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청렴사회를 위하여
完청렴사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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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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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설 한국서부발전(주) 평택건설처-
청렴한 사회 만들기는 우리의 영원한 숙제인 듯하다. 부패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이에 대한 각종 글들이 쏟아지고 부패를 막기 위한 법령들이 신설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어쩌면 대부분 사람들이 한국사회가 청렴해지는 날은 요원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청렴이 별건가?”

시작은 이렇다. 초등학생 때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신다. “파브르 곤충기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써오세요” 분명히 ‘자신의 생각’을 써오라고 했건만, 우리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참고서의 모범답안을 베껴 써서 당당하게 제출한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불법 고액 과외를 받는다. 그렇게 해서 대학생이 되면 ‘해피 레포트’에서 다운로드받아 아무렇지도 않게 ‘표절 레포트’를 제출하고, 여가 시간엔 아무 생각없이 몇 백원 주고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 받아서 감상한다. 물론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쯤이야 알고 있지만, 엄연히 말하면 몰래 캠코더로 영화를 찍어서 올린사람이 잘못한 거 아닌가?

이런 식으로 우리의 ‘半청렴의식’이 완성된다. 어려서는 ‘어리니까 그럴수도 있지’하고 넘어간다. 자라서는 ‘남들 다 그러니까’하고 넘어간다. 살아오면서 귀에 박히게 들어왔던 ‘정직’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에게나 해당되는 덕목이 아니다. 그리고 이 ‘정직’이라는 단어가 사회인이 되어 어떤 지위를 갖게 되면 ‘청렴’이라는 거창하고 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로 바뀐다. 청렴이라니. 고위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혹은 기업 오너들이 가져야할 필수 덕목을 말하는 건가? 그렇지 않다. 단지 다른 옷을 입고 있을 뿐, 정직이나 청렴이나 본질은 똑같다. 정직한 사람이 청렴한거지,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 고위직 인사가 된다고 청렴해지나? 다들 그렇게 한다며 하청업체 직원과 식사를 한 뒤 먼저 슬쩍 나가버리는 사람이, ‘윗분’이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사과상자를 마다하는 청렴인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청렴한 세상을 위하여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 걸까?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행동하기 전에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정직해지려는 노력이다. 청렴도 공직자에게는 노력이자 역량이다. 법인카드를 사적인 용도로 쓰지 않으려는 노력, 甲이라는 위치에 기고만장하기 이전에 乙의 입장도 한번 생각해볼 줄 아는 역량 말이다. 청렴한 공직자가 되라는 주문에 목민심서를 읽으면서 〔兼者安兼 智者利兼〕를 되읊어볼 것 까지도 없고,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읽으며 그의 격언을 내 좌우명으로 삼을 필요도 없다. 오늘부터 당장 사소한 규칙 지키기부터 시작해보자. 청렴국가 1위로 꼽히는 핀란드의 거리가 깨끗한 이유는 훌륭한 환경미화원이 있어서가 아니며 혹은 환경미화원 수가 많아서도 아니다. 사람들이 아무데나 휴지를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렴한 사회 만들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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