 대책 실행이 더딘 것이 아니냐는 것.
권경숙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이 자리에서 태안화력 1~8호기를 한꺼번에 공사를 할 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순교 서부발전 발전처장은 그 동안 나름대로 준비를 해 왔음을 말하면서 서부발전이 공기업이다 보니 관련 법률이나 제도 등에 따른 절차를 무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가장 걸림돌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손꼽은 뒤 5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의 경우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1년이 훌쩍 넘는다고 언급한 뒤 기획재정부에 이를 최대한 앞당겨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경제성조사와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비롯한 설계용역 발주에 최소 6개월, 기자재 발주를 국제입찰에 붙여야 하는데 이 기간 또한 만만찮은 시간을 요하는 등 정해진 절차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기에 더디게 보일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태안화력 1~8호기 모두를 한꺼번에 가동을 멈추고 환경설비교체를 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전력수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탓에 정부에서 순서를 정해준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그는 자체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등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고일환 충남도청 기후환경정책과장도 서부발전 어려움에 공감한다면서 “(석탄발전) 환경설비교체에 따른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충남도도 (중앙정부에 대책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김윤석 지속가능협의회 회장은 새로운 정부 출범 후 이 행사를 가진 배경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너무나 수동적인 움직임이 아니냐는 등 정곡을 꼬집는 질문으로 이어갔다. 즉흥적인 행사가 아니냐는 뜻이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이 행사와 관련 그런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겠다 싶어 망설였다고 설명하면서 “이 행사는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역기능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뒤 함께 노력하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김동섭 서부발전 기술본부장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준비한 부분”이라고 설명하면서 “신기술 적용에 따른 성공여부에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신기술을 공개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신기술 적용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지역주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이 같은 질문에 서부발전이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곳에서 그 정황을 찾아볼 수 있다. 즉흥적인 대안이 아니란 뜻이다.

당초 태안화력 1호기 탈황설비 성능개선공사 공개는 30일로 잡혀 있었으나 5일 앞당긴 이날 진행된 것에 대해 서부발전 측은 30일 공개를 하게 되면 탈황설비 내 설치된 신기술 적용 설비들을 볼 수 없는 탓에 서두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설비가 설치되면 탈황설비는 폐쇄되기 때문이다.

현재 태안화력 1호기 탈황설비 성능개선공사는 단순한 설비교체의 의미에서 벗어나 있다.

석탄발전 배출가스는 보일러에서 유연탄을 연소한 뒤 탈질설비에서 질소산화물 제거, 전기집진기에서 먼지 제거, 탈황설비에서 황산화물 제거와 먼지 제거 등의 과정을 거쳐 연돌(일명 굴뚝)로 배출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존 탈황설비는 황산화물 제거율 90%, 먼지 60%를 추가로 제거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성능개선공사를 진행하는 태안화력 1호기 탈황설비는 싸이클론 탈황·집진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난류기는 황의 반응을 같은 공간에서 높일 수 있도록 도와 황산화물을 98%까지 제거할 수 있고, 관속집진기는 먼지를 기존 60%에서 83%까지 추가로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기술은 중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서부발전은 이 기술을 찾아내는 것과 함께 기술이전 등에서 적잖은 애를 먹었다고 한다. 중국과의 기술계약문제가 쉽지 않은 탓이라고 서부발전 관계자는 속내를 털어놨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 현장공개는 지난해 이전부터 준비했던 프로젝트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고 즉흥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었던 부분이다.

이뿐만 아니라 서부발전은 석탄발전 환경설비를 교체하는 방식에서도 적잖은 고민을 한 흔적이 묻어있다.
실제로 탈황설비 효율을 높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탈황설비 규모를 지금보다 2배로 키우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탈황설비 효율도 그만큼 높아진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새로운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 기존 다른 발전설비와의 트러블문제,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따른 인허가문제 등으로 인해 비용 증가와 공사기간 연장 등으로 인해 더딜 수밖에 없다.

반면 성능개선공사는 단순하게 규모를 늘리는 것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동시에 정부에서 정한 목표치보다 공사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고 서부발전 측은 설명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석탄발전 환경설비를 성능개선공사가 아닌 전면교체로 방향을 잡고 있다.

서부발전 측은 이 자리에서 내달 말까지 이 공사를 완료한다면 태안화력 1호기는 영흥화력 배출허용기준 이하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성능검증을 거쳐 2020년까지 모든 호기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50%이상으로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동섭 본부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38년 근무하고 있지만 그 동안 안정적으로 전력공급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국민에게 고통을 드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변화된 서부발전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을 어필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서부발전은) 미세먼지를 줄이고 정보공개를 강화하는데 동시에 (환경설비 교체에 따른) 제도가 있으나 앞당겨질 수 있도록 할 것”이란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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