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란 목표를 세우고 심혈을 기울여왔으나 지금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대형 발전전원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에너지업계 저변에 깔려있는데다 머리로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성화시켜야 한다지만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 정책의지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 게다가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란 안보 측면에서의 우려도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정부의 정책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독일 등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국가는 독일이다. 이곳은 우리나라보다 신재생에너지사업 환경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독일의 신재생에너지공급량은 1990년 1.8%에서 2014년 12.6%로 7배나 늘었다.
독일은 1970년대 석유파동과 1986년 체르노빌원전사고를 계기로 대체에너지원 확보와 원전 폐지를 논의하기 시작했고, 2000년에 접어들면서 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한 뒤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또 2010년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와 에너지효율성 제고 등의 내용을 담은 에너지전환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독일은 2011년 후쿠시마원전사고를 계기로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키로 결정했다. 그 일환으로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발전차액지원금을 인상하고 배출권 거래수익으로 친환경 기술개발기금을 마련하는 등 강력한 법안을 담은 정책을 추진한 결과 1990년대 대비 2014년 탄소배출량이 27%나 감축됐다.
최근 칠레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신재생에너지원이 경쟁력 있는 가격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신재생에너지사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건설 중인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전체 발전설비용량의 42.3%에 해당하는 170만5000kW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고, 지난달 건설이 시작된 사업은 7개이며, 모두가 신재생에너지사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와 관련된 정부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고 있음이 곳곳에서 입증되고 있다.
혹자는 우리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더딘 이유는 정부정책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렇다보니 예산의 우선순위도 뒤로 밀리게 돼 결국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흥행수표인 신재생에너지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의지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화석연료보다 경쟁력을 아직까지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도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대한 정책의지를 반영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올해가 박 대통령의 임기 4년차에다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로 에너지신산업이란 정책이 크게 부각돼 있다. 실제로 이 정책은 신재생에너지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소규모 신재생에너지사업자가 생산한 전력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보유자가 대규모 신재생에너지사업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수익을 2배가량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최근 취임한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말 강북아리수정수장(경기 남양주시 소재) 태양광발전단지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신재생에너지업계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직접 챙겼다.
에너지정책을 총괄하는 주 장관이 에너지신산업과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데 적잖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고, 기획재정부 출신의 주 장관이 에너지업계 저변에 달려 있는 대형 발전전원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인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시장이 만들어져야 하고, 시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소비자가 있어야 한다. 이 소비자를 만드는 것은 결국 정부의 정책이다.
신재생에너지는 미래 에너지산업의 흥행수표다. 신(新)기후체제 전환 등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산업이다 보니 스스로 경쟁력을 갖기 전까지 정부의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정책은 미래를 내다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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