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리원전 #1 영구정지와 해외 원전운전사례
[기고]고리원전 #1 영구정지와 해외 원전운전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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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2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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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전력거래소 부장-
고리 원전 1호기에 대해, 이달 정부에너지위원회가 영구정지를 권고했고, 한수원 이사회에서 계속운전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실상 2017년 6월을 마지막으로 영구 정지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로서 고리원전 1호기는 원전기술 불모지였던 국내에 도입된 최초 원전으로, 1978년 운전개시 후 37년 만에 완전히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화석연료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지구온난화가스 배출 감소에 기여한 국내 최초의 원전이 정지된다는 점에서 향후의 원전 운전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화석연료가 거의 없는 국내 현실을 고려해보면, 국제적 에너지 환경 급변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된 운전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원전은 우리나라에서 필수 불가결한 에너지원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세계의 일반적인 원전수명기준보다 비교적 짧은 운전기한으로 영구 정지된다는 것은 에너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움도 크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원전수명은 통상적인 설계수명인 40년을 넘어 60년으로 연장되어 있고, 이마저 80년으로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흔히 원전수명이라는 말을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원전은 정해진 수명이 없다.

대부분의 원전 운전 국가 어디에도 원전의 수명이 법률로 정해져 있는 곳은 없어 보인다. 각 나라마다 최초 설계할 당시는 그 당시의 기술수준을 반영해 설계수명 40년 등으로 설계, 운전하지만, 원전을 운영하는 각 국가는 통상 정기검사 등을 통해 기기성능을 확인 후 필요시 교체가 기능보강 등을 통해 안정성이 보장되는 범위에서 계속운전 여부를 결정, 혹은 수명연장을 하고 있다.

그러니 원전수명은 이론적으로는 무한대하고도 할 수 있으나, 유지관리 비용이나 일부 설비 교체 또는 보강에 필요한 기술 등 기술적, 경제적 요소를 고려해 신설할지 기존원전을 계속 운영할지를 결정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을 뿐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원전 수명이 통상 30년 지나면 “고경년화(열화)”대책을 수립해 각 설비요소의 안전성을 보강, 확인 절차에 들어가 대체로 40년 정도를 설계수명으로 고려하고 있고, 현재의 40년 설계수명을 2세대 원전은 미국처럼 60년으로 연장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 단적인 예로, 6월 1일 종합 자원에너지조사회 전문위원회에서 승인된 “2030년의 전원 구성” 정부안을 보면 LNG화력 27%(43%), 석탄 화력 26%(30%), 신재생에너지 22~24%(13년도의 약 2배), 원자력 20~22%(1%), 석유 화력 3% (괄호 안은 2013년도 실적)로, 원전비중을 후쿠시마 사고전과 유사한 22% 정도로 상정하고 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 작성된 “에너지 기본계획”(14년 4월 결정)에서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서는 "최대한 도입“, 원자력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축소"라고만 표현하고 구체적인 전원 믹스의 숫자는 공란상태로 두었다.

그러나 현재 일본 원전은 48기이며, 이 중 2030년 말 기준으로 운전수명 40년 미만은 18기뿐이고, 건설 중인 것 2기를 고려해도(츄고꾸 전력 시마네 3호기, J-Power의 오마 원전, 건설 중) 2030년에 운전가능한 원전은 20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원전 20기가 전부 운전된다고 해도 2030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15%미만으로 추산되는바, 기존의 나머지 30기 원전들이 설계수명 40년을 초과하는 수명연장을 하지 않는 한 원자력 비중 20~22%는 달성되지 않을 것이다.

원전 영구정지를 통해 노후 원전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도 있고, 향후 전 세계적으로 필수적으로 도래할 수밖에 없는 원전폐지 기술의 사전 확립을 통해 한 발 먼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전건설에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고려하고 동시에 세계적인 운전 트렌드와 비교해 보면 운전개시 후 37년 만의 영구정지 결정은 아쉬움이 더 많아 보이며, 향후의 나머지 국내 원전수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그리고 그 결과 전력공급과 CO2감축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기우로 끝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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