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나에게 원자력이란
[독자기고]나에게 원자력이란
  • 에너지타임즈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15.02.23 19: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은주 한국전력기술(주) 청년인턴-
내가 처음 원자력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11년에 일어난 후쿠시마원전사고 때부터다. 이전엔 자그마한 관심조차 없었다. 그러나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원전’이란 단어에 대해 나쁜 인식을 가지기 시작했다. 당시 매일같이 인터넷에 방사선수치를 검색하던 평범한 중학생이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한빛원전 인근의 해수욕장에 가게 됐다. 출발 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인근지역의 해수온도가 다른 곳보다 높다는 글을 봤다. 직접 가보니 확실히 물은 따뜻했다. 그곳의 주민도 원전이 옆에 있어 물이 따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물놀이를 하는 동안 우리는 찝찝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바닷물이 방사능으로 오염되어있겠지’, ‘이 정도 놀았으면 우리 몸에 방사능이 얼마나 쌓였을까’란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을 했던 것 같다.

지난해 여름 쯤 페이스북에서 고리원전이 크게 이슈가 됐다. 고리원전 폭발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폭발하면 그 위력은 후쿠시마원전사고보다 몇 배는 훨씬 크다는 내용이었다. 곧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고리원전 폭발이란 이슈는 당장 우리에게 현실이었다.

교내에서 우리의 이야기는 고리원전이었다. 고리원전을 걱정하지 않는 친구들을 보지 못할 정도였다. 울산에 위치한 기업에 원서를 쓸 때 고리원전과 가까운 곳이라면서 말리는 친구도 있었다. 한 친구는 어차피 터질 거라면 빨리 터졌으면 좋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사실은 오해였다.

한국전력기술(주) 청년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위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연수를 시작하고 3주 동안 조별과제를 준비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연수프로그램 중 내가 속한 조의 발표주제는 원자력 홍보방안.

강의를 듣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서 과제를 수행했고,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원전이 가동을 멈췄다고 잘못 된 설계가 아니라 원전사고가 나지 않고 중단됐기 때문에 제대로 설계됐다는 것. 이 사실로 원전이 멈추면 사고라도 난 것처럼 느껴지던 부정적인 인식이 긍정적인 인식으로 전환됐다. 원전이 멈췄다는 것은 제대로 설계되고 제대로 건설됐다는 것임을 깨달았다.

특히 이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친구들에게 원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었을 때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도 모른다’, ‘별 관심 없다’ 등의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아마도 이 회사에 입사하지 않았더라면 이들과 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다.

내게 원전이란 처음엔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원전이 멈춘다는 것이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정장치란 사실을 깨달으면서 원전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적어도 편견이란 함정에서 빠져나온 것 같아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아직 한국전력기술 정규직원은 아니지만 요즘은 원전을 알아가는 재미에 한껏 심취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