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물 운반트럭 화재…14분으로 골든타임 지켜내
방폐물 운반트럭 화재…14분으로 골든타임 지켜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10.0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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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환경공단, 경주방폐물장 최초 육·해상 안전훈련 나서
최악 훈련시나리오 부여…매뉴얼 의거 비상상황체계 운영돼

[경주=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7일 14시 04분경 월성원전 방사성폐기물 저장고에서 방사성폐기물 드럼을 싣고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장 인수저장건물로 이동하던 전용운반트럭이 엔진과열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되면서 도로 한 가운데 멈췄다.

이 상황은 최종 인허가절차만 남은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장의 본격적인 운영을 앞두고 전반적인 운영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비상상황발생시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육상 안전훈련에 부여된 훈련시나리오다.

이 같은 훈련시나리오가 전파되자 신속한 상황전파와 함께 원자력환경공단 임직원들이 정해진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특히 현장에 비상상황실이 꾸려지는 등 새로운 시도도 이어졌다.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된 이날 훈련은 화재진압까지 14분 등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역동적인 이들의 움직임을 스케치해 본다.



14시 04분경 이날 훈련의 시작을 알리는 연막탄이 방사성폐기물 전용운반트럭 아래서 터지면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같은 시간 상황을 파악한 전용운반트럭에 탑승해 있던 안전관리자는 감포119안전센터와 자위소방대, 비상상황실 등에 신속하고 정확한 상황을 전파했다. 운전자 등은 전용운반트럭 내 탑재돼 있던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이미 짜진 매뉴얼에 의거 초동대응에 나섰다.

그리고 14시 07분경 화재가 진압되지 않은 훈련시나리오가 부여됐다.

사내방송은 원자력환경공단 내 모든 직원들에게 화재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상황을 방송했고, 14시 08분경 원자력환경공단 직원들이 현장으로 속속 집결해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 현장에 도착한 직원들은 방사선 출입통제 가이드라인을 설치하고 방사능 오염지역관리에 들어갔다.

14시 09분경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이 화재현장에 도착하면서 현장비상상황실이 구축됐고, 이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현장비상상황체계가 갖춰졌다. 이 이사장을 중심으로 화재진압에 나서는 것으로 매뉴얼이 전환된 셈이다.

그리고 1분 뒤 자위소방대가 도착했고 화재진압에 가세했다.

14시 11분경 자위소방대가 화재진압에 실패한 훈련시나리오가 또 다시 부여됐다.

14시 13분경 요란한 사이렌소리와 함께 감포119안전센터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고, 이들 소방대원은 자위소방대원과 방사선방호반의 합동진화작업을 펼쳐 14시 18분경 화재를 진압하는데 성공했다.

화재진압 과정에서 이 이사장은 엔진과열로 화재가 발생한 만큼 폭발 등의 유사 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각별히 임직원의 안정을 챙기는 등 현장에서 컨트롤 역할을 충실해 수행했다.

화재발생 14분 만에 화재가 진압됐다. 이 이사장은 골든타임을 지켜냈다고 강평했다.

화재를 진압하던 이 시각, 환경관리센터 비상상황실은 현장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원자력안전위원회·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경상북도·경주시·경찰서·경주시의회 등 유관기관에 상황을 시시가각 전파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임직원들은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방사능 오염 가능 지역을 통제하고 방사능 관리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이 화재발생 14분 만에 모두 이뤄졌다.

화재진압 후 이 이사장은 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번 화재로 전용운반트럭은 화재로 반파됐으나 방사성폐기물 운반용기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보고됐다.

이정화 원자력환경공단 홍보실 차장은 “화염온도는 최대 800℃이고 방사성폐기물 운반용기는 1425℃에서 1540℃까지 내구성을 갖출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방사선 측정결과 방사성물질의 누출도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으로 보고됐다.

14시 19분경 이 이사장은 상황을 종료시켰다.

14시 20분경 이 이사장은 상황이 종료됨에 따라 후속조치를 지시했다.

14시 22분경 방사성폐기물 운반용기를 싣고 이동하게 될 또 다른 전용운반트럭과 운반용기를 옮겨 싣게 될 지게차가 현장에 도착했고, 한쪽에선 진화를 마친 감포119안전센터 소방대원들이 방사능 오염측정을 검사받고 있었다. 이들 소방대원은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원자력환경공단의 진단에 따라 철수했다.

훈련 직후 이 이사장은 “이번 훈련은 본격적인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장 운영에 앞서 극한 상황을 부여해 비상매뉴얼을 비롯해 비상요원 능력, 유관기관 전파 등을 점검하는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시간으로 훈련이 이뤄지다보니 비상요원의 역할이 불분명한 경우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훈련에서 나온 문제점을 위기매뉴얼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장의 안정적인 운영에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강평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날 원자력환경공단은 육상안전훈련과 함께 해상안전훈련을 진행했다.

해상안전훈련은 같은 날 14시 30분경 울진원전에서 방사성폐기물을 싣고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장으로 항해하던 중 전용운반선인 ‘청정누리호’가 공해상에서 화물선과 충돌했다는 훈련시나리오가 부여되면서 본격화됐다.

이날 선장은 해양항만청에 사고신고를 한 후 운반비상대응계획서에 의거 충돌사고 조치절차를 수행했다.
같은 시간 선박에 동승해 있던 운반감독자에게 보고를 받은 환경관리센터 상황실은 육상사고와 마찬가지로 대내외에 상황을 전파했다.

14시 35분경 환경관리센터 상황실은 이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체계로 전환됐다. 이 자리에서 이 이사장은 선박사고부위를 확인한 결과 선박측면이 10cm가량 손상됐지만 2중 선체로 화물창의 방사성폐기물 운반용기는 피해가 전혀 없어 방사성물질의 누출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 선원이 투입돼 방수작업을 마치고 운항이 재개됐다.

특히 이 이사장은 SNS 카카오톡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상황을 점검했다.

이 이사장은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장 첫 육·해상 안전훈련을 종료시킨 뒤 “대형 재난사고에서 보듯 모든 안전사고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면서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장 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현장대응능력과 시스템을 강화해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최종 강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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