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전, 공기업으로서 리더십 발휘할 때
<사설> 한전, 공기업으로서 리더십 발휘할 때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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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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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전 협력업체들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벌집을 쑤셔놓은 듯 뒤숭숭하다.

전력산업 최대 공기업인 한전이 전력기자재를 최대한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것이란 소문이 업계에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성능을 높이겠다는 것. 예외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성능이 향상되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이 같이 요구하는 것은 전력산업 자체를 죽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미 한전 협력업체는 지난 2008년 최고조에 오른 원자재가격 상승에 무릎 꿇은 바 있다. 원자재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갈 무렵 미국발 금융위기로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이들 협력업체가 좀처럼 경영악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한전에서 지난해 3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빌미 삼아 지출을 줄임에 따라 그야말로 한전 협력업체는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왜냐하면 한전과 관계를 맺어가기 위해선 손해를 보더라도 납품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일부 과격한 관계자들은 이런 협력업체의 약점을 악용해 한전이 살아남으려는 것 아니냐며 발끈하기도 한다. 싫어도 싫다고 말을 못하는가 하면 한숨만 계속 내쉬는 CEO들도 부지기수다.

해법은 한전이 공기업이라는 것에 있다. 정부에서도 자금을 풀어 구제에 나서고 있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 자금을 풀어야 할 한전이 협력업체의 자금줄을 줄이려고 하는 것 자체가 정부 정책과 엇갈린 것이나 다름없다.

기업의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기술개발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들이 기술개발로 길을 열어가기 위해선 구매자인 한전이 적절한 가격으로 전력기자재를 구입해 줄 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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