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양학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다"
[전국체전]양학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다"
  • 온라인뉴스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14.10.29 21: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처음 도마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기본기부터 다지고자 한다."

'도마의 신' 양학선(22·한체대)이 국제 대회에서의 거듭된 우승 실패에 대해 비장한 각오를 나타냈다.

양학선은 29일 제주 한라중 체육관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체조 남자 일반부 단체전 겸 개인예선 도마종목에서 1차시기 15.100점, 2차시기 14.800점 평균 14.950점으로 1위에 올랐다.

그는 경기 후 "솔직히 15점도 넘기지 못해 고개도 못 들고 다닐 점수를 받았다"며 "결선에서는 준비를 잘 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거듭된 국제대회 출전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양학선은 이날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양 1'과 '양 2'는 구사하지 않고도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종목별 결선에 진출했다.

1차 시기에는 여2(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두바퀴 반 비틀기)를, 2차 시기에서는 로페즈 트리플(일명 스카하라 트리플·뜀틀을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 비틀기)을 시도했다.

그는 "이번 전국체전을 준비하면서 훈련량을 늘리는 것보다 몸조리에 더 신경을 썼을 정도로 부상 치료에 더욱 큰 비중을 뒀다"면서 일부러 무리하지 않았다고 했다.

9월 인천아시안게임과 10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전국체전 출전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던 양학선은 올시즌 대회를 마무리하게 된다.

양학선은 아시안게임 2연패 좌절과 세계선수권 3연패 실패 등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안방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는 착지 실수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지난 12일 중국 난닝세계선수권에서는 7위에 머물렀다.

양학선은 경기 뒤 다소 굳은 표정으로 "(이제는)모든 것을 내려놨다. (신이)제게 시련을 준 것 같다. 정상의 자리에 있다가 한 번 떨어지고 이것을 다시 올라갈 수 있겠느냐, 없겠느냐 과제를 준 것 같다"며 힘들었던 한 해를 돌이켰다.

이어 "하지만 내 나이가 이제 대학 졸업생이고, 여태까지 까먹었던 기본기, 체력운동 등 제가 예전에 했던 것을 생각했던 것보다 못했기 때문에 올 겨울부터는 기본기부터 처음 도마를 배운다는 느낌으로 내려가려고 생각 중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계속된 강행군과 관련해 그는 "자존심을 지키려고 출전을 감행한 것이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전국체전까지 큰 대회 3개를 연달아 뛰고 있다. 정상의 자리에서 모두 내려온 위치라서 전국체전까지 내려온다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다"며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광주대표로 이번에도 출전을 했는데, 광주 대표를 달고 마지막으로 전국체전을 뛸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출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국체전 도마종목에서 3년 연속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양학선이다. 국내에서는 그를 따라올 적수가 없다.

그는 "지금은 자신감마저 없으면 어쩔 수 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자신감 하나 믿고 체전에 임했다"면서 전국체전 4연패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타공인 몸만 정상 컨디션이라면 언제든지 우승을 자신할 수 있는 양학선이다. 기술에 대한 확신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거듭된 실패가 근본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양학선은 "몸만 좋아지면 (양 2는)언제든지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기본기가 안 좋아진 상태다. 또 몸상태 자체도 하루만이라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몸을 끌고 갈 수 있는 몸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양학선은 31일 열리는 개인 도마 종목에서 대회 4연패에 도전한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