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외자원개발 국정감사 100일 동안 도대체 뭐 했나
[사설]해외자원개발 국정감사 100일 동안 도대체 뭐 했나
  • 에너지타임즈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15.04.03 20: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너지타임즈】국회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청문회 한번 열어보지 못하고 오는 7일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을 위한 마지막 협상이 진행됐으나 여야 간 증인채택을 둘러싼 팽팽한 이견으로 소득 없는 설전이 오가더니 끝내 실패했다.

이 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100일에 달하는 활동기간 중 정부기관보고를 받은 것을 비롯해 현장조서 등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의혹만 난무했고, 끝내 정확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이 위원회 활동기간 중 드러났던 의혹들은 결국 청문회에서 진실여부가 가려질 예정이었는데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도대체 왜 국정조사를 시작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국정조사가 파행된 이유는 시작될 때부터 예견됐던 청문회 증인채택 때문이다. 야당은 이명박 前 대통령을 비롯해 이상득 前 의원 등 핵심증인 5인방의 출석을 요구한 반면 여당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참여정부 인사의 증인채택을 요구하면서 맞섰다.

여당은 야당의 주장에 전임 대통령 망신주기 정치공세라고 비난한 반면 야당은 여당이 호위병, 방탄막 역할을 했다고 비난하는 등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렀다.

100일에 달하는 특별위원회 활동으로 진실여부는 가리지도 못한 채 의혹만 잔뜩 부풀어졌다.

물론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함께 진행 중이다. 다만 국회가 특별위원회를 꾸리면서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것은 사소한 비리를 찾자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처방을 내리자는 차원이었다. 여야도 처음에 이렇게 접근했다. 분명 나름의 소임이 있었다. 과거 비리나 부정을 규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해외자원개발 과정의 투명성과 정부와 공기업의 역할, 앞으로 해외자원개발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어느 것 하나 제시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 동안의 특별위원회는 우리의 속사정까지 모두 드러내면서 해외자원개발시장에서 우리의 전략을 사실상 모두 노출시킨 셈이다. 이는 앞으로의 해외자원개발정책에 적잖은 손실을 예고한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자원개발업계에 난 상처는 또 어떡할 것인가. 정말 이대로 아무런 소득도 없고, 결론도 없이 끝난다면 앞으로도 이 상처는 우리나라 자원개발업계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해외자원개발정책은 미래를 담보하는 정책 중 하나다. 이 정책을 위한 펀드 등을 조성할 때 지금의 악화된 여론 속에서 자금이 얼마나 모아질 수 있을까. 자금이 없다면 해외자원개발정책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예산이 해외자원개발정책에 투입됐던가. 지금의 상황은 문제가 불거졌는데 원인이 없다. 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라고 국회는 국정조사에 나섰다. 그런데 여야는 진영논리로 결국 시간만 허비한 셈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김제남 의원(정의당)은 모 방송에서 여야에서 요청한 청인을 모두 나오라고 했을까.

당사자인 자원개발업계도 이대로 국정감사가 끝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분명 해명할 것들이 산적해 있는데 의혹으로만 남겨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눈치다.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가 시작될 때부터 청문회 증인채택을 둘러싼 갈등에 불이 지펴지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 국회 해외자원외교 특별위원회 활동이 이대로 빈손으로 활동을 마치게 된다면 우리의 역사는 이 사태를 어떻게 기록할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