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시정지 근원…서부발전 표준화된 일상정비로 타파
불시정지 근원…서부발전 표준화된 일상정비로 타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3.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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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국 사장 강공드라이브 결과 2년 만의 성과
고유의 ‘서부발전-예방정비모델(WP-PM)’ 개발
정비기준서 자동 생성…글로벌 연구기관도 관심

【태안=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발전설비가 전력을 생산하는 행위, 결국 사람의 손에서 출발한다. 안정적인 발전설비의 운영을 위해선 현장근로자의 노하우가 으뜸이 아닐 수 없다.

서부발전이 이들 현장근로자의 일상정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체적이면서도 과학적으로 표준화시킨 사내일상정비기준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글로벌 전력기관으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조인국 사장은 취임 직후 발전5사에서 그 동안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엔지니어링 조직을 처·실로 두는 과감한 조직개편 단행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한국서부발전(주) 엔지니어링실에 따르면 서부발전-예방정비모델(WP-PM)은 현장근로자들이 일상정비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발전설비 진단·점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최적의 예방정비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예측이 가능한 발전설비의 고장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한 건의 불시정지마저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신(新)기후체제 전환 등으로 발전사의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발전생산성 향상은 발전사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발전설비가 불시정지 될 경우 가동하지 못한데 따른 손실, 정비비용, 초기가동비용 등 경우에 따라 수십억, 수백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체계적인 정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황해석 서부발전 엔지니어링실장은 “(서부발전) 엔지니어링실은 발전설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관련된 인재와 기술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조인국 사장 취임 후 발전5사에서 유일하게 신설된 조직”이라고 소개했다.

황 실장은 “조직이 신설된 2013년부터 본격적인 고유의 예방정비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현장근로자들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표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먼저 서부발전-예방정비모델은 시스템 도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의 정비매뉴얼을 기반으로 보다 구체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표준화시킨 예방정비매뉴얼을 접목시킨 것.

이 시스템은 발전설비 단위기기마다 ▲중요도 ▲운전 빈도 ▲운전환경 등을 중심으로 분석한 상태를 9가지로 분류하고, 동일유형 단위기기라 하더라도 ▲중요도 ▲운전부하 ▲환경 등을 고려한 상태를 10가지 등급으로 상세히 분류하고 있다. 이 등급 중 ▲정비항목 ▲정비주기 ▲정비방법 등을 등급에 따라 최적화시킨 ‘설비유형별 표준예방정비기준서’를 만들어낸다.

이 기준서는 발전설비 단위기기 예방정비기준을 자동으로 생성해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발전설비상태에 따라 정비가 가능하도록 조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부발전 측은 발전설비 고장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고장내용과 정비이력 등 데이터에 대한 분석으로 표준화된 예방정비기준과 설비상태분류결과를 연계한 모든 계통과 모든 호기에 대한 단위기기 예방정비기준서가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임정섭 서부발전 엔지니어링실 차장은 “이 시스템의 핵심은 예방정비체계를 보다 세밀하게 분류한 뒤 표준화시켰다는 것에 있다”고 설명한 뒤 “그 동안 현장근로자 노하우에게만 의지했던 불시고장원인을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해 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발전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시스템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인천복합화력에 적용하고 있으며, 표준화된 이 시스템을 현지상황에 맞도록 조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조만간 서부발전은 서인천복합화력에서의 테스트과정 등을 거쳐 자사에서 운영 중인 군산복합화력·평택화력 등 가스발전에 우선적으로 적용한 뒤 태안화력 등 모든 발전설비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상용 서부발전 엔지니어링실 팀장은 “서부발전 내에서도 가스발전과 석탄발전 등 다양한 발전전원이 운영되고 있어 다른 현장에서 근무하던 현장근로자들이 새로운 곳으로 발령을 받게 되면 상당기간 적응기간을 거쳐야 하는 불편이 없을 수 없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이 시스템은 현장근로자들이 새로운 근무지로 발령을 받더라도 불편 없이 체계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서부발전은 세계 40개국 1000개에 달하는 에너지 관련 기업이 가입된 세계 최강의 전력연구기관인 미국전력연구소(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와 관련 기술협력에 힘으로 모으기로 한데 이어 지난달 25일 ‘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 양해각서가 체결됨에 따라 서부발전과 미국전력연구소는 기술정보교류를 정례화하고 최신 기술동향과 신기술 정보를 상호간에 제공하게 된다.

서부발전 측은 자사에서 보유한 예방정비모델과 미국전력연구소의 예방정비기법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양해각서는 미국전력연구소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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